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갈수록 도시로 모여듭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2021년 세계 최대 도시 인구수는 일본 도쿄가 3천700만 명으로 1위를 차지하고, 서울은 950만 명으로 29위입니다. 도시에서도 중소도시보다는 대도시를 더 선호합니다. 그것은 대도시가 주는 선물이 다양하고 생산활동이 폭넓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도시일수록 소득 격차로 소비계층과 주거수준 그리고 교육의 양극화까지 불러와 마음이 씁쓸합니다. 여기에는 도시 간 양극화도 있지만 도시 속 양극화도 눈여겨볼 일입니다. 도시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강해지면 더 커지
‘고르비’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애칭이다. 올해 8월 30일 돌아가셨다. 신문마다 커다랗게 실린 그의 생전 모습을 보면서 유독 눈길이 머무는 곳은 이마에 그려진 ‘반점’이었다. 반 대머리인 그의 이마 오른쪽 윗부분에서 시작해 머리 중앙부와 우측 눈썹 바로 위에까지 점점이 이르는 모양은 여간 예사롭지 않았다. 1980년대 그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함께 지구촌 통치를 좌지우지하던 양 당사자라 할 수 있다. 인류애를 향한 형형한 눈빛이나 선량한 얼굴이 전부가 아니다. 생소한 러시아어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
"외로울 때 시를 읽으라"는 말은 어느 30대 초반 이혼모가 어린 딸에게 남긴 유언이다. 홀로 살아보려 애쓰다가 지난 5월 숨을 거둔 그녀의 정리된 유품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얼마 전 주요 일간신문의 청년 고독사를 다룬 기사에서 따왔다. 명색이 시인이라 불리는 내가 그 말 앞에서 눈물이 앞을 가려 몇 번이고 가삐 긴 한숨을 쉬었다. 과연 나의 졸음 시들 중 외로움을 달래 주고 죽어가는 생명을 구할 작품이 있었던가. 70년 철의 장막 소련체제를 벗어던진 고르바초프도 "목숨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했다. 부디 그 따님은 좋은 시를 읽
엔데믹 인플레이션의 파도타기가 끝이 없다. 특히 유럽의 물가 상승은 전례없는 폭주를 보인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에서 10% 이상의 물가 상승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몸부림쳐 보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률이 전반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에너지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1.9%나 상승했다. 10월 들어 식품과 에너지 부분을 뺀 근원물가의 상승도 5.0%로 지속적으로 오른다. ECB가 다급하게 자이언트 스텝의 금리 인상을 거듭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은 연속적으로 존재한다. 예컨대 시간이 그렇고 공간이 그렇다. 그리고 이 연속적인 세상은 오직 언어를 통해서만 구획되고 구분된다. 시공간의 경계는 중간 지점을 기점으로 나뉘어지지만 실제로 중간은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 낸 허구이자 허상에 불과하다.중도는 보수적이지도 않고 진보적이지도 않은지 헷갈리며, 우익적이기도 하고 좌익적이기도 한지 의심스럽다. 또한 경제에 대해서는 반재벌적이고 친서민적이며, 안보에 대해서는 반북적이고 친미적이며 중도적인지도 혼란스럽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긍정하고, 경쟁과 복지를 모두 추구하며, 공정과
인천 배다리의 역사는 한국 근대사에서 한 획을 긋는 장소이며 문화유산이다. 최초의 영화학당부터 100년이 넘는 창영초등학교의 역사, 한국전쟁 이후 한국인의 삶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이후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 삶과 학구열이 만들어 낸 곳이 배다리 헌책방 골목이다. 지금은 헌책방 거리로 알려진 곳이 서울 청계천, 대구 중구 남산동, 인천 배다리 헌책방 거리 정도다. 인천에서 학창시절 책을 사기 위해 배다리 헌책방 골목을 찾아다녔다면 그들은 분명 인천의 중장년이다.도시개발과 인천의 신도시 건설, 지
올 한글날은 훈민정음(訓民正音) 반포 576년이다. 한글 관련 단체들이 추진하는 행사가 다양했다. 전시·공연·체험 행사 등등.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산 동아대학교의 삼행시·사행시 백일장이다. 제시어는 ‘집현전·한글날’(삼행시)과 ‘세종대왕·훈민정음’(사행시)이었다. 한글 창제 관련 용어 선정은 알맞았으나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 전통의 ‘시조(時調)’로도 공모했다면 정녕 뜻깊은 백일장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요즈음 지구촌 곳곳에는 이른바 한류(韓流) 붐이 들판의 불길 마냥 피어오른다. 영어 알파벳 ‘hallyu’가 지난해 옥스
