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의 절정기는 팔월이다. 주변은 된통 아침저녁 없이 떼창이다. 사람에겐 막바지 무더위의 여음쯤으로 들릴지 모르나 그들에게는 사랑의 대합창이다. 짧게는 일주간 남짓한 나무 위에서의 삶을 치열한 성애(性愛)로 마감한다. 그 삶을 위해 6~7년 세월을 땅속 유충 상태로 보냈으니 99% 이상 인고한 셈이다. 이른바 ‘적막한 황홀’의 한 모습이다. 땅속에서의 기나긴 인고 세월은 적막했으나 땅위에서의 소프라노 열창 끝 열매는 황홀하다. 수액과 이슬만 먹고 내 집 없이 살다갔음에 3세기께 진나라 육운이 읊은 5덕의 군자송은 시방도 곧잘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심각해지면서 우리의 생활은 많이 변하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생활은 정부의 정책에서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폭염으로 시원한 곳을 찾아갈 수도 없는 어르신들은 이 더위에 공원에서 앉아 있을 자리도 없는 것이다.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자식들의 만남이 비대면으로 이어지고, 나이 들어 대화 상대도 없고 자녀 집에 같이 사는 어르신들은 특히 이번 여름이 더 힘들다. 1년 이상 지속된 노인정의 폐쇄로 갈 곳이 없어졌다. 이번 여름의 폭염은 에어컨 없이 지내기 어렵다. 효자·효녀의 자녀들은 그나마 부모님께 에어컨을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사상 최고의 기록을 만들었다. 554억 달러로, 무려 지난해 대비 30% 증가한 수치이며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이다. 품목도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에서 바이오헬스, 2차 전지 등의 신성장 품목까지 고르게 증가했다. 일반적이라면 휴가철로 들어서는 시즌이라 수출액이 적어지는데 코로나 사태로 움츠러든 세계경제가 회복 기운을 보이며 수요 증가로 인한 기록이다. 그런데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일 발표한 우리의 산업역동성 진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의 역동성은 떨어지고 있다. 새로 활동을 시작하는 신생
‘시조’는 모름지기 우리나라 대표 정통 시가다. 그런데도 2016년 제정된 문학진흥법 제2조의 문학 장르에는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등만 등재된 바 있다. 올 4월 말 시조가 추가 등재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보다는 착잡함이 앞섰다. 처음부터 당연히 들어갔어야 할 일이었다. 오늘날 한국문학 변방에 처한 시조의 단면이다. 나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편의 시조 관련 칼럼을 이 지면에 발표했다. 그 가운데 시조 등재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것이 6편에 달했다. 거기에서 나는 문교당국, 학계, 문단 및 사회 현실에서의 시
코로나 기세가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35도가 넘는 날씨에 마스크까지 끼고 나가야 해서 웬만하면 방콕하면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있게 된다. 그 와중에 주한 일본공사의 문 대통령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과 한국 정치인의 홍콩 사드 관련 발언에 대한 주한 중국대사의 공공연한 위협 등이 짜증을 더욱 돋게 한다. 불과 몇 년 전에 금방 통일이라도 될 것 같았던 남북관계도 얼어붙을 대로 얼어 버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야말로 초불확실성 시대(The Era of H
거짓말은 인간에게 숙명적이다. 이런 거짓말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열등감에서 비롯되는 충동적 행위의 일환으로 행해진다. 하지만 국민을 향한 지도자의 말은 엄격하고 정직해야 하며 불가피한 거짓말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가능해야 한다. 진실을 밝힐 용기가 없거나, 거짓말을 통해서 얻는 이익이나 보상이 양심의 가책보다 더 클 때 인간은 거짓말을 한다. 게다가 그 이익이나 보상이 자신의 명예를 도모하거나 앞으로 닥칠 도덕적 지탄을 방어하고 법적 처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그 거짓말은 더 집요해지고 거기에 자기 자랑까지
