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꿰뚫어 보는 지혜로운 안목과 식견을 혜안(慧眼)이라 한다. 5일부터 양일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10일은 본 투표일이다. 우리 국민은 혜안을 지닌 민주시민이라 믿는다. 후회 없는 한 표 행사를 당부한다.총선(總選)이든 대선(大選)이든 선거 때마다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 난무하곤 한다. 주로 선거를 앞두고 상대방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하기 위한 정치가들의 흑색선전을 마타도어(matador)라 한다. 정도를 넘을 경우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등의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후보자들이 내세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일까? 고임금 시대의 영향일까?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연해지면서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무인점포들을 흔하게 본다.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무인점포 수만큼이나, 이를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 또한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계산하지 않은 채 물건을 가져가는 일은 다반사다. 실내에서 용변을 보거나, 이유 없이 난장판을 만들어 놓거나, 일부러 집기류를 부수는 등 행위 또한 다양하다. 별도의 관리 인력이 없는 무인점포 특성상 우발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지르기 쉬운 일부 청소년들
최근 전동킥보드(PM)라는 이동수단이 등장하면서 이용하는 시민들이 점점 많아진다. 특히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기준으로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업체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도로 곳곳에서 전동킥보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전동킥보드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전동킥보드 사고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0배 가까이 늘었고, 교통사망자는 6배 넘게 증가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는 만 16세 이상, 제2종 전동기장치 이상 운전면허증 보유자만 운전할 수 있으며, 무면허로 운전할 경우 범칙금 10만 원을 부과한다.
우리 교육은 이대로 좋은가? 국내외 교육전문가나 미래학자, 경제 분야 석학들은 대한민국 교육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몇 가지 혁신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것은 바로 학교에서의 수업 혁신에 대한 지적이자 중요함으로 집약된다. 사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잠자는 교실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이는 크게 보면 우리 교육제도의 문제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든 것을 시스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여기에는 교사가 수업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줄기찬 요구와 불만이 존재한다. 이는 공교
법정 기념일인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정부 주도로 제주도에서 열렸지만, 올해도 제주도만의 추념일이 됐다. 3일 제주도에서는 정부, 정당, 시도교육감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생존희생자와 유족 등 2만여 명이 모인 제76주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렸다. 여당은 윤재옥 원내대표와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참석하는데 그쳤지만, 야권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각 당 대표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대조를 이뤘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행사 불참 소식에다 한동훈 선거비상대책위원장마저 불참이 알려지자, 표심을 걱정하는
우리나라 인구위기(democrisis)는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저하시킬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2002년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가 된 이래 지금까지 합계출산율 하락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한다.2월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2023년도 우리나라 잠정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첫 0.6명대로 추락하면서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보다 7.7% 감소한 23만 명이었다.그동안 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
최근 많은 분들에게 부동산 경매에 관한 문의를 받는다. 전세피해를 입어 보증금을 회수하고자 자신이 사는 집에 경매 넣기를 원하는 분, 또 받을 돈이 있어 강제집행 방법으로 부동산 경매 신청을 원하는 분 등 각자 사정에 따라 부동산 경매에 관한 관심이 폭주한다.그러나 부동산 경매 신청은 자신이 가진 권리만으로는 할 수 없고, 판결문(확정된 지급명령정본, 확정된 이행권고결정문, 확정된 조정에 갈음하는 조정조서, 조정조서정본, 확정된 화해권고결정, 공정증서정본도 같음)을 받거나 채무자와 합의해 근저당권 등의 권리를 부동산 위에 설정해야만
며칠 전 버스에서 흘러나온 라디오 뉴스가 인상적이었다. 대중교통을 탈 때면 곧잘 착용하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잠시 빼자 세상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과 조국을 심판하는 것이야말로 민생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라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은 타 당 대표들을 심판하는 것이야말로 민생이라고 말한다니, 상식적이지 않다 싶었다.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영위하도록 여당으로서 좋은 정책을 펼치며 민생을 살피겠다고 하지 않고 누군가를 심판하겠다고 말한다. 설령
"대중을 섬기는 사람을 가엽게 여겨라. 그들은 고생만 죽도록 하고 아무에게도 존경받지 못한다."(괴테)이 세상의 극악무도한 일들은 국가나 국민의 이름으로 또는 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졌다. 자신의 이름에 피를 묻히지 않고 명예까지 탈취하는 것이다.그러나 그러한 명예가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이러한 역사는 계속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군중은 정치인의 가면극에 환호한다. 순한 양과 정의의 탈을 쓴 가면극을 현실로 착각한다. 자신의 운명이 달린 문제임을 깨닫지 못한다. 본 모습을 겨우 깨닫게 될 때는 그 나라가 이미 피폐해진 후다.정
100여 년 전 미국 여류작가 ‘에드나 밀레이(Edna St. Vincent Millay)’는 ‘봄’이라는 시에서 "봄 너는 왜 다시 돌아오느냐?"며 순환과 적응,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고정된 진리는 없고 ‘좋은 게 좋다’는 동양적 사고와 맞물리는 표현이라고 본다. 어려움과 극복을 통한 아름다움(美)의 수용이 봄이 오듯 그렇게 우리 곁에 있음이다.은행 지점장 시절 어려운 일에 직면할 때마다 개인 파일 맨 앞장에 1천여 년 전 남송(南宋)의 육유(陸遊)가 쓴 글귀를 적어 넣고 매일 다짐하듯 읽었다. ‘산중수부 의무로(山重水
