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생존하는 동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생활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이는 도덕적·윤리적 요청임과 동시에 법적 요구이기도 하다. 법상 ‘주의의무(注意義務)’란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일정한 주의를 해야 할 의무를 말하는데, 이는 신의칙(信義則)의 중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주의의무는 그 기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와 ‘자기를 위하는 것과 동일한 주의의무’로 나뉘는데, 후자의 주관적 주의의무는 전자의 객관적 선관주의의무에 비해 약한 주의의무로 취급된다.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란 그 사람의 직업과 사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미국은 자국 내에 구금 중이던 마이클 테일러(59)와 그의 아들 피터(27)의 신병을 일본으로 넘겼다. 이들 미국인 부자(父子)는 보수 축소 신고, 횡령 등 개인비리 혐의로 일본 검찰에 의해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던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을 2019년 12월 레바논으로 탈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미 당국에 의해 체포된 테일러 부자는 곤 전 회장의 탈출로 망신을 당한 일본 검찰이 부당하게 자신들을 기소한 것이라며 일본에서 재판받기를 거부했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이 일본 당국
지난 25일(현지시간)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참 놀랍고도 축하할 일이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非)영어 작품 최초로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던 데 이어 한국 영화계가 연거푸 이뤄낸 쾌거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우리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줬고, 특히나 코로나로 힘겨운 국민들에게 신선한 기쁨을 선사해 줘서 고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춤과 노래를 즐기는 민족이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우리가 가진 특유의 문화·
지난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승리했다. 특히 가장 관심이 쏠렸던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득표율 57.50% 대 39.18%라는 큰 격차로 압승했다. 선거일 이전에 실시된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여당의 패배가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전날까지도 "민심이 우리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샤이 진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등의 말을 했던 점을 보면 여당은 ‘설마’ 이처럼 큰 격차로 패배할 줄은 예상치 못한 것 같다. 불과 1년 전인 지난
요즘 ‘미얀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처참한 비극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반발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면서 이미 수백 명이 사망했고 수천 명이 체포됐다. 국제사회로부터 터져 나오는 비난의 목소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계속하고 있다. 미얀마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다. 우리나라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듯이 미얀마는 1885년부터 1947년까지 60여 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우리 국민들이 1961년 박정
법조인들은 대개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법을 해석하거나 집행할 때 ‘법적 안정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법적 안정성’이란 사회 구성원들이 법에 의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법의 해석과 적용이 오락가락하게 되면 합법과 불법 경계가 모호해져 국민들의 생활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법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인 ‘질서유지 기능’이 상실된다. 그래서 법조인들이 법을 해석하거나 집행할 때에는 가급적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신중하게 판단을 하다가 ‘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우리 사회에 여전히 폭력이 횡행하고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직장폭력, 군내폭력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엔 여자 프로배구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학폭) 사실이 드러난 사건을 계기로 과거에 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들의 폭로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미투운동이 확산됐던 것처럼 들불같이 번지고 있다. 우리 국민은 예로부터 정(情)이 많은 따뜻한 정서를 지닌 국민이었다. 그런데, 뼈에 사무친 고통을 안겨준 일제강점기와 전쟁, 명령·지시 위주의 통제
주지하다시피, 고대 그리스에서는 BC 6세기에 민주적 체제 유지에 위험한 인물을 투표로 결정해 5~10년간 국외에 추방하는 오스트라시즘(ostracism) 즉 도편추방제((陶片追放制)를 시행했었다. 당시 종이는 매우 귀하고 비쌌기 때문에 투표는 도기 파편이나 조가비 위에 추방 대상자의 이름을 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민소환제(國民召喚制) 내지 주민소환제(住民召喚制)와 탄핵제도(彈劾制度)의 연원(淵源)이라고 생각된다. 소환제도(recall)는 선출직 공무원 중에서 유권자들이 부적격하다고 생각하는 자를 임
기나긴 선거여정을 거치고도 선거 결과를 두고 첨예한 대립과 극심한 혼란의 모습마저 보였던 아슬아슬한 시간들을 지나 지난 21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당선자가 마침내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그의 취임사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우리는 민주주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배웠습니다. 민주주의는 부서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지금 민주주의는 승리했습니다(We’ve learned again that democracy is precious. Democracy is fragile. At this hour, my
새해를 맞아 사람들은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자못 진지한 시간을 보낸다. 특히 2021년은 코로나 상황이라는 전대미문의 고통 속에서 맞는 새해이기에 국민들의 마음가짐이 다른 해보다 비장하고 결연하다. 금년이 ‘신축년(辛丑年)’ 즉 흰 소띠의 해로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해’라고 하니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져보려 애쓰지만 불안감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사회지도층과 정부는 국민을 위로·격려하며 희망을 불어넣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자칫 허탈감과 좌절, 낙담에 빠
