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이들의 등용문이자 각 분야의 좋은 작품으로 자웅을 겨루는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은 개최 50주년을 넘었고, 인천광역시 공예품대전도 40주년이 지났다. 매년 100점 이상의 작품이 출품되고 있지만 인천을 대표하는 작품 중에서는 아직 대통령상을 배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화문석과 목공예 분야가 강세인 데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이제라도 스스로 한 번쯤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인천대회에서 입상하고 전국대회의 대통령상 후보까지 올랐던 작품 하나는 순수한 자신의 작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달 31일부터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 당사국총회가 개최됐다.11월 1일부터 2일까지 있었던 기후변화 정상회의에는 대통령까지 참석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왔다.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실천 방안을 합의하는 것이 이번 당사국총회의 주요 의제다. 구체적으로는 2019년 제25차 마드리드 당사국총회에서 결론 내지 못했던 파리협약 제6조의 국제탄소시장 관련 세부이행규칙(Paris Rulebook)을 완결해야 한다.제26차
우리는 지금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어떤 목적지가 있고 또 그곳에 다다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생뚱맞은 질문일지 모른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질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는 애초에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이 없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일부러 회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는 순간 순간 갈림길에 놓여 있고 어떤 형태로든 선택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질문과 마주해야 한다.대한민국의 현 상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비전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새
어릴 적 경북 고령에 있는 외삼촌댁에서 방학을 보내곤 했다. 추위나 더위가 기승이면 밖에서 놀지 못하고 꼼짝 없이 사촌형과 단출한 작은 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그럴 때면 사촌형은 작은 스피커 두 개가 달린 라디오에서 잡음이 나오지 않게 천천히 주파수 돌려 FM을 틀어 두었다. 사촌형이 주파수를 맞추는 것보다 더 신경을 썼던 것은 본인이 원하는 정도로 볼륨을 맞추는 일이다. 사촌형은 매번 신중하게 원하는 볼륨을 찾았다. 사촌형이 원하는 볼륨은 소리가 바닥에 깔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낮았지만 말을 하거나 책을 읽는 등 다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것은 한국 현실의 이야기가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동감을 얻어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외국인들이 ‘오징어 게임’을 보다 보면 먼 나라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처지 같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빚을 갚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만 하는 막다른 골목길에 내몰린 사람들, 거액의 돈 버는 방법이 노동이 아닌 다양한 게임을 통해 가능하다는 생각은 흥미로웠을 것이다. ‘달고나’와 같은 게임이 유행하는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니다. 호이징하는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 즉 ‘호모루덴스’라 정의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올해 20조 원가량이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포함) 예산을 6조 원으로 줄인다고 말했다. 충격이다. 중앙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그 효과가 분명하고 국민들의 정책적 호응도가 높은 사업 예산을 갑자기 77.2%나 삭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역화폐는 초기 6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1천억 원에 머물던 것이 올해는 231개 지자체에서 15조 원이 넘는 규모가 발행됐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사업이 도입되면서 지역경제
과거 산업현장에서 내수나 수출용 공산품을 만들던 곳들이 ‘공방’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 생활이 풍족해지고 여가를 즐기려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공예의 대중화를 선도하려는 장인들과 공예를 직접 해 보자는 diy 유저들에 의해 오늘날 도시곳곳에 공방이라는 이름의 공간들이 만들어졌다. 1980년대 후반 시작된 diy는 1990년대 공방이 생기기 시작한 이래, 당시 각 분야별 두 자릿수에 불과했던 공방이 현재는 수백~수천 개로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적은 비용으로 창업해 정년 없이 오래 일할 수
지난달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은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는데, 1안은 일부 석탄화력과 천연가스발전을 유지하는 반면 2안에서는 석탄화력은 완전 폐지하고 천연가스발전만 일부 남기고 있다. 과격한 3안에 따르면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발전 부분에서 모두 사라지게 된다. 기후위기의 실체 여부나 기후위기가 지구의 종말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뒤로하고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탄소중립시나리오 초안이 우리나라의 여건에 맞는지, 실효성은 있는지, 그리고 시나리오 자체의 문제는 없는지
올해는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라는 말이 유독 많이 거론됐다.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추가 검토사항에 올린 서울2호선 청라 연장과 서울 5호선의 검단·김포 연장에는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 조건이 달렸다. 최근 서울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도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협의에 도달해 연내 착공이 가능해졌다. 서울7호선 석남역 개통과 함께 부천·인천 구간 운영권을 인천교통공사에서 인수했다고 했지만 아직도 세부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교통공사 직원은 말한다.최근 인천시 안영규 부시장이 서울9호선 공항철도 직결과 관련한 시민청원에 대한
리처드 도킨스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인간의 문화도 생물의 유전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복제와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보고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과 발음이 유사한 단어인 ‘밈(meme)’을 문화 전달의 단위를 뜻하는 개념으로 제안했다. 진화론에 따르면 유전자는 수없이 복제되는 과정에서 때로는 오류를 일으키고 그 오류의 결과를 돌연변이라고 하는데, 돌연변이 중 생존에 유리한 돌연변이가 살아남아 번성하는 과정의 반복을 진화 과정으로 본다. 돌연변이 자체는 특별한 목적성이나 의지에 의해서 추동되는 것은 아니고 방향성이 없이
