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인류의 문화와 인식은 물론 관행이나 제도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정치나 정부의 역할, 시장의 기능까지도 접근 방법을 다르게 해야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히 개발된다면 모를까 우리나라만 성공적으로 대처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의 진행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문화, 사회, 정치적 변화의 폭과 깊이는 넓고 깊어질 것이다. 대량생산과 표준화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자본주의 생산방식의 변화와 함께, 대면 소통과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하던 세계화는 인터넷
‘D.I.Y(Do it yourself)’는 ‘스스로 하라’라는 뜻을 가진 용어로 1945년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 영국 런던에서 오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스스로 재건하고자 시작된 계몽운동으로 시작됐다. 자원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대상황에, 시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커튼에 물감으로 쓴 D.I.Y 슬로건을 긴 막대에 묶어 세워놓고 공습으로 포탄에 맞아 무너져 내린 벽돌을 치우고 폐허가 된 도시를 복구하던 것이 그 유래이다. 우리나라는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이라는 경제상황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무슨 일이던
얼마 전 인터넷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전 세계 과학자, 철학자, 작가 등 각 분야 저명인사 100 여 명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 또는 발견이 무엇인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들은 다양한 전공만큼이나 천차만별이었다. 그 중 사회과학분야에서는 민주주의가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혔다. 하기야 서구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에 이르기까지 지구상 거의 모든 국가에서 민주주의를 최고의 헌법적 가치로 주창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민주주의가 완결무결한 정치제도라는 뜻은 결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사회적 격리가 우리 일상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인간의 영역으로 침범하면서 세계는 패닉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의 세계대유행)을 선언하고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기에 이르렀다. 전 세계적 교류가 당연시되던 생활패턴은 각국의 국경을 중심으로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신종 감염병으로 인해 우리 일상생활도 적잖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교류 활동 대부분이 중지되는 사회적 격리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생활패턴에 적응해야 하는 충격을 겪고 있다. 변화된 일상과 사회관계에서 겪는
경제성장률은 국민국가의 경제상황을 평가하는 지표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9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고 정부 당국자가 당초 성장률 목표 2.4%를 달성하기가 어려워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하는 등 경제성장률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제현실을 단순화시켜 설명하는 수단으로 우리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이처럼 무심코 받아들이고 있는 경제성장률이 실제로 인류의 경제활동을 제대로 그리고 잘 반영하고 있는지 한 번쯤 의문을 품어보면 어떨까!
새해 벽두부터 해묵은 현안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박남춘 시장이 이를 수행할 행정기구 개편에 돌입했다. 지난 2월 21일, 교통·환경 및 체육시설 분야에 대해 행정부시장을 보좌할 ‘교통 환경 조정관’을 두겠다며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조정관은 지역 최대 현안인 국가·도시철도망 확충과 수도권매립지의 2025년 사용 종료 및 대체매립지 조성, 소각장 설치를 비롯해서 재편된 건강·체육 분야도 감당해야 하기에 2급 상당의 전문임기제공무원으로 보하고 결재권까지 부여할 요량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선 행정을 무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3천 명을 훌쩍 넘어섰고, 시민들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며, 텅 빈 식당과 한산한 길거리 모습은 국란(國亂)임을 보여준다. 대구의 병원들은 확진 환자로 넘쳐나며 중증도에 따라 입원이 가능하다. 전국 공중보건의와 의료진들이 대구로 몰려들고 방호복이 모자라 마스크와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돌봐야 할 처지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정치권은 중국에 마스크와 방호복을 이미 10만 개나 넘겨줬다. ‘코로나19’에 대한 대통령의 말("머지않아 종식될 것")을 믿었던 국민들은 이제 각자도생(各
코로나19가 전 국민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범국민투쟁본부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최근 이 단체의 비이성적 행보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극우정당이 탄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민주화된 지 30년을 넘었고 그 기간 동안 우여곡절 끝에 많은 발전을 이뤄냈으나, 정치 영역의 발전은 지지부진이다. 아니 오히려 10년 20년 전과 비교하면 정치인들의 수준이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큰 원인은 정치극단주의(Political Extr
역사적으로 조선말까지 우리에게 부동산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었다. 대신 토지와 가옥으로 불렀다. 법률 용어로 부동산은 1905년 을사조약 후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본 통감부에서 조선시대의 봉건 토지제도를 붕괴시키면서 토지의 개인 소유권 확립하는 부동산 등기제도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작금 부동산 이슈가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가적 해결 과제이자 경제 정책의 핵심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파트 가격 안정화 이슈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나간 날이 없으니 하는 말이다.하기야 대통령 취임 3년
