사람에게 외로움은 그림자와 같다. 그림자가 작을 때도 있지만 유난히 커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도를 닦아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따라오지 않게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타자에게 격리될 때 나타나는 고립감, 군중 속에서도 느끼는 고독감도 넓은 의미의 외로움에 포함시키고 싶다. 외로움은 남들에게 고립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낳는다. 타자의 눈빛에 예민한 사람일수록 외로움을 더 많이 탄다.타인의 평가에 눈감고 돈키호테처럼 살 수도 있지만 바람직한 인간상은 아니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
최근 혹한의 날씨에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삶이 방송되는 걸 보았다. 간혹 언론에서 나오는 내용이기에, 어렵게 사는 분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요즘 벌이는 얼마나 되나에 관심이 갔다. 충격이었다. 6시간 넘게 270㎏을 수거했는데 1만800원! 이 돈으로는 생계조차 가능하지 않다. 이렇게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이 전국적으로 수만 명에 달한다. 극단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경제학은 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 가난 뿐이겠는가, 심각한 수준의 경제사회적 불평등, 지구환
2024년 제6회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가 인천에서 열린다. 내년 7월 5~7일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 예정인 ‘제6회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 경제 기업들의 제품·서비스를 전시·판매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전국 규모의 행사다. 그간 지방에서 개최됐던 행사가 올해 부산에 이어 수도권에서는 최초로 인천에서 열린다. 박람회에는 사회적 경제 당사자 조직뿐 아니라 관계자와 시민 등 많은 사람이 인천을 찾으리라 예상
중국 정부는 왜 갑자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했을까? 제로 코로나 정책이란 코로나 발생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특정 지역을 봉쇄하고 사람들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방역 전략을 의미한다. 지난해 실시된 상하이나 수도 베이징 그리고 그 밖의 여러 대도시나 지역을 통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사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가져올 심각한 부작용은 무엇보다도 중국 경제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봉쇄된 지역의 경제활동은 중지되고 이에 따라 모든 생산활동 역시 포기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과거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최근 만나거나 안부 차 통화하는 친구들이 "윤 목수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물으면 "요즘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라고 답한다. 그건 일감이 없다는 얘기고, 내가 목수인 건 맞지만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라는 부연 설명과 함께.그럼에도 앓는 소리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그나마 필자는 현직에서 일하며 밥이라도 먹고 살지만 다른 선후배 동료들은 더하고 싶음에도 일감이 없어 대부분 은퇴를 한 까닭이다.대화가 길어지면 주제는 자연스레 경제, 안보 또는 나라의 미래에
막스 베버는 국가 권력의 근원은 물리적 강제력이며 국가는 일정한 영토에서 물리적 강제력을 독점한 인간 공동체라고 했다. 국가 권력에 관여하거나 권력의 배분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일체 노력을 ‘정치’라고 할 때, 정치인은 유일하게 허용된 강제력과 관계를 맺는 사람이다. 막스 베버에 따르면 정치인은 강제력 즉, 악마적인 힘과 관계를 맺는 사람이므로 다른 영역과는 다르게 특별한 자질과 윤리가 요구된다고 한다.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윤리는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로 구분되는데 ‘책임윤리’는 자신의 정치적 행위나 선택에 대해서 예측하고 그
새벽 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뚝 떨어졌고, 저수지는 꽝꽝 얼어붙었다. 숲속의 고라니, 노루, 너구리, 텃새들도 힘든 시절을 넘어야 한다. 목마른 짐승들은 새벽녘 마을 어귀로 내려와 컹컹 울어 댈 것이다. 누군가는 숲가에 짐승들이 먹을 만한 곡식들을 놓아 둘 것이고, 못된 이들은 올무를 놓거나 총을 겨누기도 할 것이다. 삭풍을 맞으며 벌거벗은 채로 엄동설한을 잘 견뎌 낸 나목(裸木)만이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환경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survital of the fittest)의 원리가 동식물에게 처절하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졌다. 이제 협동조합이 ‘기본법 10년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2022년 현재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이 2만3천 개가 넘는다. 일반협동조합이 1만9천여 개, 사회적 협동조합이 4천여 개 설립됐다. 협동조합이 10년의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우리 사회가 협동조합적 운영 방식이 대단히 필요했을 수 있거나 협동조합에 대한 환상과 오해가 있을 수도 있다. 이제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10년을 넘어서면서 협동조합의 가치와
어느덧 2022년도 달력도 한 장만 남겨뒀다. 지나간 한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한해를 계획하는 시간이다. 월드컵과 전국적인 사건 사고로 국민적인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지만, 올 12월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뜨겁게 보내는 곳이 있다. 내년도 지방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지방의회가 그곳이다. 1991년 지방의회가 복원되면서 지난 30여 년간 지방예산 제도는 많은 변화를 겪어오고 있다. 특히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으로 ‘정부혁신지방 분권위원회’를 출범시켜 지방분권을 중요한 정책적 목표로 설정했고, 그 일환으로 재정분권
10여 년 전부터 매년 공예 분야, 작품, 만든이 그리고 홍보·판매를 위해 코엑스나 킨텍스 등 유수 박람회에 인천광역시를 대표해 참가했고, 지난달에도 킨텍스에서 열린 박람회에 다양한 작품을 들고 참가했다.코로나19 시국을 거치면서 사라져 가던 모든 분야의 박람회가 재개되며 전시·박람회 분야는 활기를 찾았고, 그에 맞춰 홍보·판매에 힘을 쏟는 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짐에 보는 사람도 그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인천광역시에 종사하는 공예업종은 시의 지원으로 참가하는 박람회가 연간 고작 1회에 불과한데다 종사자들의 참여도가 낮고,