이 세상에는 모두가 강자요, 모두가 약자다. 그 사납기로 이름난 호랑이가 숲속에서 큰소리를 지르며 펄쩍펄쩍 뛴다. 그 모습을 보고 나무 위에 있던 다람쥐가 "호랑아 왜 펄쩍펄쩍 뛰는 거야? 내가 도와줄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랑이는 꼬리를 흔들며 다람쥐에게 도움을 청했다. 다람쥐가 나무에서 내려와 호랑이 뒷다리를 봤더니 진드기 한 마리가 붙어 피를 빨고 있었다. 피를 빠는 진드기 때문에 호랑이가 미친 듯이 날뛰었던 것이다. 또 다른 저쪽 깊숙한 숲속에서 수백 년을 비바람·눈보라와 함께 산 커다란 나무가 줄기며 가지를 흔들어 댄다
봄이면 집 안에 화분을 들여놓기도 하고, 화원을 방문해 꽃을 사서 장식하며 추웠던 겨울에서 벗어나는 기분 전환을 한다. 예전부터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으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무대에 올랐다. 특히 1막에 나오는 주인공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첫 만남이 시작되는 파티 장면의 ‘축배의 노래’는 클래식을 모르는 일반인에게도 알려진 음악이다.‘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Verdi, 1873~1901)의 작품으로 1948년 한국에서 공연된 첫 오페라이며, 당시 일본식 명칭
현재 국내 전기차 대수는 약 57만 대 수준이다.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약 2천600만 대 대비 매우 적은 수치이나 앞으로 전기차 판매가 활성화되면 생각 이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맡은 필자가 앞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늘어난 전기차에 충전하는 전기에너지의 충분한 공급 능력이다. 현재 국내는 잉여 전력이 있어서 야간을 이용한 심야 완속충전은 전기차 배터리 수명에도 좋고, 가장 낮은 전기비용으로 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앞으로 증가할 전기차에 대한 전기에너지 공급 능력은 고민되는 부분
우리는 흔히 북한을 대할 때면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어귀(語句)를 인용하면서 필승(必勝)의 신념을 다지는 계기로 삼으며, 때로는 남북한 관계 개선을 통한 평화통일 구상을 논의하게 된다.그러나 정작 ‘북한’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정치한 답(答)을 도출하기는 마치 ‘두부모를 자르는 것’과 같이 직설적이고 단순하게만 접근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어렵게만 여겨진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사는 오대양 육대주로 이뤄진 이 세계가 매우 다양한 종족으로 구성됐고, 그들이 ‘국가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본격적인 채비를 마치고 본 무대에 올랐다. 이번 선거 판도는 명확하게 둘로 나뉜다.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에 대한 정책 지지와 공약 심판의 두 갈래다.알다시피 대통령 지지도는 30%대에 머문다. 반대 여론은 60%대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민심은 30대 60으로 나뉘는 게 맞다. 그러나 정치와 선거는 생물이다. 언제 어떤 변수로 민심의 향방을 가를지 모를 일이다.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총선에서 여당과 야당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엇비슷하다. 그만큼 대한민국 사회는 동서로 나뉜 이념의 정서만큼이나 보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 건강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보건의료인력자원 확보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의료인력 유지는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의사인력 기획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이 수요추계다. 의료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인들을 계량화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시대에 따른 질병 양상의 변화, 경제·사회적 변화는 불확실하므로 수요를 추계하기란 쉽지 않다. 의료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는 인구 증가와 노령화 현상,
유학을 마치고 조명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 이야기입니다. 국내에는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배울 수 없다며 비행기에 몸을 실을 만큼 자기 색깔이 분명한 친구입니다. 친구는 새침한 척하지만 잠시만 같이 있으면 소탈을 넘어 털털한 성격을 숨기지 못합니다. 조명 컨설팅은 특성상 현장 근무가 잦습니다. 사무실과 현장을 오가며 설계한 디자인이 마지막으로 연출되기까지 조명 선정부터 실내장식 전반을 총괄합니다.건설 현장을 누비던 친구는 여자가 겪는 낯선 어려움을 종종 토로했습니다. 먼지 자욱하고 위험이 도사린 현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늦은 시간
2022년 초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윤석열 후보의 선거공약 중 국민들 마음에 가장 어필한 구호는 "공정과 상식을 증진시키겠다"였다. 이 공약을 두고 많은 국민들은 "실제로 할 수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품었다. 왜냐하면 제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걸었던 구호가 ‘정의사회 구현’이었는데, 실제로는 그의 재임기간 ‘정의’가 증진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감쪽같이 속은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윤석열 후보가 ‘검사 출신’이기에 아마도 ‘공정과 상식’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도 있겠다"라는 일말
민속 신앙을 소재로 한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가 관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했다. 2024년 개봉한 영화 중에서, 그리고 오컬트 장르 영화 중에서 첫 1천만 영화다. 연일 화제를 모으는 ‘파묘’는 장손들이 기이한 병을 앓는 집안의 의뢰를 받은 풍수사와 장의사, 무당들이 묘를 이장하며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담은 영화다. 초반은 박씨 집안 조상의 기이한 묘와 이장 이후 잇달아 벌어지는 이상한 심령현상에 대한 이야기다. 조상 묘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의 정체와 ‘험한 것’이 드러난 영화 후반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분투
젊은 시절 제가 무척 난감한 문제에 빠져 허덕일 때마다 어른들이 자주 해 주신 말씀은 "사서 고생도 한다는데…"였습니다. 일부러라도 고생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당시에는 이 말이 그저 저를 위로하는 말이라고만 여겼지만,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비로소 그분들의 말씀이 위로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철학 카페에서 시 읽기」(김용규)에서 저자는 독일의 현상학자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말을 전합니다."고난도 가치다. 고난이 어째서 가치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사실 불행을 견뎌 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고난은 가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