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22년 6월 합계출산율은 0.75명이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동안 낳는 아이의 수를 의미한다. 둘이 한 명의 아이도 갖지 못하는 사회가 현재 우리나라다.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꼴찌 출산율을 자랑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초저출산율을 기록하다가 세계 꼴찌를 연이어 기록하고 있다.아이를 낳으려면 결혼을 먼저 해야 하는데 점점 결혼은 안 하고 이혼은 늘어간다. 결혼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미혼 남녀 모두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나마도 결혼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은데 최근 초혼
「감시와 처벌」, 「광기의 역사」, 「지식의 고고학」의 저자로 잘 알려진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는 평생 지식과 권력구조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그는 중세시대 권력자들이 흑사병과 연관된 의학 정보를 독점하고 민중을 통제하던 바이오 권력의 생성 과정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분석했다. 바이오 권력이란 의학적 지식을 독점한 지배 계층이 민중을 통제하던 혹세무민의 억압적인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그가 제안한 바이오 권력의 통제 장치는 코로나 시대에도 유사하게 작동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를 독점하면서 백신과 마스
세계는 힘을 바탕으로 한 냉혹한 현실정치에 의해 운영되는 듯 보이나 정신과 비전을 가진 민족이 그 폭력에 대항해 국민으로 우뚝 서는 기적의 과정을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우리가 그러했고 우크라이나도 그러할 것이다.2014년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침공·합병하면서 그들에게 "너희는 국민도, 국가도 아니야"라고 모욕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2월 침공한 우크라이나 남부의 4개 자치주를 9월 말 합병 조약에 서명하면서 이번 전쟁을 성전(聖戰)이라 선언하며 해괴한 십자군 명분론을 내걸었다.그의 논리는 이러하다.
갯벌과 쓰레기는 상관관계가 없다. 오랜 세월 곱게 풍화된 화강암이 백두대간에서 강물을 따라 서해안에 드넓게 쌓인 갯벌은 수많은 어패류의 산란장이자 터전이었다. 온갖 먹거리의 무한히 제공하던 갯벌에 쓰레기를 파묻다니, 조상님이 아시면 당장 호통을 칠 노릇인데 낙동강 을숙도 일원과 부산시, 경서동 난지도 일원의 갯벌은 수도권의 쓰레기가 막대하게 매립돼 버림받는 장소가 됐다.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로 주목받던 을숙도는 악취가 들끓었지만 지금 생태공원으로 개과천선했다. 여전히 수도권 쓰레기를 받는 청라도 인근 갯벌은 철저한 위생처리 덕분인지
그날, 그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도시를 할퀴고 간 다음 날 아침, 나는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 23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그렇지 않아도 가라앉은 추모식 현장에는 많은 희생자가 나온 전날의 참사로 인해 한층 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참석자들의 헌화가 끝난 후, 검은 양복 차림의 교육감이 추모사를 했고, 유가족 중 한 명이 나와 비장한 목소리로 조시를 낭독했다. 뒤이어 나온 유가족 대표는 간밤에 벌어진 ‘10·29’ 참사를 언급하며 23년 전 희생된 57명의 학생을 추모하는 동시에 정보공개가 원활하지 않은 행정의 난맥을 결연한 목소리
정부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지금까지 지정된 특별재난구역은 산불, 태풍, 지진 등으로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었다. 정부는 이번 참사를 사회재난으로 분류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재난은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재난이 98∼99%에 달한다. 나머지 1∼2%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고 해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재난이다. 그래서 모든 재난이 사전 예방과 대비가 중요하지만, 특히 사회재난의 경우 자연재난보다 예측과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인명피해가 이렇게 큰 재난은 갑자기 큰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대작 ‘이미지의 배반’에 등장하는 유명한 경구이다. 그림 속 파이프는 실제 존재하는 파이프를 모방한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의 의미를 재해석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람들은 파이프가 아니라는 문구로 의미 부여와 해석을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작품을 해석하는 의미 부여가 혼란스러운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액자 속 그림을 감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의 관점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감상자가 바라보는 방식과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 오면 옛 중국은 변방 이민족의 침입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이제 곧 청량한 10월이 오면 중국은 새로운 체제를 수용할 것이다.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의 3연임이 결정될 것이고, 11월 말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그를 마오쩌둥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서 3번째 결의라고 한다.시진핑이 두드러지게 성취한 것은 부패 척결과 경제구조 개혁이라고 한다. 서방의 관측과는 달리 그의 정책이 중국 내부에서는 대참사로 보지 않으며 ‘코로나 제로 정책’도 성공적이라고 보는 모양
올 여름 파키스탄이 만난 재앙은 끔찍했다. 1천 명 넘게 사망하고 3천만 명 넘게 피해를 봤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우리도 예외일 수 없는데, 지난 8월 국지성 호우로 고급 승용차 수천 대가 잠긴 서울 강남은 피해가 얼마나 클까? 서울시장은 1조 원이 넘는 예산의 대심도 저류시설로 100년 빈도 폭우에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반지하 서울시민의 거처를 안전한 곳으로 옮길 비용이 넘어설 테니, 토건자본은 100년 빈도의 호재를 만났다.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최근 6차 보고서를 채택하면서 각국 정부에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시의원 후배의 꿈 얘기를 들었지요. 지난밤의 취기를 다스리며 사무실에 출근하니 편지 하나가 도착해 있더랍니다. 꿈속의 후배가 (자신의 꿈속) 기억을 더듬으며 내게 말해 준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믿는 건 자유입니다."의원님,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시군구 의원까지 대한민국 의원 선거는 시민에게 봉사할 일꾼을 뽑는 게 아닌가 봅니다. 선거 때는 유권자 앞에 납작 엎드려 있던 그들은 당선되는 순간 갑자기 표정이 바뀌며 군림하려 듭니다. 지방선거를 통해 시군구 의원을 뽑는 이유는 더 가까운 곳에서 시민
