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작년 12월 31일자 뉴스에 나온 소식은 한마디로 비관적이다. 수출이 부진한 탓에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줄어들었고, 소매판매가 줄어들어 소비자가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급기야 기업의 체감경기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던 6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고 보고된다. 세계적인 장기 불황의 여파가 국내에도 지속되고, 나아가 수출과 내수시장이 움츠러들어 올해는 또 얼마나 추운 해가 될지 염려된다. 그렇지만 춥다고 해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만큼 추운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헌법 제34조 제...
‘다사다난’. 메르스 사태로 기억될 2015년이 그렇게 흘러간다. 그러나 2016년 새해의 전망도 밝지 않은 것 같다. 새해의 각종 지표가 비관 일색이다.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보면서 정리해고와 파산으로 이어졌던 IMF가 생각났다. 물론 현재의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그러나 다가오는 위기는 걱정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경제상황을 보면서 묻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고 유가 하락을 걱정한다. 이들 요소가 바로 경제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위기를...
어김없이 연말이 왔고 곧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이맘때면 성탄절의 훈훈함과 희망을 느끼면서 동시에 지난 한 해를 착잡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된다. 올 한 해 나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아들이 유학을 갔고 새해 초에 결혼을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뉴스일 것이다.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는 시가 약속한 재정 지원을 해 주지 않아 과반의 교수들이 서명을 해서 성명서를 붙이고 한 일, 나라 안을 보면 메르스로 난리를 치고 북한은 여전히 지뢰 매설 등으로 도발을 계속한 것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멀리 나라 밖을 보면 파...
교육개혁은 오늘날 모든 나라에서 정책적 순위상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개혁을 위한 논의나 정책은 바로 학교를 좋게 바꾸어 가려는 노력과 다름없다고 본다. ‘좋은 학교’를 위한 노력을 살피고자 할 때,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가’라는 것이다. 이 질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좋은 학교에 대한 생각이 개인이나 사회에 따라 달리 나타남은 물론, 동일한 개인이나 사회의 경우에도 역사적 시점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것이어서, 표준적인 의미에서 좋은 학교를 규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학교의 ...
세밑이 다가온다. 수안보에는 지난 주 큰 눈이 내렸다. 저 깊은 땅속은 그리도 뜨거운 속정이 끓고 있건만 땅위의 거리는 냉정하리만큼 차갑다. 충주 시내보다도 2~3℃ 더 온도가 낮다. 강원도 오지 같은 날씨다. 그런데 사람으로 치면 참 건강한 몸이라 하겠다. 뜨거운 가슴에 냉철한 두뇌를 가졌으니 말이다. 바깥세상은 IS테러다, 한중FTA다 하여 시끄럽지만 수안보의 흰 눈은 어김없이 온 산골을 감싸 안는다. 순백의 저 앞산에 이내 속이 다 젖어든다. 80·90년대의 수안보는 신혼여행을 올 만큼 그야말로 최고의 온천관광지였다. 4...
문득 세모가 머지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스산하다. 한 해가 이렇게 훌쩍 가는가? 빠른 정도가 아니라 덧없이 느껴진다. 분명 좋은 날과 궂은 날이 있었고 일마다 곡직(曲直)이 있었을 터인데, 그것을 가려 생각이 들지 않고 그저 1년이 쏜살같이 지났다는 감회뿐이다. 이렇게 해가 싸여 마지막이 되면, 인생이 한갓 조밥 짓는 사이 80년이 흘렀다는 ‘여옹침(呂翁枕)’ 같다고 할 것인가. 몸담고 있는 곳을 둘러보니 그야말로 크고 작은 일이 많았다. 연초 내부 인사(人事)를 비롯해서 각가지 사업과 행사의 홍수 속에서 앉고 서고, 달...
