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모질게 굴며 한 해 내내 언저릴 돌며 떠날 줄 모르더니, 결국 때 되니 제 풀에 꺾여 슬며시 추한 등짝 보이며 사라지는구나. 이 놈아. 그럴 줄 몰랐더냐. 아. 새날이 온다. 새해, 새날 우리가 잠시 한 켠 혹은 뒤켠에 미루고 놓아두었던 말들 마음들몸들부활한다. 아. 하늘아, 해야, 달과 별들아, 바람과 구름아, 눈발과 빗물들아, 빛과 그늘들아, 여명과 황혼아. 대지야 바다야, 숲과 강물들아, 초원과 사막들아. 너와 우리들아. 그리고 마음과 몸들아. 어차피 떠나지도, 버릴 수도 없는 너희들인데.어차피사라질 리 없는 인연들인데
신년특집
기호일보
202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