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동·서독이 통일하면서 한반도는 세계 유일 분단박물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박물관은 특정한 지역의 건물이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 모두를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지역을 ‘자연박물관’ 또는 ‘노천박물관’이라고도 한다.하지만 특정한 건물 안에 최소한 삶의 자취를 모아 놓는 곳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박물관이다. 선진국일수록 거대하고 다양한 박물관을 건립·운영하는데, 영국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나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Louvre Museum), 타이완의 국립고궁박물관(Nation
소방의 날은 매년 11월 9일로 소방법과 소방기본법에 따라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에도 매년 12월 1일을 ‘방화일’로 정해 불조심 행사를 전개했다. 그러다가 1948년 정부가 수립하면서 불조심 강조기간을 정하고 11월 1일 각 지역 단위로 유공자 표창, 가수 퍼레이드, 불조심 캠페인 같은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쳤다. 1963년부터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주관해 전국적으로 ‘소방의 날’ 행사를 주최하다가 1991년 소방법 제정에 따라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제정했다. 제61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경기도소방재
올해 4월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한국 여행을 다녀왔다. 나는 현재 캐나다에 살며, 내 인생 대부분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부 해안에서 보냈다. 한국 여행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한국 여행 목적지는 가평과 포천이다. 두 지역은 캐나다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한국전쟁 정전 70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상처와 한국 산야에 뿌려진 캐나다 젊은 병사들의 피는 오매불망 잊을 수 없다.캐나다에서 한국까지 300㎞ 걷기 대장정. 내 여행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랭리시에 위치한 가평석으로 건립한 캐나다군 한국전 참전기념비에서 시작했다. 나
1979년 6월 병리학자 로빈 워렌은 환자 위(胃) 속에서 박테리아를 발견한다. "산성이라 세균이 살 수 없다." 1천 배 확대 사진을 앞에 두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동료들이었지만, 남들과 달리 확신을 가진 워렌이 위에서 발견한 박테리아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었다. 그는 위장병과 박테리아의 관계를 의심했다. 신입 연구원 베리 마셜이 유일하게 연구에 동참했는데, 한 사람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헬리코박터균 발견으로 웨렌과 마셜은 노벨 생리의학상(2005)을 수상한다. 수년간 세계적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연구논문을 송
난마처럼 얽힌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피해지역 주민들의 집단시위나 물리적 행동으로 해결하기 바라지 않는다면 정치적 또는 법률적 접근보다 환경부가 앞장서서 대체매립지를 선정하고 현재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는 것 외에 대책이 없다고 본다.환경부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대체매립지 선정에 미온적인 이유가 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대체매립지 조성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넘겨 또다시 대체매립지를 못 구했다는 핑계로 재연장하려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세계 최대 수도권 매립장이 인천 서구에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인천시가 지분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獨島)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96의 동해 동쪽 끝에 외롭게 위치한다. 정부는 물론 전국 각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매년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기념하기 위해 독도 관련 체험 프로그램과 홍보영상 제작·상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독도의 날은 1900년 10월 25일 고종이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고자 제정했다고 알려졌다. 2000년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가 독도의 날을 지정하고, 2005년부터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해 서명운동을 실
농부들이 쟁기질하는 모습을 보았다. 소의 눈 양쪽에 덮개를 대고 소를 모는 모습을 보았다. 쟁기를 메고 밭을 갈면서 소로 하여금 옆이나 뒤를 보지 말고 앞만 보라는 것이다. 쟁기를 잡고는 뒤를 보지 말라는 말에는 깊은 의미가 들었다.재일(在日)교포 3세인 야후 재팬(Yahoo Japan),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라는 분이 있다. 정보혁명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움직이는 전략적 시너지 그룹이다.그는 1981년도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이야기로 아르바이트 두 명 앞에서 사과상자를 연단 삼아 "나는 5년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여름, 그래도 풍요로운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농부들의 바쁜 모습에서 수확의 계절이 다가왔음을 안다.자연을 배경으로 한 가을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치들의 합창 소리, 참새들의 짹짹 소리, 매미들의 대합창, 여인네들의 웃음소리, 모두 다 가을을 환영하는 소리다.동네 한 바퀴 돌다가 툭하는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밤 한 톨이 떨어져 있다. 주변에 여기저기 떨어진 알밤들이 지천이다.새파란 가을 하늘이다. 하늘에 돌을 던지면 퐁당하고 소리가 날 듯한 파란 하늘이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한글은 1443년 조선 제4대 임금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힘을 모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해 1446년 반포했다. 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들 중 창제자와 창제 연도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다. 창제 정신이 ‘자주, 애민, 실용’에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제자(制字) 원리의 독창성과 과학성에 있어서도 뛰어나다. 이러한 한글 특성은 국제 기구에서 공인 받기에 이르렀고, 2019년 4월 12일 한글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이 기록된 책인 「훈민정음 해례본」이 세계기록유산
