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休暇)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직장·학교·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겨를을 뜻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휴가를 근로의무가 있으나 근로자의 휴가 청구로 인해 근로의무가 면제된 날로 정의한다. 이처럼 휴가는 근로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때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낼지 미리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쉬면서 평소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밀린 독서나 영화 보기, 여행 등. 근자에는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많은 관심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증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다. 바로 이 드라마 덕분에 사람들이 근래 들어 갑작스레 자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리고 드라마의 내용과 별개로 자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알고리즘’을 통해 표면으로 떠오르며 이와 관련된 여러 사회적 이슈가 생겨났다. 이 드라마에서 이따금 언급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ASD)’는 우리가
해양은 예로부터 역사적으로나 문화·인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근대 이후 해양으로 진출한 국가는 대제국을 건설하기도 했으며, 자원의 보고(寶庫)인 바다를 인식해 한 뼘의 바다라도 더 차지하려는 해양영토 분쟁이 이어지는 등 현대까지도 바다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해양은 경제 가치에 치중됐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해양은 바다가 가진 포용력 및 역동성과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고 있는 듯하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영국·호주·일본 등 해양으로 번성했던 도시들의 최근 행보가 참조할 만하다. 이들 나라는 바다가
황해도는 심청전과 거타지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백령도가 배경이 되는 설화들이라고 한다. 설화들이 작성된 지역적 배경과 장소 등에 있어 문헌 내용과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 의문을 제기한다. 서해 용궁과 관련된 설화 중 고려 태조 왕건의 증조부 작제건도 있다. 작제건은 1100년 서해 바다에서 용왕의 부탁으로 중으로 변신해 불경을 외우며 용왕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구름 속에 숨어 있는 늙은 여우 부부를 활로 쏘아 죽였다. 그러자 용왕은 즐거워하며 용궁으로 작제건을 초대해 용왕 딸과 혼인시켰다는 설화가 있다. 개성
최근 한 독서모임에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연이어 읽었다. 두 여행기는 18세기 후반 동서양의 두 지식인이 당시 동서양의 문화적 중심지를 여행한 견문록으로 비교할 만한 것이어서 흥미로웠다. 「열하일기」는 연암이 마흔네 살이던 1780년 5월에서 10월까지 6개월 동안 사신단을 따라 청나라 북경과 열하 등지를 여행하고 돌아와 3년 후에 편찬한 글이고, 「이탈리아 기행」은 괴테가 서른일곱 살이던 1786년 9월부터 1788년 4월까지 약 20개월 동안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 등지를 여
오래전 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필라델피아 내셔널 뱅크’ 국제부로 파견근무를 떠났다. 더하여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Wharton School)에서 공부할 기회까지 얻었다. 첫날 첫 시간 교수의 개강 멘트는 지금껏 뇌리에 생생하다. "여러분! 명품 정신이란 지혜로운 판단(점·點)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선·線), 인내하고 숙성시켜 가는 정신자세(면·面)입니다." 매사 생각하고 실천하며 철학으로 정신세계를 구축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한동안 금융연수원에서 마케팅 전략을 강의하며 이 점→선→면에 대
‘정(情)’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어휘다. 사전에 따르면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일반인 사이에서 통용되는 ‘정’의 개념은 단어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 정은 어머니의 모정, 친구 사이의 우정, 연인끼리의 연정 등 한국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끈이다. 이른바 ‘정’은 ‘관계 맺기’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관계 맺기에 동원되는 형용사의 경우를 보더라도 ‘가는 정’, ‘오는 정’, ‘고운 정’, ‘미운 정’, ‘두터운 정’, ‘애틋한 정’ 등처럼 다양한 수사가
요즘 교동도는 인천에서 핫한 지역 중 한 곳이다.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주말이면 교동도를 찾는 이들의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된 데에는 2014년 개통된 교동대교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교동도를 찾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화 인화리 검문소에서 출입허가증을 받고 교동대교 입구에서 다시 확인을 받아야 했다. 그것이 올해부터는 교동대교 앞에서 출입허가를 받는 것으로 절차는 줄어들었으나, 도로가 비좁은 관계로 주말이면 대기하는 차량이 너무 많아 발길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사현장에서 출토된 유물들의 전시가 지난해 11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금속활자들이 담겨 있던 깨진 항아리도 전시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출토된 금속활자는 1434년 주조된 갑인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1436년 인쇄된 「자치통감」·「대학연의」·「근사록」 등의 서체와 유사해 갑인자로 학자들이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시력이 나빠진 세종이 활자를 크고 단정하게 제작해 서적을 인쇄하라고 집현전 김돈에게 지시해 주조된 것이 갑인자다. 「자치통감」·「대학연의」·「근사록」을 갑인자로 인쇄했을 것이라는
5월은 ‘가정의 달’로 일컬어진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의 기념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어버이날 하면 당연히 어머니를 떠올리던 것에서 아버지로 그 대상의 폭이 넓어지게 됐음을 느끼게 된다. 이는 어버이날이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기념해 제정한 날이지만, 이전의 ‘어머니날’을 확대해 정한 날이기 때문인 점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우리나라 현대시에서도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시의 제재로 취하고 있는 작품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관심을 끄는 시 중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여전히 암담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 추세로 세계 정세는 더욱 불안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며 새로운 ‘냉전 시스템’의 전조가 명징해져 간다.이번 전쟁뿐만일까? 오랜 역사 동안 우리 인류는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탄압, 고문, 약탈, 학살 등의 참혹한 폭력을 줄기차게 자행해왔다. 인간의 폭력성과 잔혹성, 배타성, 광기, 불평등의 역사가 이어진다.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우리의 조상인 사피엔스가 같은 유인원인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살아남은 ‘형제 살해범’임을 밝혔다. 3만 년 전에 사피엔스가 네
