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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99%에 육박한다.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 지경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하루 반나절을 버틸지도 의문이다. 기자 역시 2G 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겪었음에도 어딜 가나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쥐고 다닌다. 집에 있을 때도, 직장에서도, 화장실에서도, 하다못해 잠을 자기 전까지 24시간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한다.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나 지하철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시절을 어떻게 버텼는지 이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예전에는 신문을 보거
서해안
하민호 기자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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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일 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바깥바람을 쐬려고 현관 문을 여니 복도 창으로 빨간 불빛이 번쩍번쩍했다. 궁금해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파트 현관 입구에 119구급차가 대기 중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한달음에 1층으로 내려갔다.내가 사는 아파트는 소규모이고 서로 이웃사촌처럼 지내는 곳이다. 벌써 주민 몇 명이 모여 "무슨 일이냐?"며 궁금해하던 참이었다.‘몇 호 주민일까?’ 궁금해하며 경비실로 들어가 CCTV를 봤더니 들것에 실려 나오는 한 아주머니 모습이 보인다. 긴박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아주머니가 무사하길 주민들은 기원했지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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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다 젯밥. 명절이 기다려지는 까닭이다. 그 중에서도 지금은 간판도 기억나지 않는 어느 식당에서 차려 준 밥상이 떠오른다.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첫 직장에 다녔다. 방송국에 납품하는 외주 다큐멘터리 제작사였다. 직무는 조연출. 연출 바로 밑이니 고급 인력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최저 시급도 안 되는 월급에 촬영장비나 돈 관리는 기본이고 잡심부름과 청소까지 도맡았다.출근은 첫차, 퇴근은 막차를 탔다. 그 시간이면 대중교통 빈자리가 넉넉하다는 점이 큰 위로였다.출연진만 십수 명, 제작진까지 합하면 스무 명은 가뿐히 넘었다.
서해안
정양지 기자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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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화나는 일을 꼽으라면 초등학교 저학년이 처한 교육 현실이다.발단은 이렇다. 수학시간에 워낙 단순한 문제여서 풀이식을 안 썼더니 ‘0점’을 맞았다고 한다. 정답을 썼는데도 ‘0점’을 받은 부당함에 아이는 속상했지만 교사에게 맞서기엔 너무 어렸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가 토로할 곳은 부모뿐인데, 이마저도 받아주지 않고 학교 편을 든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고…. 대체 우리 아이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언제까지 강요받아야 할까?교육은 마땅히 아이들 미래를 응원함이 먼저다. 누군가가 원하는 절차나 시스템은 중요하지 않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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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가운데 대통령과 국회의원, 시도지사, 시도교육감, 지방의원 들 선출직은 국민 투표로 뽑는 만큼 공복(公僕) 성격이 일반직 공무원보다 더욱 짙다. 공무원의 제1 의무는 맡은 바 책무를 다하고 잘못한 점이 있으면 기꺼이 책임지는 자세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의회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볼 길이 없다. 도의원은 ‘권한만 누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부류’로 전락했다.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도의회 제371회 임시회를 지켜본 도민들은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임시회 시작 전부터 일부 상임위원회는 파행을 예고하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왔고,
서해안
박건 기자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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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작은 요양원을 15년 넘게 운영 중이다. 덕분에 고등학생 때부터 혼자 밥을 먹지 못하는 노인에게 밥을 먹이고 말동무나 시설 청소를 거들었다. 요양원 직원들은 오가며 일을 도운 지 15년이 된 기자를 명예 요양보호사로 임명(?)했다.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노인들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크게 두 부류다. 치매를 앓거나 누군가 도움 없이는 신체 활동이 어려운 노인이다.최근 가족과 생활하기 어려운 중증 치매를 앓는 노인 입소가 크게 늘었다. 치매 증상도 다양하다. 음식에 집착하거나 잠을 자지 않고 며칠을 쉼 없이 이야기하기, 폭력·폭언
서해안
