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교육이 입시와 간판 따기 위주로 고착화되고 적성과 특기가 무시된, 그저 공시생 등 취업준비생만 양산되는 사회가 돼가는 듯하다. 기업이 어려우니 일자리가 줄어 취직하기도 힘든 사회가 됐다고 하고 일하는데 신명이 나질 않으니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직업조차 스트레스가 동반돼 삶이 즐겁지 않다고도 하니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긍지와 철학 없이 노후를 맞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시대가 된 듯하다. 우리는 해방이후 세대, 전쟁 이후 베이비붐, 산업화, 민주화, IMF, 외환위기, 현재의 코로나 세대를 거쳐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핵가족화와 상업화라는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핵가족화는 가족이 주는 경제적 이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음식 조리, 청소, 정원 가꾸기, 육아 및 요양 등이 좋은 예다. 그에 따라 주변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부딪칠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 궁극적으로 우리 인간들은 점점 더 개인화, 외톨이 신세가 된다. 핵가족화의 또 다른 측면은 상품화다. 글로벌 자본주의로 인해 소비자로서 현대인들은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어떤 예산으로 얼마나,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와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사망선고 전에 적기에 지원해야 하는 시점의 문제에 대한 합의만 남아 있다. 그런데 불요불급한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넘어, 4월 서울, 부산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부분 후보들이 세금을 펑펑 쓰겠다는 복지공약, 지역개발 공약을 무차별적으로 던지고 있다. 진보와 보수, 나이와 성별, 지역을 묻지 않고 허경영식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
오늘날 선진 국가에서 귀족제도를 대신한 능력주의가 부정할 수 없는 기본 신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력에 따라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능력주의는 지극히 타당하고 정의롭게 보이기 때문이다. 최초 능력주의라는 단어는 1958년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마이클 영의 풍자적 소설 ‘능력주의(The Rise of Meritocracy)’에서 유래한다. 이 신조어는 라틴어 meritum과 그리스어 어근 -kratia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심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계기
얼마 전 가까운 주말을 이용해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경춘선 숲길을 따라 산책을 했다. 한때 서울과 춘천을 연결했던 철길을 공원, 숲길, 벽화 등으로 재단장해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한참 걷다 보니 그린벨트 지역으로 서울 주택난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른 태릉 골프장에 도착했다. 세계 그린벨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영국의 버밍엄대학교 고위정책과정에 참석한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주말을 이용해 외국인 동료들과 버스를 타고 런던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런던을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녹지대, 즉 그린
진화론에 따르면 생존에 유리한 능력이 자연에 의해서 선택되고 세대를 지나면서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의식과 이성은 생존을 위해서 고도로 진화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다. 의식과 이성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외부 세계를 인지할 때, 우리가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개별적 대상을 유형화해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외부세계를 고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 오류는 인간에게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다. 니체는 다윈보다는 뒤에 태어났지만 진화론이 널리 받아들여졌던 시대에 살
인천시는 지난 13일 ‘인천 시민시장 대토론회’에서 인천의 경제구조와 일자리 생태계를 바꾸기 위한 인천형 뉴딜 10대 대표과제를 선정 발표했다.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을 통한 더욱 살기 좋은 인천으로 인천형 뉴딜의 비전을 밝히고, 2025년까지 총 사업비 12조5천억 원을 투입해 양질의 일자리 21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형 뉴딜사업의 인천형 버전이(version) 가시화된 것이다. 디지털, 그린뉴딜에 더해 바이오뉴딜을 추가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표명했다. 휴먼뉴딜 세부 계획은 추가로 발표한다고 한다. 인
부모의 자기 자식에 대한 사랑이 도를 넘거나 무분별할 때 타인의 저항을 불러온다. 누구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깊고 넓지만 스스로 자중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MBC에서 방영됐던 ‘우정의 무대’에서 사회자 이상용은 그 프로그램 마지막에 어머니를 등장시켜 많은 병사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건장해 보였던 병사들도 무대 뒤 어머니의 목소리에 눈물을 글썽인다. 며칠 휴가를 받아, 어머니를 업고 퇴장하는 병사의 모습에 모두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 조용히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모든 인간의 첫사랑의 대상이다. 어머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 수준에서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중위권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결국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양분되는 결과로 귀결됐다는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할 꿈나무들에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빠르게 붕괴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국민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보면 자신을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3명 중 1명에 그쳤다. 이에 반해 10명 중 6명이 자신을 중산층 이하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중산층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달 14일 41만 가구를 대상으로 순환 정전이 있었고 이튿날에는 20만 가구의 전력공급이 1시간가량 중단됐다. 캘리포니아 전력계통운영기관은 15일 소비자들에게 자발적인 전력 소비 감축을 요청했으나 심각한 전력 부족 상황에 이르자 오후 6시 30분께 주 전체의 전력 공급을 중단한 것이다.캘리포니아의 전력 공급 중단 직접 원인은 기록적 폭염에 따른 갑작스러운 전력 수요 증가와 500Mhw 규모의 발전기의 가동 중단 그리고 700Mw 규모의 발전기 운영 점검으로 인한 공급 부족에서 찾을 수 있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신