매년 연말이면 으레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는 말이 나오기 일쑤지만 지나온 2020년도 역시 그 말이 매우 잘 어울리는 한 해였다. 코로나, 공수처, 검찰개혁, 부동산 등의 주제어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됐고, 조국과 정경심, 추미애, 윤석열, BTS 등의 인물도 뜨거운 화제의 대상이었다. 최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지가 세간에서 초미의 관심을 받았었는데, 지난 24일 그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認容)되면서 징계를 추진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큰 타격을 입게
금년 정기국회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국민들의 관심을 더 크게 받았다. 국가의 운영과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법들이 많이 다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일 통과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말도 많고 야당의 반대도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다수당의 힘으로 법안 통과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물론 여야가 합의해서 법안을 통과시켰더라면 좋았겠지만 여당은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밀어붙인 것으로 보여진다. 야당
요즘 부동산과 관련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 급등한 강남아파트 가격을 잡겠다고 시작한 ‘핀셋 규제’가 확산되며 ‘풍선효과’를 일으켜 많은 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겠다며 정부·여당 주도로 입법한 ‘임대차3법’도 부동산 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내 집 마련에 불안감을 느낀 20~30대까지 주택 구입에 나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나섬)현상마저 나타나면서 주택 가격이 더욱 치솟고 있고, 전세 가격마저 크게 치솟았다. 다세대·연립주택에까지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고 있고, 월세도
202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던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본부에서 가진 AP통신 인터뷰에서 "올해보다 더욱 심각한 최악의 식량 위기가 내년에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최대 1억3천만 명이 만성적인 기근 상태로 내몰릴 것이라고 전망했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식량 생산과 공급이 감소되면서 연말까지 세계 기아 인구는 당초 전망보다 2배 늘어난 2억7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한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보
우리 속담 중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그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면 그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진정 어린 사과를 한 후 악화됐던 인간관계가 호전된 실제 사례는 적지 않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종전보다도 훨씬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종교에서도 ‘회개(悔改)’를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매우 중시한다. ‘반성’과 ‘사과’의 가치가 얼마나 지대한 것인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마땅히 해야 할 ‘반성’과
최근 병역문제가 또다시 세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허용해야 할지에 대해서다.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 특례 허용 여부와 관련해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은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받은 ‘대중문화예술 분야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 관련’ 자료에 따르면 병무청은 방탄소년단의 병역 혜택에 대해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병무청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세금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세법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불만, 세금 산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불만, 세금액이 너무 과중하다는 불만 등등이다. 들어보면 일응 수긍이 간다. 법이 너무 자주 바뀌면 법적 안정성을 해쳐 혼란과 피해를 초래하게 되는데, 세법이 너무 빈번하게 바뀌다 보니 국민들의 재산 형성과 계획에 예기치 않은 피해를 주게 된다. 또한 세금 산정이 너무 복잡해서 일반인은 물론이고 세무공무원이나 세무사에게 물어도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또 세금액이 너무 과중하다는 불만은
코로나19 상황하에서 사람들이 우울·불안 등의 증세를 경험하게 되면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옆집에 사는 젊은 부부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워줄 때마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한다. 아이가 온종일 방 안에서 지내다가 부모가 마스크를 씌워주면 외출을 준비하는 것을 눈치 채고 방실방실 웃으며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런 답답한 나날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쾌·유쾌한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의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발매한 영어 신곡 ‘다이너마이트(Dyn
‘사람은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새끼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언이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다. 피임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한 가정에 자식을 5~10명씩 많이 낳던 시절에는 부모들이 모든 자식을 뒷받침할 수 없었기에 ‘능력과 의욕이 있는’ 자식 한둘만을 서울에 있는 대학에 보냈었다. 요즘말로 얘기하자면 소위 ‘선택과 집중(Choice and Concentration)’ 전략을 실천한 것이다. 농사일을 하는 등 고향에 머물렀던 다른 자식들도 꿈을 찾아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몰려들었다. 1950년대 이후 그런 추세가 더욱
지난 5일부터 ‘탐정’ 명칭을 사용한 영업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관련 업무를 했던 사람들은 ‘민간조사원(PI)’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지만, 이제 ‘탐정’이란 이름을 달고 탐정사무소 개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탐정 명칭 사용 가능 결정을 한 데 이어 지난 2월 국회에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개정함으로써 ‘탐정 명칭 사용 금지’ 조항을 삭제한 덕분이다. 탐정업과 탐정 명칭 사용은 1977년 제정된 이 법에 따라 금지됐지만, 이번에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서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5일부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