국내에도 장서가들이 많다고 하는데, 책에 예를 표하는 도서제를 거행한다는 소식은 없는 듯하다. 옛날 중국의 황소보라는 사람은 많은 책을 모으는 것으로 유명했다. 매년 제야에 취미를 같이하는 이들과 모여 도서제를 거행했다고 한다. 당나라의 시인 매도도 1년의 마지막 날에 자신의 시제를 거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시인이었다. 오래전에 독서 모임회가 열린다는 포스터가 도서관에 자주 붙어 있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모임이 없어 보인다. 신문을 많이 모으는 사람들도 신문과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창간호부터 신문을 구독해 온 독자들을 창간기념호에
설화는 구전되는 속성상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 사회·문화적 요소와 지리적 특성 등이 가미돼 그 지방 고유의 특색을 지닌 설화로 전승되기도 하고, 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인 경향을 띠며 전승되는 설화로 되기도 한다. 지역별 문화 교류가 활발한 곳일수록 전국적인 경향을 띠는 설화가 많다. 이에 반해 문화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지역은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설화가 많이 전승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서 지역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특수성 때문에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곳이기에 내륙보다는 상대적으로 지역적 특색을 지닌 설화가 많다고 할
지금으로부터 꼭 60년 전인 1962년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간됐다. 당시 미국 사회의 환경문제에 큰 경종을 울리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 책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준엄한 목소리로 다가온다.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준 중요한 인식 중 하나는 ‘살충제’가 아니라 ‘살생제’였다는 것이다. 살충제는 말 그대로 벌레에 대한 강력한 살충 효과를 지니지만, 그 효과가 단지 벌레만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생물은 물론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했으며, 심지어는 사람에게까지 치명적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조선족 동포가 한복을 입고 참가했다.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며 생활하는 모습에 반가웠다. 중국에서 조선족 동포로 생활하게 된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우리가 간도(간토) 땅이라 부르던 만주 대륙은 우리 영토다. 고조선에서 조선까지의 역사와 문화가 있는 곳이다. 만주에서 생활하는 조선족 동포들은 일본에 의해 만주 땅에 머물게 됐다. 대한제국 시절까지는 조선으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 조선과 중국 (청나라)은 국경선 관념이 없었다. 만주와 마주하는 평안도와 함경도 주민들은 압록
백제 근초고왕 27년(372년)~개로왕 21년(475년) 동안 중국으로 내왕(來往)하는 사신들이 머물던 객관(客館)을 능허대라 한다. 내왕객들은 한나루(大津) 포구에서 배를 타고 중국 등주(登州)로 향했다. 능허대 관련 자료가 넉넉지 않은 상태이되, 해당 공간을 방문해 느낀 소회를 남긴 경우가 있어 이것이 공간을 이해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 권시(權시, 1604~1672)가 ‘능허대에서 놀다(遊凌虛臺)’라는 시문을 남겼다. 그는 1627년 증광초시(增廣初試)에 합격해 공주(公州)로 내려가기 전까지 인천에 거주했다. 인천과 관련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과 제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진행 등 범사회적인 변화는 문화예술계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확대되면서 디지털 환경은 빠르게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또한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문화예술 분야도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이제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환경에 익숙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①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문화예술 가치사슬의 확장 ②문화예술 분야의 새로운
인천시 동구 만석동 부속섬 작약도 지명은 일제 잔재라는 주장에 수긍하기도 했다. 얼마 지나서 만석동 지명도 일제 잔재라는 주장이 연달아 나와 자료를 찾아봤다. 만석동은 고유 지명이라고 일본인들도 말하고 있다. 작약도 지명은 일제 잔재라는 추정으로 2020년 5월 물치도로 변경됐다. 이런 과정을 만석동 주민들과 시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선사시대 유적인 패총과 석기류들이 발견되고 출토된 만석동과 작약도는 역사가 오래돼 애착과 자부심도 품게 되는 마을이다. 지난해 4월 많은 만석동 주민들과 시민, 학생들은 일제 잔재 지명이라는 오명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로 시작되는 시 ‘고향’의 시인 정지용. 올해는 그가 태어난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1902년 충청북도 옥천에서 출생한 그는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한국시사에 끼친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문장’지의 시 부문 추천위원이기도 한 그는 청록파 시인을 비롯해 당대 유명 시인을 발굴하는가 하면, 윤동주 등 시인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설만이 존재할 뿐인데, 납북설과 월북
지난해 말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세어도에 갔었다. 2013년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가을이라 맑은 하늘은 물론 낚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건만,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세어도로 가는 길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래도 경인아라뱃길 아라서해갑문에서 정서진호를 타고 가는 여행, 주변의 크고 작은 섬과 넓게 펼쳐진 갯벌은 섬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세어도(細於島)는 인천광역시 서구 신현원창동에 속해 있다. 원창동은 조선시대 삼남지방에서 배편으로 올라온 세곡을 하역하고 보관하던 마을로, 부평부 석곶면 소속이었다. 19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