‘2015년 한국 관광 100선’에 인천에서는 소래포구 하나만 포함되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볼 만한 전국 100곳 중 하나가 소래포구다. 1%. 이것이 인천 관광의 민낯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빅 데이터(big data)를 이용해서 선정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히고 있지만, 인천인의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다. 빅 데이터를 이용해서 관광객의 후기와 방문횟수 등 다양한 자료를 조합하고 가중치를 계산하여 선정하였지만, 인천-소래포구라는 등식으로만 설명한다면, 인천을 제대로 소개하는 장소로는 많이 부족하다. 관광공사 100선을 손에 들...
유엔 시스템의 방대한 조직 운영을 위해 일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예산을 지원하는 나라이지만, 자국 내에는 동경 시부야에 유엔대학을 설립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유엔 산하 조직을 유치하지 못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도국 기후문제의 금융적 해결을 위임받은 녹색기후기금(GCF)의 사무국을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했다.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잘 대응해야 한다. 그 방향성은 GCF를 통해 당장 무엇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GCF가 국제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제대로 돕는 것이다. ...
문화는 인간의 생활 양식이다. 이성을 바탕으로 손으로 실현되는 문화는 인간을 동물과 차원이 다른 존재로 살아가게 하는데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 이 생활 양식으로서의 문화는 주지하다시피 지역과 국가에 따라 독특한 양상을 띤다. 문화는 기존의 문화를 토대로 재창조와 재가공을 거듭하면서 진화한다. 더불어 오랜 전통과 의미 있는 역사를 통해서 그 수준을 높이고 깊이를 더해 간다. 지역문화 역시 해당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발판으로 지역민들의 애환과 삶의 흔적들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유지된다. 국가가 나서서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장소를 함부...
인천의 중학교 무상급식이 한창 논란이다. 서울, 경기를 비롯해 전국 10개 시도에서 중학교 전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서울은 99.6%이고 9개 시도는 100% 이다. 다른 6개 시도의 경우도 부분적인 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심지어 무상급식을 유상급식으로 돌렸던 경상남도 조차도 내년도 의무급식비 305억 원을 편성하겠다고 한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평균 68.7%의 중학생이 무상급식을 받고 있는데, 인천의 경우에만 유독 중학교 무상급식 실시 비율이 0.3%로 전국에서 꼴찌인 것이다. 현재 인천의 전체...
‘월남전 당시의 성범죄에 사과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4번째 방미 중에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베트남 여성들에 대해 성폭행을 했다면서 사과를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베트남 인권단체가 박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워싱턴 내셔널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는 같은 내용이 광고로도 실렸다. 국내의 일부 언론과 일본의 산케이 신문 등이 이를 보도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국내 언론은 놈 콜맨(Norm Coleman) 전 미국 상원의원이 그 중심에 있다고 했다. 동시에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이 문제에 ...
추신수 선수는 7년간 총 1천370억 원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고 맹활약해 4년 만에 팀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이뤘고, 가을 야구에 진출케 됐다. 이런 성공의 동인으로 그의 아내에 관한 감동적 얘기가 화제로 올랐다. 추신수가 미국생활 초기에 월급 100만 원으로 살아야 했던 가족의 고통을 견디기 어려워 아내에게 귀국하자고 했을 때 부인은 남편이 미국에서 꿈을 이룰 것으로 굳게 믿고 단호하게 만류했다고 한다. 더구나 방 한 칸으로 생활했던 형편에서 남편이 잠을 깨지 않고 잘 수 있도록 2시간마다 젖 달라고 우는 아...
아시아가 지역통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가깝게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이고 좀 더 멀리는 1990년대 들어와 동서 해빙기가 시작되고 1991년 12월 소연방의 해체로 동북아에서 냉전체제가 해체되기 시작한 이후이다. 냉전 체제에서는 미소 초강대국을 수장으로 하는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 세력 갈등을 일으켜 왔기 때문에 동북아 더 나아가서 아시아 각국이 줄서기에 바빠 자신들을 돌아보기 어려웠다. 우리나라도 90년대 들어와 노태우 정권 때 그 전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북방정책을 추진하여 소련과의 국교수교가 이루어졌다. 외...