원·달러 환율이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에 올려지고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 탈원전 발전 정책 추진으로 누적된 전기요금의 압력이 최근 에너지 수급의 어려움에 요금 인상으로 물고를 트기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올라가는 물가에 가세해 물가 상승 기세가 지속될 것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가 겪을 물가 상승의 파고가 만만치 않다.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은 금리 인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달러 가치가
‘시조’는 우리나라의 정형시다. 1천여 년의 역사적 전통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그 위상은 나약하다. 현실은 자유시의 아류인 양 푸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우선 문교당국의 시조 교육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현행 중·고 교과서를 검토한 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시조는 별도 단원은커녕 그것도 자유시 속에 몇 편을 섞어 놓아 둘을 쉬이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 1960∼70년대만 해도 중·고 교과서에 시조 단원이 별도 설정돼 있었는데, 되레 퇴보한 셈이다. 일본의 정형시 하이쿠가 자유시보다 더 많이 그 나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 통용되
지난 한가위 물가는 높았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다 저급한 여야 정치 상황에 1인 가족의 외로움은 더 컸으리라. 아무리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지만 빈부격차로 신음하는 민초들의 피눈물은 서럽다. 배고픔 위에 덮치는 외로움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들에게는 마음을 터놓을 짝꿍이 절실하다. 여기 ‘짝꿍’은 곧 마음의 벗이요, 흔히 반려자(伴侶者)라 할 수 있다. 요즘 세상의 권력자들은 돈과 명예까지 다 거머쥐려 한다. 이들 주변에 붐비는 사람들 중 진정한 반려자를 찾기 쉽잖을 것이다. 30~40여 년 전만 해도 비록 가난했으나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70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46.4%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65세 인구가 50% 가까이 올라가지만 세계 인구에서 고령자 구성 비중은 20.1%다. 여타의 나라보다 획기적으로 고령자 구성비가 높아지는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 대책은 무엇인가.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65세 이상의 인구가 되면 이들의 부양 부담으로 많은 재정이 복지비용으로 충당될 것이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적어지고 부양해야 하는 고령자가 더 많아지는 인구구조가 된다. 게다가 출산율 감소로
도시의 다양한 기능은 사람들을 모이게 합니다. 이러한 역할은 경제와 산업 분야를 활발하게 하고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아울러 한 도시가 교통이 편리하고 보고 즐길 거리가 많으면 사람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합니다. 하지만 성장을 멈추거나 시간이 흐를수록 쇠퇴하는 도시도 있습니다. 인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요즘 이런 도시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전처럼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차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세계를 울리고 있다. 이전의 ‘오징어게임’이나 영화 ‘기생충’에 이어진 ‘한류’ 신드롬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천재 변호사를 둘러싼 법조드라마가 눈물겹도록 따스해 마냥 빨려들게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무려 전 세계 39개 언어로 번역돼 보급됐다. 나라마다 자국 통용 언어로 번역 자막이 뜰 것이다. 각 언어 담당 번역가들은 어떻게 해야 한국말의 ‘말맛’을 잘 살려 표현할지 나름대로 고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한국어 자체의 의미를 고스란히 전달할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 2월 말 시작되고 이제 5개월 정도가 지났다. 당시 언론들은 러시아가 1주일 정도면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보도가 주류였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오히려 현재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과 헤르손 지역을 공격 중이고, 크림반도까지 회복하려고 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전쟁의 원인을 러시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러시아의 흑해를 통한 지중해로의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패권주의와 우크라이나를 NATO와의 완충지대로 하려는 전략적 판단에서 시작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패권주의와 관련해서
