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 정부가 출범했다. 격렬했던 선거 캠페인 결과 역대 최소 표차로 승부가 결정됐다.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정치 입문 1년이 안된 정치초년생 대통령, 당선 이후 최저 지지율의 대통령 등 많은 이야기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했다. 새로운 대통령은 기후위기와 불평등이라는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이자 우리에게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또한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저성장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경제정책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취임사에서 이와 같은 시대적 과제에
3월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지방선거가 목전이다.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에 비해 출마하는 인원이 많다 보니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하기 전부터 시끌벅적하다. 출마를 원하는 사람들이 정당에 공천 신청을 한 뒤 심사와 경선을 거치는 과정이 본선거 못지않게 치열한데, 기초의원선거의 경우 본선거보다도 정당 내부 공천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초의원선거는 각 선거구에서 2~3명을 선출하기 때문에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한 각 1명은 당선된 것과 다름없고, 3명을 선출하는 선거구에서 나머지 1명이 누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검찰 개혁을 하겠노라고 공언하다가 권력을 잃고 이제는 ‘검수완박’으로 정권을 마무리 짓겠다고 한다. 검찰 개혁의 실패는 어찌 보면 문 정권의 시작부터 그 안에 실패의 맹아(萌芽)를 내장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문 정권은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美名下)에 과거를 청산할 ‘전가(傳家)의 보도(寶刀)’가 필요했고, 검찰은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이 서려 있던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했고, 탄핵정국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오랜 시간 교도소에 가뒀다. 지난 정권의 보수 세력들은 붕괴됐고, 진보 집권
"인천의 사회적 경제가 이 정도였어요?" 저평가됐던 인천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동안 인천 사회적 경제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기만 했다. 정부 정책의 도달 측면에서도, 다른 시도와 단순 수치 비교에서도 열세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 모두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천의 사회적 경제기업 수가 비교적 적다거나 대표적 사회적 경제기업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지역 특성과 결합한 시민기업을 찾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불합리한 평가에도 개선 의지는 부족했다. 정부 정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곧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대선은 치열한 승부였다. 누구도 당선을 장담하지 못했던 선거였다. 지방선거 역시 결과를 예상할 수 없다. 우리 국민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지난 30여 년 동안 민주적 절차에 따른 많은 선거를 경험했고, 정치권력을 바꿔 왔다. 민주주의의 권위자인 아담 쉐보르스키(Adam Przeworski)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제도화’가 일상이 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이뤄 냈다. 최소한 절차상은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의 제도화가 민주주의의
지난 2년간 우리나라에 취업 입국한 외국인노동자는 적은데 반해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노동자가 많다 보니 중소 제조공장들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 거기에 최저임금, 주52시간, 중대재해법까지 맞물려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요구를 하는 외국인노동자들로 인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필자가 일하는 현장 역시도 일하는 인력의 80% 이상이 외국인이고 그 중 80% 정도가 불법 체류자라는 건 상시 체감하는 부분인데 간혹 우리나라 청년을 만나게 되면 우스갯소리로 천연기념물 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말 외국인 노동자가 천
유례없이 치열했던 대선이 마무리되고 통합 지방자치 선거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만큼 때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선거가 교육감 선출인데 특이한 기표 방식으로 인해 선거 결과의 정합성 문제가 제기된다.교육감선거가 복잡해진 원인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허울 좋은 헌법 조항에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으로 인해 교육감 후보 선출에서 정당의 개입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금지된다. 과거에는 기표용지 후보자 명단이 추첨을 통해 정해졌는데, 후보의 정치적 성향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1번 또는
나는 선택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선택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는 식사 준비를 할 때 즈음이면 반찬이나 국으로 여러 선택지를 열거하면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을 맞을 때마다 나는 난색을 표한다. 사실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늘 그냥 주는 대로 먹는 것이 편하다고나 할까. 내가 이것 대신 다른 것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스스로에 대한 합리적인 답이 필요하다. 즉흥적으로 ‘이것’이라고 말해 버려도 문제가 없지만 성격상 그러지도 못한다. 지
어김없이 3월이 오자 중국의 양회(兩會)가 다시 주목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치열한 대선 정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외 정세가 급박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3월 4일부터 8일 동안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양회란 ‘두 가지 회의’를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이자 입법기구로 우리나라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 최고 국정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의미한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베이징은 늘 정치의 장으로 변신한다. 홍
