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이 향후 30년간 직면할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필자는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라고 답할 것이다. 구글에서 ‘기후변화’와 ‘출산율’을 입력하면 각각 대략 1천360만 건과 473만 건이 검색된다. 이 수치는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가 다른 어떤 이슈보다도 한국민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이슈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둘 다 우리 삶에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이지만,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인식이나 방식에는 이중성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이중적인 인식의 저변에는 기후변화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
지난주 끝난 미국의 PGA(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Tour의 투어 챔피언십(Tour Championship)에서 우리나라 임성재가 공동 2등의 탁월한 성적을 거뒀다. 이경훈도 27위를 했다. PGA 투어란 미국과 북아메리카에서 세계의 남성 프로골퍼들이 경쟁하는 비영리기관이다. 반면 LPGA는 여성 골퍼들을 위한 기관이다. 투어 챔피언십은 지난 1년간 PGA에서 뛴 선수들의 성적을 총 집계한 결과 상위 30위 선수들만 겨루는 별들의 전쟁이다. 그리하여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만 해도 대단한 성과로 평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8월 8일부터 인천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2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엄청난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비난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침수의 근원적 원인을 살펴보는 자세는 부족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기후변화 문제로 강우패턴도 크게 바뀌었다. 온도, 증발산량 등 기상조건이 바뀌고 빗방울을 만드는 미세먼지 등의 영향인자들이 달라지면서 과거의 강우 패턴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빗물배제 시설 설치의 기준으로 10년 빈도, 20년 빈도, 50년 빈도등을 사용하는데, 10
인천시의 근현대 건축자산 보전 정책 용역은 2014년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각 지자체별로 시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법이 시행된 지 8년이 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걸음마를 떼기도 힘들어 보인다. 전수조사 진행 후 그 다음 과정에서 건축자산의 사유재산 문제를 용역의 실시 중단 이유로 언급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애초부터 사유재산에 대한 강제 규정이 없는 법률을 이해 없이 용역을 진행했다면 더 큰 문제다. 그동안 인천시의 용역 방식이나 인력풀, 관행 등을 보면 예상되는 행보다.사업이
‘달과 6펜스’는 위대한 화가였던 폴 고갱의 삶을 모델로 한 서머싯 몸의 1919년작 장편소설 제목이다. 30년도 더 전 대학시절에 이 책을 읽었는데 참 재미없었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쏘아 올린 달 탐사선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머릿속에 이 소설의 제목이 집요하게 떠오른다. 이번 글에서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나라 우주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지난 6년 동안 우여곡절 끝에 2천367억 원이나 들여서 개발한 ‘다누리’ 달탐사선을 지난 8월 3일 아침에 우주로 떠나보냈다. 앞으로 5개월 동안의 여
디지털 대전환시대의 사회는 진화된 융합 디지털기술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 생활양식, 사회문화 전반이 업그레이드된 사회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사회는 투입(Input)은 1/2로 줄고 이익은 2배로 된다. 핵심기술요소로는 모바일(Mobil),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있다. 이러한 지능형 기술이 센서와 데이터 수집 등 다양한 연결고리를 통해 인간과 사물 간의 의사소통에서 사물과 사물 간의 의사소통까지 확장되고, ICT간 융합에서 타 산업과의 융합까지 이루어지며
국내외적으로 역량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바 있다. 특히 역량교육이 지식과 기능 뿐만 아니라 가치와 태도를 교육의 내용으로 포함한다는 점에서 교육과정에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일관성 있게 구성할 것인가의 문제가 최근 교육 연구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역량교육의 흐름은 이제껏 지식의 전달을 위한 수업과 결과 중심의 평가가 만연했던 우리 학교 현장의 수업과 평가 문화를 바꾸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역량 기반의 교육과정에서 학생의
18세의 한국 젊은이가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젊은 나이에 도저히 구현할 수 없는 예술적 영감과 테크닉이 압도적 우승으로 이끈 힘이다. 한동안 "허준이처럼 수학하고, 임윤찬처럼 음악하라"는 패러디 문구가 유행처럼 떠돌았다. 그런데 신드롬에 가까운 임윤찬 현상에는 독특한 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단테의 「신곡」 번역본을 모두 구해 거의 외울 정도가 됐다는 그의 고백은 "가장 깊은 아픔을 겪었을 때 음악이 탄생한다"는 그의 인터뷰 내용과 "고통 중에도 별을 바라보라"는 「신곡」의 메시지가 중첩됐을 때 비
정치권에서 여야 대립의 골이 깊거나 혹은 같은 당끼리 논쟁이 있을 경우 상대를 향해 중용을 지켜야 한다거나 지킬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때 우리가 생각하는 ‘중용(中庸)’은 막연히 ‘중간’, ‘중립’ 정도의 ‘그저 적당한 것’을 의미하는 말로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동양적 사상에서 중용(中庸)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사서(四書)의 하나인 「중용(中庸)」에서 유래했다. 「중용(中庸)」은 「예기(禮記)」의 49편 중 31편으로, 송나라 때 주자(朱子)가 성리학을 집대성하면서 사서(四書)의 하나로 명명(命名)됐다.「중용」은 사람이 세상
필자는 매 학기 지도학생과 상담 시간을 가지며 학교생활, 진로, 교외 활동, 등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럴 때면 학생들에게 많이 듣는 얘기 중의 하나가 "교수님, 대학교 생활은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막상 졸업 후에 어떠한 진로를 가질지 모르겠어요"라는 한숨 섞인 고민이다. 사실 필자가 대학생일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가졌던 고민 중 하나도 역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었던 것 같다. 주변 친구나 주위 분들의 걸어온 길을 옆에서 보면 대학 졸업 후 가진 첫 직장이나 관련 산업 분야에서 20~30년 동안 근