지난달 시진핑(習近平)중국 주석의 3연임 대관식으로 치러진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시 주석은 이 대회를 통해 당과 정부 그리고 군의 3권을 완전 장악하고 마오쩌둥 시절 이후 45년간 이어온 집단지도체제를 와해하며 권력을 절대화했다. 이는 중국 전임 지도자들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제도화하고, 1인 지도체제 복귀를 막으려고 노력한 결과들이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음을 의미한다.이는 그동안 태자당(중국 건국 공신 자제들 집단으로 시진핑의 배경),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
10·29 참사 직후 일부 국민들과 정치인들의 태도에서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정제되지 않은 반응에서 본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참사를 극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반성하며 원인과 대책을 찾아야 하는데, 편을 나눠 다툼만 하려고 하니 결국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부터 반성해야 한다.이태원에서 사고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부 국민들은 이태원에 갔던 피해자들을 비난했다. 상당수 사람들이 이태원 핼러윈 파티를 근본 없는
어느덧 만추(晩秋)의 계절이 다가와 산들은 붉은 색상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추(秋)라는 글자는 벼(禾)에 불(火)이 난 것 같은 모습을 형용한다. 파란 하늘, 울긋불긋한 단풍과 황혼녘의 햇살은 멋진 가을 풍광이다. 사계절의 순환으로 초록이 단풍에 밀려나지 않았더라면 창밖의 저 멋진 풍광이 연출될 수 있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려고 구름처럼 들로, 산으로 몰려다닌다. 밤과 낮의 일교차가 심할수록 단풍은 더 붉게 물든다고 한다. 단풍도 신산(辛酸)의 아픔을 겪어야 더 값진 것으로 인정받을까? 열매를 맺은 나무는 여름 내 수고를
"단순히 지역 자원을 활용한다고 해서 로컬기업이 아니라, 반드시 지역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야만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언더독스 대표의 말이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인증에 기반한 가치기업과 참여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협동조합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사람에 따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과 경험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그 자체가 인적 결사체이고 사업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조와 자립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180년의 역사적 경험 있는 조직이다. 사회
필자가 인천시 공예단체장을 맡은 지 5년이 지났다. 올해 재신임을 얻어 앞으로 4년의 중책을 더 맡게 됐음에도 재선을 기뻐만 할 수 없다. 이유는 앞으로의 임기 4년을 지난 5년처럼 아무 성과 없이 보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깊은 우려 때문이다. 또한 공예 분야를 지원할 책무가 있는 주무관청의 뒷짐과 창립 60주년이 됐고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에 의해 존재하는 중소기업중앙회와 같은, 우리에게는 또 다른 갑의 얼굴인 기관을 상대로 앞으로의 4년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그간 필자가 체감하고 뼈져리게 느꼈던 건 그들은 본인
물가가 심상치 않다. 서민들이 밥상 물가에 부담스러움을 느낀 지는 이미 오래다. 장바구니 물가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6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4%, 7월엔 7.9%나 상승했다. 이는 23년 전인 1998년 11월 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건값이 높아진다는 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 가치가 하락해 물가 수준이 지나치게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바야흐로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2019년에 있었던 북한 어민 북송 문제가 얼마 전부터 다시 논란이다. 정쟁의 수단으로 소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만 이 문제는 북한 주민의 법적 지위를 현실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내포돼 있고 동일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일각에서는 북송된 어민들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나 이들이 조사를 받으며 범행 이유와 과정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해군에 발견됐을 때 귀순하지 않고 이틀간 북쪽과 남쪽을 오가며 대치한 뒤
엊그제 학교에 부임한 것 같은데 이번 여름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정년퇴직을 한다. 세월이 유수처럼 빠르다는 말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내 일이 되니 총알처럼 빠른 것이 시간이 아닌가 싶다. 정년이 다가오면서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연구실을 비워주는 일이다.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책의 일부를 떠나보내야 하니 그 이별이 쉽지 않은 듯 한여름의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먼저, 버려할 책과 후학들에게 줄 책, 그리고 남겨둬야 할 책을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책은 남에게 넘겨주려는 박스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먼지 낀 책장을
7월 1일은 사회적 기업의 날이고, 7월 첫 주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법률로 7월 첫 주를 사회적 경제 주간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2022년에는 경주에서 전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가 열린다. 전국 각지에서 활약하는 사회적 경제인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그간의 성과도 공유하며 따뜻하고 살 만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자랑하기도 한다. 인천도 사회적 경제 주간에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각종 토론회와 포럼, 기념행사, 시민행사 등 사회적 경제를 시민에게 알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경제의 역할은 무엇인지 서로
2022년 정권 교체 및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들이 대거 바뀌면서 지난 2년 반 동안의 코로나19에 의한 경제 대폭망이 점차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치가 높아진다. 필자 역시 그간 내색 않고 살았지만 요즘 현장에 점점 더 심각해져 가는 자국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중에 걱정이 쌓여 간다. 기술 좋은 자국민은 한 달에 절반도 일을 못하는 데 반해 외노자들의 하루 일당 40만~50만 원 시대가 열렸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외노자 두 사람이 하루 와서 일하는 데 임금 합 100만 원을 요구하는 일은 필자도 수시로 겪거니와 작은 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