이은채 기자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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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가 발전하려면 ‘라떼’나 "예전에는 이랬지 저랬지"를 밥 먹듯이 하는 꼰대가 필요하다. 이 나라 기득권들이 정치나 자신들의 이익을 핑계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갈등과 반목을 부추겼다. ‘꼰대’라는 이름으로 폄훼하고 저평가하지만, 사실 훗날 우리의 모습이다.이들이 지나온 소중한 이야기, 값진 경험을 간접경험하는 얼마나 좋은 기회이며 좋은 일인가. 물론 이미 했던 이야기를 아주 길게 반복하며 상대방 이야기는 듣지 않고 하는 일방통행식 훈계는 싫겠지만 말이다.역사는 언제나 반복하고, 인간은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나이를 먹고 육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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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없는 굴에서 여우가 왕 노릇을 한다’는 한자성어 무호동중 이작호(無虎洞中 狸作虎). 요즘에는 호랑이와 함께 왕 노릇을 하는 여우도 있어 유호동중 이작호(有虎洞中 狸作虎)로 바꿔도 무방할 듯싶다. 꾀 많은 여우가 들으면 억울할지 모르겠으나 사람들의 원성이 맞지 싶다. 물론 자신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할지 몰라도 많은 이들의 입에서 나온다.왕 노릇을 하는 여우도 문제겠지만 더 큰 문제는 주변에 있는 힘없는 부하들이 호랑이 눈치를 보느라고 여우의 횡포를 함구한다는 사실이다. 더 심각한 점은 그 중 아부 잘하는 부하들이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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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저런, 저 가수 뒤에서 춤추는 쟤들은 돈도 제대로 못 벌텐데 언제까지 저런 생활을 하려나? 쯧쯧…."예전 어들은 당장 돈벌이도 안 되고, 미래도 불투명한 듯싶은 백댄서를 보면 이런 반응을 보였다. 지난날 백댄서를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으나 지금은 K뮤직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큰 몫을 차지하는 주요 직업군으로 자리잡았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시각도 마찬가지다. 종일 앉아서 게임만 하고, 나이가 들어서 어떻게 살아갈지 그들 앞날이 궁금했다. 그러나 이 직업도 살아남아 세계에서 유명한 페이커(이상혁·리그 오프 레전드 프로게이머)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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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아 그런지, 주말이라 그런지 괜스레 들뜨는 날이었다. 어쩌면 좋아하는 ‘브런치’를 먹으러 가기로 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가게 문 앞에 도착해 문고리를 잡으려는데 반대편에서 문을 잡아 당겼다. 젊은 부부와 대략 6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였다. 그들은 평화로운 브런치 가게에서 죽상이 된 채 발걸음을 돌렸다."엄마, 애기는 안 된대?" 아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아이가 던진 물음에 반사하듯 돌아본 문에는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no kids zone’이란 문
서해안
윤은혜 기자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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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을 기록하며 초저출산 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의왕시에 사는 산모가 ‘아홉 번째 아이’를 출산해 화제다.오전동에 사는 강민정(44)씨는 지난달 4일 아홉 번째 자녀를 출산해 3남 6녀를 두게 됐다. 강 씨는 "최근 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부담을 느낀다"며 "그러나 아이를 낳아서 키우면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에 견주면 어려움은 아주 작다"고 했다.김성제 의왕시장은 "아이를 두 명만 낳아도 애국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대에 아홉 번째 아이까지 출산한 산모에게 존경과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며 "시는
서해안
이창현 기자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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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밴드 오아시스 출신 노엘 갤러거가 온다. 콘서트 예매 날짜는 8월 초였다. 어렸을 때부터 공연을 보러 다녀서 예매쯤이야 자신 있었다. 당일 30분 전부터 알람이 울리게 맞췄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미리 온라인 티켓 사이트에 로그인해 만전을 기했다. 그런데 단 한 좌석도 건지지 못했다. 컴퓨터를 던지긴 곤란하니 침대에 몸을 던져 고함을 질렀다.예매자 통계를 살펴봤다. 모든 연령을 통틀어 20대가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저들보다 클릭 속도는 굼뜰지라도 그동안 길러 온 성정이 있다. 뒷심. 혹시라도 누군가 취소하지 않을까 틈만 나면
서해안