TV 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대부분 프로그램은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상에 대한 기록물(다큐멘터리)이다. 1922년 처음 발견된 이집트 18대 왕조 파라오인 투탕카멘(기원전 1341년 즉위) 무덤 벽화 속 왕의 사냥, 전쟁 모습 및 황금 데스마스크 등은 경이로운 문화유산이다. 스코틀랜드에서 로마군의 요새와 요새 밖 집터에서 발견된 가죽 신발은 서기 70여 년경 로마군과 가족의 스코틀랜드 원정을 보여 준다. 연매출 445억 달러인 나이키의 경쟁력은 사람의 발을 편하게 만들려는 디자이너와
조숙한 허무주의자 소년 때부터 나에게 책 읽기는 거의 유일한 취미였고 관심 주제는 대체로 인생의 궁극적 질문에 관련된 것이었다. 고갱의 대작 그림에도 있고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벽에도 있는, 예술과 과학을 관통하는 그 궁극적 질문들이란 바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였다. 철학, 종교, 문학, 예술이 각자 그럴듯한 답을 제시하기도 했고 중년 이후 읽어 온 과학책들은 보다 합리적이고 보편성 있어 보이는 답을 설득력있게 제시하였다. 인문학과 과학을 종합하여 이제 더이
필자는 2016년부터 매년 1 학기마다 고등학교 4학년이라는 신입생이 올바른 대학생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양필수 과목들(학생들의 인성, 진로, 인문소양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개설된 신입생 과목들)을 강의해 오고 있다. 상대평가를 받는 전공과목들과 달리 수강생들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만 받으면 이 과목들을 패스(pass)할 수 있다. 따라서 매년 평균 85%의 학생들이 큰 문제 없이 이 과목들을 이수해 왔다. 2022년 1학기에는 2년 만에 대면 강의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거리 두기 제한으로 인해 신입생들은 대면
Brown과 Hayes(2008)는 광고와 재무 성과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의 마케팅에서 광고가 가장 큰 예산 항목을 차지한다. 광고가 회사의 연간 지출의 고정적인 요소일 수 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영진이 점점 늘고 있다. 이 점을 최근의 Brandchannel 설문조사가 잘 보여 준다. 세계 5대 브랜드 중 4개는 광고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최고속 성장 10대 브랜드 중 7개도 이와 같다. 광고와 재무 성과 사이에는 입증된 인과관계가 없다. 광고는 녹고 있는 마케팅이라는
벌써 2022년 6월이다. 어느새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세 번의 연이은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윤석열 대통령은 0.73%p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됐다.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더 크게 이겼다. 서울과 인천은 시장과 함께 기초단체장까지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경기지사는 박빙으로 다투다가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지만 기초단체장은 국민의힘이 우세하게 구성됐다. 지난 12년간 민주당이 지배했던 충청남·북도와 강원도, 그리고 대전시, 세종시 광역단체장들
IT는 융합시대를 견인하는 핵심기술이다. IT는 도구적 차원의 기술을 넘어서 우리 일상의 삶을 변화시키는 핵심적인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IT가 지니는 융합의 힘이다. IT는 다양한 분야와의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기대된다.예를 들어 2021년 전자통신연구원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패션마켓 플랫폼은 사용자의 취향과 최신 트렌드,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수만 장에 이르는 새로운 디자인을 생성해낼 수 있다. 인공지능 의상디자이너인 것이다. 유사한 기술로,
근 30년을 인천에 살면서 교육자라는 직업을 가진 내게 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다름 아닌 인천의 학력 수준이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인천을 떠나는 사람도 많이 봤다. 실제 내가 근무하던 대학에서도 과반수의 교수들이 충분치도 않은 봉급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교통 사정을 감내하며 서울에서 거주했다. 자녀 교육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교육부가 과거 발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2010년부터 2014년에 걸쳐 인천지역 고교생의 국·영·수 학력은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기초학력은 2
초인간적 운명 ‘포르투나(fortuna)’와 인간의 역량 ‘비르투(virtu)’는 마키아벨리 「군주론」을 관통하는 핵심어다. 인간의 의지나 능력으로 통제하기 힘든 외적 조건이 포르투나라면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비르투다. 마키아벨리는 이 두 개념을 상정하면서 당시 지식인 사회에 팽배한 운명론과 과감히 결별한다. 우리 삶에 미치는 포르투나의 영향력은 절반을 넘지 못하며, 나머지 절반은 인간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운명은 그것을 장악할 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인간에게 가혹할 정도로 복수하지만, 운명을 기
지역 정체성을 가진 건축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 및 사회문화적 산물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 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무수히 지어지는 콘크리트 더미 속에 인천의 지역적 정서, 의식, 문화, 철학을 드러내는 차별화된 건축은 없다. 인천은 개항 이후 산업화·근대화되면서 도시팽창이 있었고, 건축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전쟁 후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값싸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건축들을 양산하게 됐다. 당시는 이것이 최선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선진국 경제에 가까운 현 시점에서 지어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새로운 냉전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변화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더욱 혼란스럽고 두려움이 크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는 손자병법의 오랜 전략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점이다. 현대전에서는 정보력과 국민역량이 뒷받침 돼야 하고, 글로벌 사회에 신뢰를 주고 매력적인 국가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군사력과 경제력 등 하드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