식품위생이란 식품위생법 제2조에서 "식품, 식품첨가물, 기구 또는 용기·포장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에 관한 위생을 말한다"라고 정의한다.세계보건기구(WHO) 환경위생전문위원회는 "식품위생이란 식품의 재배, 생산, 수확, 저장, 제조, 가공으로부터 유통 과정과 판매, 조리 과정 및 인간이 섭취하는 과정까지의 모든 단계에 걸쳐 식품의 안전성, 건전성과 완전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말한다"고 정의한다.또한 WHO는 집단 식중독을 "역학조사 결과 식품 또는 물이 질병의 원인으로 확인된 경우로서 동일한 식품이나 동일한 공급원의 물
10월 1일은 제75주년 국군의 날입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밤낮 없이 헌신하는 모든 국군 장병 여러분에게 깊은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수도권 동북부에 위치한 포천시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지난 70여 년간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 요충지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까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2개 군단(5·6군단)이 주둔했으며, 아시아 최대 규모 승진과학화훈련장과 국내 최대 규모 미군 영평사격장, 다락대사격장 등 주요 사격장 면적만 50.5㎢에 달합니다.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은 4개소 군항공작전기지도 소재합니다.포천시는 군부대가 밀집한 타 도시
2023년 9월 25일은 예관(예觀) 신규식(申圭植, 1879∼1922)선생이 중국 상하이에서 임시정부 통합을 25일간 호소하다가 순국한 지 101주년이 되는 아주 뜻깊은 날이다. 교육자이자 항일독립운동가인 신규식 선생은 1879년 1월 13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인차리에서 아버지 신용우(申龍雨)와 어머니 전주최씨 사이 차남으로 태어났다. 신용우는 중추원 의관(議官)을 지냈다. 본관은 고령신씨(高靈申氏)다. 당시 청주에 세거하는 고령신씨 문중에는 조선 3천재인 예관 신규식,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프레임이란 어떤 것을 둘러싼 틀을 말한다. 어떤 틀로 볼 건가? 프레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여러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Mindset),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모두 프레임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세상을 바라보고 마음을 비춰 보는 창(窓)으로서의 프레임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 내며,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 노릇도 한다.요즘 극우와 좌파들의 편
지금으로부터 73년 전, 모두가 잠든 휴일 새벽을 뒤흔든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함락되고 우리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까지 후퇴하며 백척간두 위기에 몰렸다.대한민국이 존망의 기로에 놓였을 때 국군과 유엔군이 초기 수세에서 벗어나 반격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인천상륙작전이었다.당시 북한은 우리 국군을 낙동강 전선까지 밀어내는 데 성공하나, 길어진 보급로와 연합군 합류로 전선은 고착됐다. 고착화된 전선을 뚫기 위해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전쟁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50여 회의 상륙작전으로 명성을 떨친 맥아
세계 각국은 나라 특성에 따라 고유의 국화를 설정한다. 미국과 영국은 장미를, 캐나다는 단풍나무를, 호주는 아카시아를, 러시아는 해바라기를, 네덜란드는 튤립을, 일본은 국화를, 중국은 모란과 매화를 나라꽃으로 정했다.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꽃임은 어린아이도 잘 안다. 하지만 다른 꽃보다 나라꽃인 무궁화에 대해 무관심한 것도 사실이다. 무궁화의 의미는 ‘영원히 피고 지지 않는 꽃’이다. 한자로 無窮花(무궁화)는 쉴 새 없이 피고 지고 또 피어나는 꽃이라는 의미다. 무궁 무궁하게 꽃을 피운다 해 무궁화란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무궁화
멋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다. ‘옷이 날개다’라는 말처럼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자 패스트 패션은 급속도로 줄달음치고 변화한다. 옷은 추위와 더위를 막고 몸을 보호하며,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춘다. 사회, 성별, 종교, 관습, 신분, 사회환경에 따라 옷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더욱이 현대사회에서 옷은 문화적 이유로 소비하는 상품 성격을 지닌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패션상품으로서 옷을 구입한다.빠름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전통 패션인 느림의 미학 같은 소중함에는 관심이 떨어진다. 소비자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해 유행에
다시 시작된 찜통더위에 전국이 달아오른다. 열대야가 발생하는 지역도 점차 늘며 온열질환 예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바다는 이런 때일수록 그 매력이 높아진다. 해수욕장, 시원한 바람, 철썩이는 하얀 파도는 생각만 해도 시원해진다.이러한 생각에는 기본 조건이 근간이 된다. 바로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다. 사고 앞에 추억은 존재하지 못하며 오염된 환경 앞에 설렘은 퇴색된다.고대한 여행길에 나서는 이들 머릿속 바다는 푸르른 시원함으로 더위와 피로를 식혀 주는 곳이다. 아드레날린 높이는 수상레저, 뜨거운 햇빛을 이기는 낚시의 손맛 등 일상
조례는 주민 삶과 직결되는 정책들을 제도화한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조례 제·개정 건수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이미 시행 중인 조례가 당초 입법 목적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평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과연 얼마나 많은 조례가 운영될까.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가 보유한 조례는 10만4천122건으로 나타났다. 자치단체별로 보면 광역자치단체가 평균 765건, 기초자치단체는 평균 402건에 이르렀고, 이 중에서도 경기도가 1천
우크라이나 전쟁(War in Ukraine)이 개전한 지 1년 반이 경과한 지금도 계속된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국가들과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외교·물적으로 지원하고, 중국·북한·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들은 러시아를 지지해 자유민주주의 국가군과 권위주의 국가군 사이의 ‘가치’ 전쟁 양상으로 진행됨으로써 종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그러면 이 전쟁의 앞날은 어찌될 것인가? 전쟁의 향방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세계 해운국 6위인 대한민국에 ▶선박보험 ▶적하보험 ▶용선분쟁 ▶화물사고 등 각종 해상 분쟁을 해결해야 할 해사법원이 없다. 해운 선진국인 영국·미국·중국·일본 등은 해사법원이 설치된 반면 우리나라는 해사 분쟁 발생 시 대부분 영국·싱가포르 같은 외국의 중재 제도나 재판에 의존해 연간 3천억 원대의 소송비용이 해외로 유출된다.해외 사례를 보면 해운산업의 강력한 경쟁국인 중국은 102개 해사법원에 30여 개 분원과 600여 명의 전문 판사를 배치해 연간 1만7천여 건의 사건을 처리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사 사건 발생 시 해사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