정양지 기자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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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도시공사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시민 혈세로 1천만 원 넘게 과태료를 냈단다. 법정 방류수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말이다.‘전문 기술력’이라는 가장 기본 생각조차 하지 않은 누군가의 책임이겠다. 문제는 어째서 그 피해를 수도권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느냐는 점이다.공사는 2021년 6월 화도·월산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 대행을 맡았다. 하지만 2년도 안 돼 4차례나 수질 기준을 준수하지 못해 과태료를 냈다. 공사 운영비를 세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혈세가 허무하게 사라진 셈이다. 공사가 하수처리장 운영비로 투입한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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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불안하다. 흉흉한 사건이 발생한다.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지하철역, 백화점, 학교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피하는 편이 상책이다.교사 일터인 학교는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변했다. 자고 일어나면 흉흉한 사고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묻지마 범죄, 교권 추락으로 인한 교사들의 극단 선택이 잇따른다.더욱이 수도권에서 시작한 무차별 범죄는 한 달 가까이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범죄 예고까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을 극으로 내몰았다. 게다가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출근하던 여성이 성폭행 후 살해
서해안
박건 기자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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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큰일 났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는데 안 갚았다고 잡혀 왔어." 이른 시간 어머니는 큰아들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이내 휴대전화 너머 울부짖는 목소리를 듣고 크게 놀란다. 도통 울지 않는 아들이 통곡하면서 걸어온 통화 내용은 이러하다.투자로 큰돈을 번 지인 꾐에 넘어가 대부업체에서 4천만 원을 빌려서 줬다. 하나 지인이 연락을 끊고 대부업체에 4개월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자 출근 도중 잡혔다고 한다.놀란 어머니를 지켜보던 아버지가 바로 아들에게 전화했다. 이내 근무 중이어서 긴 통화는 어렵다는 아들 목소리를 듣고
서해안
이은채 기자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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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인복지 분야에서 오랜 세월 근무한 사회복지사 선배를 만났다. 언론계와 견주면 30년 차 국장급 기자 정도 되는 경력자다. 오랜만에 만난 터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꽃을 피웠다.마침 함께한 자리 곳곳에 서양화가 걸렸기에 자연스럽게 그림이 주제가 됐다. 소나무를 그린 작품, 강이나 바다를 그린 작품, 들과 산, 꽃과 나비 들 말이다.선배는 "우리 민족은 명석한 두뇌와 손재주가 좋기로 정평이 났다. 하지만 우수한 유전자와 기질, 타고난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장애물은 개성을 덜 존중하는 교육방식"이라고 진단했다.이어 미술교육을 예로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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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긴 여름의 터널을 거의 벗어났다. 며칠 동안 올 여름 폭염 위세를 조롱이라도 하듯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 더워서 에어컨 스위치를 켰다 껐다, 선풍기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곤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시원해지니 갑자기 손이 심심해졌다.오늘은 아침부터 비까지 내리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제 인생의 황혼을 보내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갑자기 공허함을 느낀다. 아들과 딸은 이제 다 장성해 잘 살고, 옆자리에는 사랑하는 마누라가 있는데도 왜 공허함을 느끼는지 모르겠다.마누라는 갱년기를 겪으며 날마다 기도를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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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 남자야?" 기자가 가장 싫어하는 질문 형식의 한 가지다. 다른 사람 정체를 검문하는 무례함과 오만함을 담아서다.지난 주말 불현듯 미용실로 달려가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 버린 충동도 거기서 출발했다. 이날 공원을 걷던 중 한 사람과 마주쳤다. 흰 피부에 짧게 친 흑발 머리, 건장한 체격과 편안한 옷차림. 조그만 몰티즈 한 마리와 산책 나온 그를 보고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새도 없이 머릿속에 의문이 차 올랐다.‘저 사람은 여자야? 남자야?’ 그리고 이내 부끄러웠다. 지나가는 행인 성별 따위가 뭐가 중요할까. 무례했다. 이어 국
서해안
윤소예 기자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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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속한 동호회 사회관계망서비스 대화방이 시끄럽다. 별일도 아니지만 글을 올린 이가 표현력이 서툴다 보니 본래 표현하려던 의도보다 감정 섞인 내용을 더 강하게 전달했다. 글을 본 상대방은 기분이 상해 이에 대한 잘못을 꾸짖는 댓글을 올리면서 감정싸움이 됐다. 결국 만나서 대화로 풀기로 하고 일단락됐다.SNS라는 소통 창구가 생기면서 시공간 제약을 벗어나 대화가 가능해졌다. 그만큼 많은 의견을 글로 주고받는다. 이렇게 온라인 소통이 일상이 되면서 목에 걸리는 어투나 앞뒤 상황이 맞지 않는 글 탓에 종종 오해가 생긴다. 점(.)이나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3.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