최근 교육현장의 분위기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훨씬 탈권위적이라서 학생들도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20~30년 전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요즘 학교를 보면 놀란다. 어리고 성숙하지 못하다고 해서 항상 선생님이나 부모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런 변화는 당연하고 긍정적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때로는 일반적 기준과 다르거나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수를 했어도 인정하지 못하고 지도하는 선생님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대통령선거 벽보가 길거리에 나붙기 시작했고, 유세차량들은 여기저기에서 고성을 토해 낸다. 방송에서도, 저잣거리 사람들도 후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갑론을박하는 것을 보니 대통령선거가 국가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쏟아내는 행사임은 자명해 보인다. 선거를 통해 우리 삶의 큰 테두리가 결정지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출되는 대통령은 정치행위를 통해 우리 삶을 제한하기도 하고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 정치 없이 살아가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 국가의 일원으로서 주민등록을 얻고, 병역의무와 납세의무를 이
곧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팬데믹(pandemic) 상황이 2년을 넘어가고 있다. 일상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대면을 중심으로 한 생활방식에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변화사회에서 새로움을 더 빠르게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러운 변화를 요구받는 것은 커다란 고통을 만들고 불안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방역에 모범국이라는 자부심을 넘어서는 생활의 불편함을 감당하는 것과 경제적 불안 호소, 양면의 갈등은 해결하기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라는 용어가 핫하다.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앞 글자를 붙인 말로 투자를 결정할 때 재무재표나 현금과 같은 전통적인 평가지표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윤리적인 영향까지 반영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영국을 비롯한 주요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등에서 ESG 정보 공시의무 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된다.그동안 이윤만을 추구했던 기업과 투자자 그리
최근 2년간 코로나로 인해 경제상황이 위협받고, 현장과 공방을 오가며 일하는 필자 역시 남다르지 않은 상황을 겪으며 지난 세월의 경험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은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청년목수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잠시 과거를 회상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함께 작업하며 나누던 대화, 많은 질문, 기술 전수를 위한 사전 지도, 그리고 실전이 있었지만 미래 직업인의 길을 꿈꾸는 젊은 세대들의 질문을 요약하면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본인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선배 세대들이 닦아 놓은 길의 넓이였다.
최근 국제사회는 코로나와 다른 여러 가지 심각한 위기들을 접하고 있다. 언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 위기에 대해 러시아군의 위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유럽과 러시아의 협상을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안보도 있지만,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배관의 주요 통과국인 우크라이나가 천연가스를 몰래 빼 쓰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고, 우크라이나가 사용하고 있는 천연가스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비난해 왔다. 그래서 러시아는 독일로 향하는 기존 노드스트림 1 파이프라인에 더해 노
전 세계적으로 인류는 1, 2차 세계대전 이후 요즘처럼 죽음을 곁에 가깝게 둔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때마침 등장한 오징어게임은 온 세계를 들끓게 했다. 죽느냐 사느냐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해서 통과하지 못하면 죽음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생사를 가르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내몰리는 현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 영화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일 뿐이다. 그럼에도 충격적인 이유는 매일매일 죽음이 카운팅되는 코로나19 상황도 한몫했을 것이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 정국은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우리 현대사를 도식화 하면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 성공의 기반이 만들어진 시기와 군부 독재를 종식시켜 정치적 민주화를 이룩한 시기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산업화와 민주화가 따로 진행했던 것은 아니지만 혁명적인 성과가 있었던 시점을 생각한다면 시기를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산업화시기를 대표하는 세대는 대략 박정희 대통령 때 청년기를 보낸 60대 중반부터 그 이상 나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민주화시기를 대표하는 세대는 소위 "386세대"라고 처음 알려진 세대로 대략 현재 50대 초반에서 60대 초반 정도 나
중국의 유구한 역사에는 천하를 호령했던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나타나고 사라졌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진시황이 아닐까 한다. 진시황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해 황제라는 직위명을 세계 최초로 사용한 인물로, 스스로를 첫 번째 황제라는 뜻의 시황제로 자칭하며 진나라의 첫 황제라는 의미로 진시황(秦始皇)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시안(西安) 병마용에서 볼 수 있듯이 불로장생에 대한 열망이 컸으며, 대규모의 문화 탄압 사건인 분서갱유를 일으켜 중국 역사상 최대의 폭군 중 한 명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도량형을 통일하고 전국시대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통령 선출을 위한 장정에 돌입했다. 선거가 완료되는 내년 3월 초까지는 조금은 시끄러운 서로의 주장을 하며 본인이 선택되기를 원할 것이다. 이제는 5년마다 있는 보편적인 민주적 절차이고, 어떤 선택이 우리 미래를 위한 선택인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이번 선거는 MZ세대라는 청년층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들을 내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이끌 지도자를 선출하는 캐스팅보트가 청년들에게 주어졌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심화되는 양극화로 청년들이 미래를 상상할 수 없게 하고, 개선되지 않는 현실의 무게
지난 22일 정부가 약 94만7천 명에게 2021년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고지한 후, 대부분 언론에서 ‘폭탄’이란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금방이라도 전 국민이 조세저항에 나서야 한다는 듯 연일 많은 지면과 공중파를 동원하고 있다. 이번 종부세는 전 국민의 1.8%만이 과세 대상이고, 그 중에서도 다주택자와(47.6%), 법인(41.3%)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구나 3.5%에 불과한 1가구 1주택자의 73%는 평균 50만 원을 부담하게 된다. 최근 수억 원씩 폭등한 집값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