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과 몇 달 전 10·29 참사 희생자를 위한 국민 애도 기간을 가졌다. 앞날이 구만리 같이 창창한 젊은이들의 희생을 견뎌 내기에 몹시도 버거웠을 이 땅의 부모들을 생각하면 같은 부모의 처지에서 참으로 눈시울이 뜨거워 주체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이처럼 살아가면서 혼자 견디기에 어려운 버거운 수많은 짐을 지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 짐을 언제까지나 짊어지고 가기엔 우리의 삶은 너무도 짧고 소중하기에 이를 잊어버리며 자기 삶을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애도(哀悼)란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다. 그런데 살아있는 사람
2022년 인천 평생교육의 최대 화두는 ‘인천시민대학 시민라이프칼리지’였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사장 유정복)은 인천시와 함께 관내 8개 대학을 주제별로 특성화해 6개 특성화캠퍼스를 조성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평생교육생태계 근간을 확보했다.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사회에 활짝 열게 되자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학 스스로 지역 공공재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인천시민대학 시민라이프칼리지 전개는 공동의 비전과 건강한 자율성을 토대로 확산했다.인천대는 ‘온시민 캠퍼스’를 통해 창업과 인문, 문화예술교육을 특성화했고, 인하대는 과학
2023년, 올해는 누구나 코로나 이전의 안전과 평화의 일상으로 회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에 교사는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남겨야 하는가? 구체적으로는 교사 스스로 자신이 아끼는 수업, 좋아하는 수업, 만족하는 수업, 남이 아닌 자기가 존재하는 수업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는 자기 삶과 교육 행위가 분리되지 않도록 일치하는 방식으로 진짜 전하려는 메시지를 찾아야 한다. 왜냐면 교사는 가르치는 자로서의 메시지가 분명해야 비로소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교사는 시대를 막론하고 늘 중요한 메신저로 살아간다. 어
사람에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면 사람에 따라 각자 생각과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생계 유지가 힘든 사람은 돈 벌기가 가장 힘들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공부 잘하기가 가장 힘들 것이며, 이성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사람은 남녀관계가 가장 힘들 것이고, 몸이 아파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은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 것이다. 또한 운전하기 등 기계 작동을 잘못하는 사람은 기계 다루기가 가장 힘들 것이고, 비만해서 체중을 줄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사람은 살 빼기가 가장 힘
새 학년도를 맞이하면서 지금 학교는 기간제 교사 구하기 전쟁 중이다. 기간제 교사란 대학교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교육 실습을 거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나 임용고사를 거치지 못해 정식 교사로 발령받지 못한 채 일시적인 계약으로 시간제 강사, 또는 전일제 계약직 교사로 근무하는 신분을 일컫는 말이다. 매년 학년(기) 말이나 학년(기) 초가 되면 휴직이나 병가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정규 교사들을 대신해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는 학교에서 차지하는 역할이나 중요성이 날로 증대한다.기간제 교사는 중·고등학교의 담임 교사 30%에 가까운 비
올해는 유난히 봄을 더 간절하게 기다렸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힘들게 지났기 때문일까? 겨울 동안 김장김치 먹다가 산뜻한 봄동 겉절이를 찾는 입맛처럼 상큼한 봄맛이 필요하다.봄은 사전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계절로, 기간으로는 입춘에서 입하까지의 절기 혹은 3~5월을 이르며, 천문학상으로는 춘분에서 하지 전까지로 본다.여러 의미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생명력을 불어넣는다고 해 희망찬 앞날이나 행운에 비유하기도 하고, 부활이나 인생의 가장 찬란 때를 비유하기도 한다.봄은 어디에서 어떻게 올까? 흔히 봄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다고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등의 불후의 명작을 남긴 헤밍웨이(1899~1961)는 미국 현대문학의 개척자라 불리며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말년의 헤밍웨이는 심한 우울증, 알코올의존증으로 견디다 못해 결국 어느 날 새벽 지하 방에서 장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베스트셀러(best seller) 작가로서의 명암이 엇갈리는 삶이었지만, 그는 후세인에게 교훈이 될 만한 삶의 법칙을 창조했다. 바로 헤밍웨이의 법칙이다. 이를 교육적 관점에서 사색해 본다.어느 대학의 심리학
2022년 새로운 정부가 등장하면서 국정 운영의 3대 중점 사항으로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을 내세웠다. 어느 것 하나 가벼이 할 수 없는 국가의 중대사다. 하지만 교육입국(敎育立國)을 지향하면서 오늘날 이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은 교육이다. 역사적으로 산업화, 정보화,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 시대를 거치면서 교육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의 축으로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국가의 동량(棟梁)을 길러 낸 주역이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라 안팎에서 많은 교육자, 경제인, 지식인들은 이 나라의 교육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
교단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면서 본 사람은 안다. 중학교 신입생과 마주하던 순간과 한창 장난기 많은 고등학교 1~2학년 학생과 마주하던 교실의 무게를 체감하며 느낀 생각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칠판 앞에서 50분 수업을 집중력 있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의 훈육을 두고 교육적 지도를 받는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라는 이유로 저지른 범죄행위로 본다면 학생 인권조례를 넘어선 문제로, 어쩌면 민형사상 범죄로 발전할 수도 있다. 또한 교사가 학생에게 심한 폭언과 폭력 같은 험한 꼴을 당하면 단지 교권침해로만 봐야 하는
예능과 예술, 어떻게 다른가? 국어사전에 따르면 예능(藝能)은 ‘연극이나 영화, 음악, 미술, 무용 등의 연예 분야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정의돼 있고, 예술(藝術)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기술돼 있다. 이는 entertainment인 예능과 art라는 예술의 영어 단어로도 구분된다. 그렇다면 예능과 예술을 수업(授業)에 적용해 보자. 교사의 수업은 예능과 예술 어디에 위치할까? 예능 쪽에 치중하면 재미는 있겠지만 남는 것이 없고, 그렇