"개인적인 편견과 돈에 대한 탐욕이야말로 법정을 위협하는 가장 큰 해악들이며 일단 이런 해악들이 득세를 하게 되면 정의를 파괴해 버림으로써 즉시 사회를 무력화하기 때문이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한 대목이다.유토피아는 본래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최첨단 정보사회와는 더더욱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정의를 지키고 사회를 바로 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이것이 정의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려운 사회다. 합리적인 이성에 근거해 도출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에너지와 환경 그리고 경제와 관련해서 각 정당과 후보들의 철학적, 정치적 경쟁이 심해질 듯하다. 하지만 에너지 정책은 경쟁이나 갈등을 넘어 우리나라의 경제와 미래를 좌우할 문제다. 문재인 정권의 출범 이후 최초의 사회적 쟁점이 원자력발전의 폐지 여부에 대한 공론화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해 커진 사회적 우려가 반영된 것이었다. 그렇게 요란하게 공론화가 진행되었지만, 원자력발전에 대한 큰 틀의 변화는 없었다. 공론화 진행 과정 동안 건설이 중단되었던 신고리 5, 6호기는 현재
셰익스피어는 그의 극들에서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창조했다. 「베니스의 상인」에서처럼 돈에 집착하는 ‘샤일록’를 창조했는가 하면 햄릿과 같은 우유부단한 인물, 남을 쉽게 믿는 ‘오셀로’, 판단미숙의 리어왕을 만들어 냈다. 좀 더 거칠게 분류하면 위대하게 태어난 사람, 노력해서 위대함을 쟁취한 사람, 억지로 위대함을 만들어 가진 사람을 그의 극 속에 등장시켰다. 그러나 위대해 보이기 위해 이미지를 조작하거나 언론 담당 전문가를 고용해 위대해진(?) 사람을 창조해내지는 못했다. 그도 세상이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맥베스」는
2000년께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에서 노동조합을 조직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대학 재학 중이던 필자는 우연치 않게 가까이서 약간의 도움을 준 일이 있었다. 천하의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만드는 일이었으므로 아주 조심스럽게 진행됐기 때문에 대학생이던 필자가 깊숙한 사정을 알 길은 없었고 도움이라고 해봐야 조합원 몇 명의 신변보호를 위해서 동행한 일이 몇 번 있을 뿐이다. 당시 매우 놀랐던 것은 핵심 조합원 수명은 007작전과 같이 은밀하게 장소를 옮겨 다니며 활동했지만, 삼성에서는 불과 몇 시간 안에 조합원들의 위치를 알아냈다는 것이다.
새해 초부터 중견기업 탑시티면세점이 신촌점의 특허권을 반납했다고 한다. 물론 신촌점의 경우 건물에 대한 명도소송이 걸려 1, 2심 소송에서 패한 이유도 있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여의도에 자리한 한화그룹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갤러리아면세점63)와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그룹의 두산면세점이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이처럼 최근 탑시티면세점까지 서울 한복판의 시내면세점 특허를 포기하면서 면세업계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교되면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복지정책과 무상지원 정책과 관련해 소위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꾸준히 주창되고 있는 정치적 어젠다가 기본소득이다. 현재 2016년 성남시의 청년배당과 무상교복, 2019년 중앙정부의 보편적 아동수당, 서울시 청년기본수당,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과 농민기본소득 등이 유사 기본소득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본소득의 기본 개념은 중앙·지방정부가 모든 개인에게 자산조사나 일에 대한 요구 없이 무조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적당한 금액의 현금을 말한다. 노동과 소
스웨덴 출신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2019 올해의 인물’에 오른 것이 화제다. 올해 16세의 어린 나이에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대규모 멸종이 시작되려 하는데 당신들은 돈과 경제 성장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라며 유엔본부에서 각국 정상들을 향해 호통을 친 그녀의 대담함에 전 세계가 놀랐다. 타임지가 2019 올해의 인물로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하고 표지에 그의 사진을 실은 것은 지구의 환경문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룰을 두고 국회는 서로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의석 하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고, 자기 지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표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공수처법보다 공직선거법 개정 문제가 더 현실적으로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 선거에 대한 헌법의 원칙들이다. 2014년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구 사이의 인구편차가 상하 33⅓ 퍼센트를 넘는 것은 지나친 투표가치의 불평등을 야
가끔 오르는 숲 속에 고운 단풍잎이 켜켜이 쌓여 있다. 노루, 고라니, 장끼, 오소리, 청설모 등에게 그늘을 제공했던 나뭇잎들은 이제 옷을 벗어 나무의 뿌리를 덮었다. 한여름 에너지를 제공하던 그곳에 곱게 물든 낙엽으로 보은(報恩)하고 있는 것인가. 나무들은 받았던 양분들을 고스란히 뿌리에 환원하고, 순환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그러나 저 산 아래 광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소음과 분노(the sound and the fury)’와 삿대질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자신들의 이익과 상반되는 거래에는 조금도 물러날 기색이 없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8일간 단식한 뒤 쓰러져 단식을 중단했다. 건강 악화로 인해 단식을 더 이상 이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자유한국당의 두 의원이 단식을 이어받았다. 황교안 대표는 공수처 설치 및 선거법 개정안 반대 등을 명분으로 단식을 시작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선거법 개정안은 작년 12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정치인들이 토론과 협상이 아닌 단식으로 대결하는 양상이다. 최근 몇 년간 국회의원들이 해온 단식을 되짚어보면 한국 정치는 ‘단식
최근 지구촌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홍콩 시위이다. 지난 3월 말부터 이어져 온 홍콩 시위가 이달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를 계기로 사실상 종결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시위가 장기화되고 동시에 날로 격화되면서 국제 사회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홍콩 시위 발단은 지난해 2월 타이완에서 벌어진 한 살인사건에서 시작된다. 당시 타이완 여행을 떠난 홍콩인 커플 남성이 자신의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는 시신을 타이완에 유기한 채 홍콩으로 도피 귀국했다. 수사 과정에서 홍콩 경찰은 그를 체포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