폭군(tyrant)이란 단어는 코빌드 영영사전에 "자신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잔인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대하는 사람"으로 풀이되어 있다. 이 단어는 전제군주, 압제자, 독재자 등으로도 해석된다. 왕이 아니어도, 잔인하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독재자다. 역사 속의 왕들에게서 이런 사람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지금도 정치권에 얼씬거리거나 권력에 마력(魔力)을 느끼는 자들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 인간 유형이다.정치꾼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는 정치 행위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
지난달 24일 미국 상원이 9천530억 달러(약 1천8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에 잠정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최종 합의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은 도로 건설과 같은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에 1조 달러 이상의 돈을 투자하는데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이로써 연 초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5조1천억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4조 달러, 우리 돈 약 4천540조 원이 경기부양을 위해 쓰이게 됐다. 그야말로 초대형 경기부양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즈음에서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이렇게 많은 돈은 어디에서
이 말은 건축 인테리어 가구 등에 쓰이는 하드웨어 전문 독일 H사 광고 글귀다. H사는 나사못부터 자동문 시스템 등 건축에 필요한 오만 가지 제품을 제작 유통하는 기업으로 그와 유사한 기업 중에는 창업한지 백년쯤 됐거나 2차 대전 직후에 생겨난 회사들이 많다. 나사못 하나를 만들어도 국산이나 중국산은 나사 머리가 쉽게 뭉개지거나 못 하나를 만들어도 쉽게 구부러지는 등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양질의 제품을 쉽게 구해 쓰는 시대가 된 것에 만족한다.기초가 탄탄한 기업은 불량률 제로에 가까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
올해 교육부 홍보자료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6대 핵심기술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3D프린팅, 스마트모빌리티, 그리고 인공지능을 들고 있다. 본인이 재직하는 대학도 ‘인공지능과 바이오 선도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직업은 사무관리직으로, 이 직무는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갖춘 자동화 프로그램과 기계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전망은 회계를 핵심 직무 역량으로 학습하는
기후변화와 그 대응은 에너지·환경·경제를 관통하는 국가적, 국제적 이념 또는 가치가 됐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대응과 기후변화를 받아들이는 적응이라는 두 가지 논의가 있다. 기후변화라는 원인을 해소할 것이냐 아니면 기후변화에 따르는 위험을 최소화할 것이냐의 차이가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적응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대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기후변화 관련 법안들을 보더라도 대부분 기후변화 대응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이소영 의원 등 46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의힘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흥행을 거듭하고 있다. 다수의 인원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는 이전의 전당대회와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전당대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누가 당대표에 당선될 것인가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한 여당 국회의원은 "야당이 지금처럼 국민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는가"라며 부러움을 표시했을 정도이니 국정농단과 탄핵정당으로 찍혀 전국적인 선거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지난날을 상기하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선전이 눈에 띄면서 이전에 영남권과 비영남권의 세 대결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손으로 스스로 민주화를 이뤄 낸 빛나는 역사를 자랑한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독재 권력에 맞선 국민적 저항의 시작이며, 가장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필리핀·태국·중국·베트남 등 다른 동아시아 민주화운동에도 큰 영향을 줬고, 그 점을 평가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민주화에 기여한 역할과 세계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mimesis)하는 일이지만 시대의 담론도 녹아 있다.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다룬 문학작품에도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함의돼 있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는 악인 중의 악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아고의 심리 세계가 크게 드러나면서도 셰익스피어 시대의 인종차별, 성차별, 베니스라는 사회의 타락상이 얽혀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했음을 「오셀로」는 또렷하게 보여준다. 남성이 여성을 소유물처럼 여기는 남성적 사회에 대한 고발이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 또한 가부장적
코로나19로 인해 국민경제가 위축된 지 1년이 넘었다.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활동이 제한되다 보니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시원치 않다. 특히 소득이 적거나 가진 재산이 없는 이들에게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제상황은 생존의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곧 20조 원에 육박하는 4차 재난지원금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 네 차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항상 들어야 했던 말이 있다. 바로 국가재정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다. 물론 정치권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이 입시와 간판 따기 위주로 고착화되고 적성과 특기가 무시된, 그저 공시생 등 취업준비생만 양산되는 사회가 돼가는 듯하다. 기업이 어려우니 일자리가 줄어 취직하기도 힘든 사회가 됐다고 하고 일하는데 신명이 나질 않으니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직업조차 스트레스가 동반돼 삶이 즐겁지 않다고도 하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철학 없이 노후를 맞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시대가 된 듯하다. 우리는 해방이후 세대, 전쟁 이후 베이비붐, 산업화, 민주화, IMF, 외환위기, 현재의 코로나 세대를 거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