지어낸 것인지, 실제 원전이 있는 것인지, 재미난 묘비명(墓碑銘)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 있다. 어느 으리으리한 묘지 앞에 멋진 묘비가 세워져 있었다.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위대한 정치가, 청렴결백한 남자, 여기에 잠들다.’ 길을 가던 한 노인이 그것을 보고 혀를 찼다. "원, 세상에! 관 하나에다 두 사람을 묻는 풍습이라니…." 이야기의 품이 서양의 유머일 듯한데, 어쨌거나 정치가를 차갑게 풍자하고 있다. 정치가에 대해서는 여기나 서양이나를 막론하고 모두 냉소의 대상으로 삼는 것 같다. 묘비명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쓰고 은행에서 돈을 찾으려 한다면? 찾을 수 없다. 왜? 법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왜 그런 법을 만들었을까? 보이스피싱으로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럴듯하다. 그런데 머리가 벗겨진 사람이 감기가 들려서 마스크를 하고 모자까지 쓰고 돈을 찾으려 한다면? 그것은 ‘그건 난 모르겠고’의 문제로 귀결이 된다. 또한 100만 원 이상만 찾는 경우라 했으니 99만 원까지만 찾으면 돈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 보이스피싱에 대한 방지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은행과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웃음...
스웨덴의 복지국가 모델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노동자들에게 실업보험, 재취업훈련, 노후연금 등 따뜻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그들의 제도에 관심을 가진 것이었지만, 차츰 필자의 눈길을 끈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스웨덴 사회가 고비용의 복지제도에 합의한 이면에 경쟁력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깔려 있었다는 점이다. 인구 9백만의 작은 나라로 내수시장이 협소한 스웨덴은 수출에 명운을 걸었다. 그러나 해외시장의 사정은 그들의 뜻과 관계없이 수시로 변동하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일제히 외부조건에 맞춰 수시로 구조조정을 단행하...
문자는 인간이 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세계를 해석하고 개념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이다. 신에게 아부하기 위해 발생한 다른 예술 장르와 달리 문자를 기반으로 하는 문학은 그래서 철저하게 인간 중심적이고 현실 반영적인 세계를 지향한다. 문학은 상상력의 소산이며 금지된 것에 대해 반항을 일삼는다. 소설의 재미는 바로 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금기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구태와 지루함을 유발하는 설교나 계몽적 행태를 문학이 경계하는 이유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한국 문학의 부진과 위축이 심상...
2011년 3월 7일자로 민사관계의 기본법인 「민법」의 일부분이 개정되었다. 그 동안 ‘만 20세’로 성년이 되던 것을 ‘19세’로 성년의 시기를 낮추었고 한정치산제도와 금치산제도를 삭제하고 ‘성년후견제’를 도입한 것이다. 그 동안 심신이 미약하거나 낭비벽이 심한 경우, 그리고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자에 대해서는 한정치산과 금치산 선고를 받아 보호 및 후견을 하였으나, 한정치산·금치산 제도가 가지는 사회적 편견(낙인)과 같은 부정적 측면과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능력제도 등으로 인해 사실상 신청과 이용...
남북한 관계가 또다시 위기를 넘겼다. 출구를 알 수 없는 길고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온 것이다.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과 가족들이 애써 억누르고 있었던 두려움이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 젊은 자식이 전쟁터에 휘말릴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자녀라고 해봐야 한 두 명인 현실에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폐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해야 한다는 것 또한 불행한 일이다. 국민들이 밤마다 잠을 설쳤던 이유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던 최전방 상황을 보면서 생각했다. 왜 우리는 주기적으로 전쟁위기를 반복해야 하는가...
‘인성교육진흥법’이 지난 7월 21일 시행에 들어갔다. 인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져 교육적 대처가 절실한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국회가 심층적 논의와 제대로 공론을 거치지 않고 입법한 것이라고 비판이 거세다. 특히 우리나라 국회는 비리와 부정, 그리고 성적 문제 등으로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면이 있으며 민주적 질서와 절차의 모범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비판을 받고 있는 처지에서 도덕과 법을 혼동한 이런 입법적 발상을 보여준 것이다. 더구나 국회는 이 법이 세계 최초라며 자화자찬을 늘어 놓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