긴 장마가 끝나고 늦여름 더위가 한창이지만 자연은 곧 우리에게 선선한 바람을 보낼 것이다. 계절은 변하고 있건만 올 초 시작된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친구를 만나고, 여행을 떠나고, 운동을 하는 등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제한은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우리 공동체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우리에게 지금과 같은 비대면 사회가 생활화되고 있었다. 재택근무, 인터넷 쇼핑, 배달 앱, 무인결제 시스템 등은 우리에게 익숙해져 가고 있었던 비대면(untact) 생활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은 아파트에 산다. 2019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거주 비율이 수도권 50.7%, 전국 50.1%에 이르고 있다. 거주 형태로 보면 공동주택인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이 75%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장 부유하다는 소득 9~10분위에 해당하는 최상위가구 중 76.6%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작금 온 국토에 미증유의 아파트 광풍이 세차게 불고 있다. 지방은 수도권으로, 수도권은 서울로, 서울은 강남3구 또는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으로 이동하려는 국민적 열망이 남녀노소, 빈부격
인천시가 정책 현안에서 발생하는 공공갈등 사안을 공론화를 통해 풀어보겠다며 야심차게 구성한 ‘인천광역시 공론화위원회’가 제1호 안건부터 위기를 맞았다. 수도권매립지 2025년 사용 종료를 위해 채택한 ‘친환경 폐기물 관리정책 전환과 자체매립지 조성’ 안건이다. 한데 7월 12일 공론화추진위원회(위원장 박상문)가 발표한 기자회견문과 7월 29일 공론화위원회(위원장 원혜욱)가 박남춘 시장에게 전달한 정책권고문에 실린 여론조사 과정 및 결과 등을 두고 피해지역 주민들과 국회의원이 여론 조작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거다. 특히 시장에게 전달된
지난달 6월 30일 오전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 상무위원회는 162명의 만장일치로 홍콩보안법을 전격 통과시켰다. 다음 날은 바로 홍콩이 영국식민지가 된 지 155년 만인 1997년 7월 1일 본토로 귀속된 지 23주기이었다.귀속 후 홍콩의 지위에 관해서는 당시 영국 총리인 대처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 대표인 자오쯔양(趙紫陽) 총리와 조인한 홍콩반환협정(香港返還協定)에 잘 나타나 있다. 이 협정은 전문 12개 조와 부속문서로 돼 있고, 그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첫째, 1997년 7월 1일 홍콩 전역을 중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近くて 遠い 隣の 國) 일본. 1974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 최초로 도입된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면서 일본과 개인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1992년 처음 도쿄와 교토의 교통체계를 견학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30여 차례 일본 주요 지역을 방문했다. 역사적으로 양국 관계는 굴곡과 부침 현상이 심하고 심지어 적대적인 관계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침략과 지배라는 역사적 상흔이 오랜 기간 양국 국민들에게 유전자로 내재화돼 있기 때문이리라.먼저 양국 간 주요 사건을 1945년 해방 전후로
문인의 지배 하에 수백 년 넘는 세월을 천대받던 ‘쟁이’들이 일제식민지와 군사독재시절을 거치는 시절에 최고의 호황기를 맞았다는 사실 또한 지독한 아이러니 같기도 하다. 자신의 목표보다 그저 끼니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었던 시절을 이겨내고 기회와 성장 속에 전성기를 구가했음에도 학문의 배움이 짧아 실력을 철학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세대들은 지금 어떻게들 살고 있을까? 1960~1980년대 호시절을 지나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IMF외환위기에 수출 및 내수경기 침체까지 겹쳐 일감은 현저히 감소했고 그 여파로 인해 조기은퇴 후 이직, 전직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엄격한 신분제도가 있었고 문인들이 최고의 지배계급인 나라였다. 그 속에 ‘쟁이’들은 부모의 신분이 자식의 신분이 되고 부모의 업이 자식의 업이 되었기에 개인의 소질이나 미래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일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큰 목표는 고사하고 작은 기대조차 가질 수 없던 그 시절에는 오늘날과 같은 눈높이를 갖는 것 자체가 꿈 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는 지금 잣대로 보면 말이 안 되는 여건 속에서도 ‘쟁이’들이 도맡아 하던 모든 선, 문양, 기법들을 자발적으로 발전시킬 만큼의 눈썰미와 손재주가 남다른 민족
민주당이 당론에 반해 공수처법 표결에 기권한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징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회의원의 자유위임과 정당기속이 충돌하는 문제로서 어느 쪽을 강조하는지에 따라서 법률적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다만, 합법성 논란과는 상관없이 177석을 가진 초거대 정당이 된 민주당이 소신 투표를 한 소속 의원을 징계하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이 든다.국회의원은 자신을 선출한 선거구민이나 정당, 이익단체 등의 특수이익을 초월해 전체 국민의 이익을 위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현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은 스스로를 유폐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인 동물이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세계가 글로벌화돼 물건과 사람의 이동이 자유로워야 할 이때에 누군가 ‘스톱!’을 외친 셈이다. 그동안 글로벌화된 이동 방식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던가? 자유의 시대에 사람들은 자유롭지 못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생활패턴과 사유 방식을 반추해 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도 있을 것이다.세균, 바이러스와 인간의 공존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인류는 이들의 존재를 알아
며칠 후에 21대 국회가 개원하고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당선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식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시작한다. 통상적으로 이 시기는 20대 국회의원과 당선인들이 동거하는 시기로 새로운 인물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이들이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로 들떠 있을 시기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에서 각 정당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유권자 앞에 내어 놓음으로써 총선 승리를 추구해왔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새로운 인사를 수혈한다는 면도 있지만 시시각각 변화가 뚜렷한 이 시대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인물을 통해서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