과거 인기 절정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가 있었다. ‘웃으니까 행복하다’는 원리다. 흔히 생각하는 ‘행복해서 웃는다’의 정반대 원리다. 이는 사람들의 몸과 정신은 서로 연계돼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할 수 있다. 즉, 인간의 몸과 정신은 하나라는 사실이다.이런 사실은 일찍이 깨달음을 얻었던 선각자들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강조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일화 한 토막에서도 말한다. 중국 유학길에 비를 피해 들어간 산속의 움막과 같은 곳에서 잠결에 해골바가지에 담긴 썩은 물로 갈증을 풀었던
교육계에선 줄어드는 학령인구에 맞춰 학교 이전 등에 유연한 대응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모든 법정동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하나씩 있으면 지역민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입과 원도심 공동화로 지역별 학령인구에 차이가 많아 결과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 차이와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과별 자격증을 소지한 선생님이 있어야 하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일부 교과는 순회교사제를 운영해 상치 교사 배정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지
오늘날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어찌지 못하는 무력감에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노인들의 높은 자살률과 함께 특히 청년들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누가 살아갈 시간이 구만리 같은 청년들에게 이런 고통과 죽음의 협주곡을 만들었을까.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죽음으로 몰아넣는 고통을 함께 느끼고 이를 사랑으로 보듬을 수는 없는가. 청년들이 흘리는 눈물은 다른 어떤 눈물보다도 고통 호르몬 분출이
매년 학년 말이 되면 반복되는 중·고등학교 교실의 모습에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처연하기 짝이 없다. 고등학교에서 오랜 교직생활을 해 온 입장에서 교장이 돼 중학교로 자리를 옮긴 것은 또 다른 경험이 됐다.하지만 고등학교나 중학교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상급 학교(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원서를 제출한 이후 교실의 모습은 상당히 닮아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것은 학생 교육에의 책임 있는 모습이냐, 아니면 학생을 방치하는 모습이냐, 하는 것이다.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고등학교는 수능이
최근 지방 초등학교 교사의 막말이 논란이 됐다. 교사가 사용하는 말과 대화 기술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연구자의 저서를 통해 밝혀져 왔다. 그중에서 캐롤 드웩(Carol Dweck)의 사고관점(mindset)에 관한 연구는 언어를 바꾸는 것에 관한 가장 유명한 연구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성장관점(growth mindset)을 가진 사람은 근면과 노력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오래 일하고, 더욱 도전적인 과제를 떠맡으며, 더 높은 수준으로 성취한다. 반면에 고정관점(fixed mindset)을 가진
누구나 학창 시절에 접하는 영어 속담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를 기억할 것이다. 과거 어른들은 자녀 교육을 할 때마다 정직을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언급했다. 그 가운데 널리 인용되던 것이 바로 "입은 삐뚤어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정직은 사람이 배워야 할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가치다.그런데 작금의 우리 주변은 어떤가? 그야말로 거짓말이 난무하는 시대가 됐다.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거짓말을 일삼는다. 전혀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학생들의 교권침해가 날로 심상치 않다. 매년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가 공개되는 즈음에는 온갖 인권 모독적이고 저급한 수준의 서술형 평가가 논란의 발단이 되고 있다. 2022학년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각종 성희롱에 본래의 취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낯 뜨거운 글들이 교사들의 마음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기며 더 이상 교육이랄 수 없는 현상들이 자행되고 있다. 이에 당장 유명무실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하라는 교원단체와 필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서 예방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은 마치 전선(戰線)에서 대치하는 듯하다. K-교사는 과연 어떤 존재의 의
누구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순간의 벼락공부, 주입식 암기 공부, 시험 위주의 공부, 소극적인 공부 방식 등 여러 가지 학습 방식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공부가 좋아서 즐겁게 배우며 행복했던 기억을 간직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학교에서는 희망고문처럼 들린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거의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왜 그럴까? 우리의 학교 공부는 대부분 시험의, 시험에 의한, 시험을 위한 공부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교 공부의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과거나 현재나 우리 학생들의 특성
영원한 인류의 고전 「논어」에서는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君子不器)"라고 가르침을 전한다. 그렇다면 역으로 ‘군자는 그릇이다’라고 가정해보자. 이 말은 즉각적으로 군자가 항아리처럼 작은 충격에도 깨지기 쉬운(fragile) 연약한 이미지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 사전에 정의된 것처럼 군자는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사람’이다. 따라서 역의 명제는 군자의 고유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질감으로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 이 말은 일종의 휴머니즘(humanism)이 배어있는 문장이다. 보통
인류에게는 민족 또는 국가마다 독특한 인사 방식이 존재한다고 널리 알려졌다. 그 중 고대 로마에서는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라는 인사법이 있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당신’은 나와 관계된 모든 존재를 일컫는다. 자녀 교육에 집중해 자식이 잘 되는 것을 보는 부모는 매우 기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충만해 그가 무언가 성취했을 때 이를 지켜보는 연인의 마음 역시 그럴 것이다. 이는 교육적으로 무엇과 비유할 수 있을까? 제자가 일취월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스승은 청출어람의 보람을 만끽할 것이다. 이처럼 사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