몇 달 전 귀인에게서 팸플릿 하나를 받았다. 나의 시조평설집 「한글과 한자의 아름다운 동행」을 본 게 인연이 돼 만난 분이다. ‘한글 창제의 주역 신미대사’라는 홍보물이었는데, 속리산 법주사 신미대사 선양회가 2016년 펴낸 거였다. 그러잖아도 내 책이 시중에 나온 이후 관심을 가진 분들 중에는 신미대사에 관한 내용이 왜 없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책을 낼 당시 신미 관련 영화 ‘나랏말싸미’나 일부 관련 자료를 봤으나 여건상 넣지 못했다. 마침 졸저가 이즈음도 알음알음으로 읽혀지고 있어 증보개정판 발간 고려 차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페널티를 받아 전국을 돌며 청년 당원들을 만나고 있는 여당의 대표는 당의 소식을 뉴스로 듣고 있다.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원내대표는 23일 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당대표가 페널티를 받아 정상적 활동이 불가하고 최고위원들은 사퇴 의사를 표명해 지도부의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국민의힘은 결국 비상체계를 운영하게 됐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89명 중 88명이 현재를 비상상황으로 의견의 일치를 봤다.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이 당헌·당규상 미흡한 부분과 당대표인 이준석 계파의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설 의지를
덕은 가면을 제거하고 화장을 지워야 드러나는 결백한 품성이다. 덕자(德者)는 공정을 입으로 주장하거나 부르짖지 않고 행동으로 추구하며 민주와 평화를 겉으로 외치거나 들먹이지 않고 실천으로 도모하는 사람이다.애초 고대 중국의 주나라 성립을 가능하게 했던 이 덕은 하늘의 뜻이 인간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간은 덕의 타락과 약화는 신의 외면을 사고, 덕의 확장과 강화는 신의 가호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처음 포착했다. 상제의 보호와 지배를 받았던 은나라와 달리 이제
대한민국에 태어난 어린이는 얼마나 행복할까?8살에 초등학교 입학하면 짧게는 16년, 길게는 20여 년은 공부한다고 열심을 다해야 한다. 아니다. 더 어릴 적부터 어린이집, 유치원까지 더하면 공부 기간은 늘어난다. 초등학교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린아이 세상이다. 할머니·할아버지, 그리고 이모·삼촌까지 어린아이를 위해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한다. 어린아이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면서 나이가 들어간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고두심 선생님(춘희 역), 김혜자 선생님(옥동 역)과 열연한 ‘은기’라는
얼마 전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낭보가 날아들었다. 순수음악과 기초학문에서의 세계적 쾌거, 18세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의 최연소 우승과 39세 수학자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소식이었다. 지난 6월 19일 북미 댈러스에서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결선이 열렸다. 그날 한국 청소년의 신들린 듯한 K-클래식 연주는 압권이었으며, 지금도 동영상 미디어에 실려 지구촌을 울리고 있다. 나도 눈시울을 붉혔다. 7월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즈 메달’을 받은 젊은이가 있었다. 활짝 웃는 모습을 본
오는 11일부터 소득이 없는 사람이 서울에 살면 기준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안심소득으로 지급받게 된다. 이것은 서울시의 안심소득 시범사업으로, 1단계로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의 500가구가 선정됐고 내년에는 2단계로 중위소득의 50~85% 300가구가 추가 선정돼 5년 동안 시행된다. 지원금은 1인 가구의 경우 최대 82만6천550원으로 매월 지급받게 된다. 이는 소득이 0인 경우로 2인 가구는 138만5천540원, 4인 가구는 217만6천460원이다. 이 사업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 3년 동안 소득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