이미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어린아이 인구보다 더 많고, 생산인구는 감소 중이다. 노인 인구가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노인 돌봄 문제가 사회적 관심으로 더 부상되고 있다.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이에 따라 홀몸노인도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자녀가 성장해 독립하고 나면 홀로 나이 들어 가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므로 스스로 변화하는 과정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평균 83.5세, 건강수명은 73세로 추정하므로 이 사이 10년 정도는 질병과 함께 살다가 사망하는 것으로 본다. 점점 증가하는 기대수명만큼 건강
멘토는 인생의 스승, 가르침을 주는 사람, 인생에 영향을 끼친 사람을 지칭하는 함축적 개념이다. 공감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해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기분이다. 자신이 만들어 가는 삶에 공감해 주는 맞춤형 멘토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공감과 소통에 문제가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이는 자폐 스펙트럼 주인공을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맞춤형 멘토가 등장한다. 장애와 정상의 이분법적 사고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발달장애인이 편견 없이 살아가긴 쉽지 않다. 드라마 속 우영우는 164의 높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이룩한 현대 문명의 동력이 된 에너지는 석탄, 석유와 천연가스로 대표되는 화석연료였다. 이같이 인류 문명에 이바지한 화석연료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으로 어느 사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이에 ‘탄소중립’ 유지라는 낯선 과학이 대부분 국가의 기후변화 목표가 됐다.이러한 기후변화 정책에 복병이 나타났다. 코로나 역병과 ‘특수군사작전’이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물론 이 복병 이전에도 에너지 위기의 조짐이 보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자동차 광고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송도신도시에 유명 연예인이나 고액 연봉을 받던 스포츠 선수가 여럿 거주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그만큼 살기 좋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은데, 그들이 인천의 정체성을 얼마나 공유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고급 주택을 배경으로 인천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 사실에 뿌듯해하는 시민을 만난 적은 없다. 영화와 드라마에 인천의 지리와 문화, 역사와 정체성이 거의 반영되지 않는 탓이리라. 청라 아파트 단지의 한 도서관에서 지역 환경에 대해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신청자는 많아도 5차례 이어진 강
올 상반기에는 두 개의 큰 선거가 연이어 치러졌다. 촛불혁명 이후 권력을 잃었던 특정 정치세력이 두 건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함으로써 현재 정치판은 극도의 혼란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새로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퇴임한 전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는 현실에서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마음이 불편하긴 마찬가지일 테다. 하지만 곧이어 치러진 지방자치선거에서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압승을 거두자 한껏 고무된 새로운 정권의 담지자들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요직 인사에서 검찰 출신을 전진 배치하고 함량 미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오래 자리를 굳혔다. 자살률 1위가 되자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공공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적으로 최고 우위에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껭에 따르면 자살은 의학적 진단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동안의 사회규범이 바뀌고 변할 때 나타난다. 경제적 위기, 전쟁 등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사건이 사회규범을 깨뜨리는 요인이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IMF처럼 갑작스러운 경제위기와 같은 사건이 해결을 위한 집단의 결속을 일으켜 오히려 자살 생
산천초목이 짙어지는 신록의 계절 6월에 대학 캠퍼스는 기말고사와 학생 상담으로 분주하다. 코로나로 단절된 강의가 다시 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면서 삭막했던 캠퍼스에 낭만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엔데믹(endemic) 블루 현상으로 학생들은 소통의 낯섦을 체험하고 있다. 엔데믹 블루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느끼는 우울감과 불안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오랫동안 캠퍼스를 떠났던 학생들은 면대면 강좌의 생소함을 느끼고 있다. 대면 강의를 낯설어하고 어색해하는 모습에서 최근 학생들이 선호하는 소통 방식
황해도 사리원 자료를 검색하다 황해도 소주 생산량의 절반이 봉산군에서 만들어진다는 조선신문 1928년 9월 11일자 기사에 눈이 갔다. 세금납부액이 많은 소주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사료로 사용해 축산업 활성화가 가능하고, 비료가 되는 가축분뇨는 농업을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기사 말미에서는 생산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평양의 오히라(大平), 인천의 아사히(朝日), 부산의 마스나가(增永)를 언급했다. 당시 이 회사들은 당밀(糖蜜)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주정식(희석식) 소주 공장으로 최신 발효 방식을 이용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소리나 문자 따위의 수단을 언어라고 사전에서 정의한다. 인간은 언제부터 이런 언어로 소통했을까? 창세기에는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그 이름이 되었다"는 소통의 기록이 있다. 한편, 학계에서는 현생인류로 분류되는 호모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언어 덕분이라고 한다. 왜 언어가 이런 위력을 가지게 됐을까? 철학자들은 언어를 개념적 사고의 화신이라고 하며, 우리가 이성이라고 부르는 것도 언어 행위 능력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같은
늦은 가을이면 넓은 잎사귀를 떨어뜨리며 늦은 시간 귀가하는 중년의 마음을 쓸쓸하게 맞아 주던 양버즘나무가 이맘때 전혀 그늘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모르는데, 벌써 답답해진다. 초여름이면 가지마다 잎사귀를 무성하게 펼치며 여름철의 햇볕을 차단해 주던 도시의 오랜 가로수였는데, 줄기에 곰팡이를 달면서 맥을 추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작년 이맘때 닭발처럼 잔혹하게 가지를 잘라낸 ‘강전정’ 때문일까? 이러다 도로를 가로지르며 맥없이 쓰러지는 건 아닐까?연수구청 근처, 자동차 소음 심하던 아파트에 살다 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