한여름은 먹장구름으로부터 온다. 대서·복날이 있는 칠월은 양기가 극에 달한 ‘하지’ 뒤끝이라 발악하듯 마지막 열기를 내뿜는다. 한여름의 상징 무더위다. 가뭄더위의 한열도 문제려니와 무더위의 끈적끈적한 불쾌감에는 밤새 뒤척이기 십상이다. 재작년에는 가뭄더위로, 작년부터는 대개 무더위로 올 칠월을 맞는다. 이즈음 지구촌은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는다. 동토의 땅 모스크바가 30도, 북미가 50도 이상 불볕더위에 이른 반면, 우리는 동남아 아열대성 기후인 양, 기습 폭우의 무더위로 괴롭다. 먹장구름이 하늘을 밤낮없이 덮곤 한다. 이 밤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86% 올라갔지만 아직도 상승세가 진행 중이다. 혹자는 부동산 시장 폭락을 전망한다. 그러나 시장은 부동산으로 유입이 멈추지 않는다. 시중에는 넘치는 유동성이 존재하고 불안한 경제 환경에 투자처를 잃어버린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흥행 보증수표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를 반영하는 듯 거품인 줄 알면서도 서슴없이 구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매가를 육박하는 전세가격이 포진하고 있
세계의 인구가 갈수록 도시로 몰리고 있습니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도시인구 비율도 81.5 %나 됩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모든 도시로 이동하는 것은 아닙니다.두 갈림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모이고 일자리가 생기는 도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뜨는 지역이 되고, 그렇지 않은 도시는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시들어가는 지역에 활기를 되찾게 하는 것이 바로 도시재생입니다. 다시 말해 도시재생이란, 주거환경 노후화 등 여러 요인으로 도시가 쇠퇴하는 것을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자원 활용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누구에게나, 힙지로(힙한 을지로의 준말)로 알려지고 생맥주와 노가리의 성지로 꼽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뿌리이며 시초! 대한민국 최초 생맥줏집! 서울 도심에 교통이 편하고, 주머니 사정도 고려한 가성비 좋은 골목상권. 낮의 철공소 거리에서 밤의 가성비 좋은 생맥주의 골목, 이 집 저 집 노가리. 낭만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이곳에 지난해에 이어 올 3월, 최초의 생맥줏집에 강제철거 시도가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인정한 백년가게이면서 서울시에서 인정한 서울 미래유산,
2020년 7월부터 개최가 예정됐던 도쿄 하계올림픽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개최되는 것으로 1년이 연기됐다. 당시 일본 정부는 "올림픽과 같은 큰 사업은 항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발생하지만, 지금까지 준비 과정에 만족한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같이 아직도 팬데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제는 오히려 엔데믹(endemic.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이라는 의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위세는 쉽게 수그러들 기
녹음은 유월의 전령사다. 시방 주변은 온통 짙푸른 세상이다. 짙푸른 수풀 속에 묻히면 잎파랑이가 피톤치드를 뿜어내는지 숨통이 시원스레 트이는 것 같다. 누구는 녹음 우거지는 유월을 ‘성숙한 여인’이라 하고, 누구는 그것을 인생의 ‘장년’이라 했다. 신록의 오월을 유년이라 할진대 녹음의 유월은 ‘청장년’이라 덧붙여 본다. 청장년의 색깔은 녹음 빛이다. 맑디맑고 싱싱하다. 녹음 빛에 휩싸이면 펄떡거리는 생명들이 우세두세 희망 찬 꿈을 노래한다. 녹색의 꿈-때마침 지난달 말엽에 열린 ‘2021 P4G 서울정상회의’가 범지구 차원에서 함께
오늘날의 청년 세대는 과거 청년 세대보다 패기를 많이 잃었다. 생각보다 안 풀리는 미래가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완전히 정체돼 본인도 주변도 기대치를 버렸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본인의 노력으로 출발선이 달랐던 사람들을 따라 잡을 수 있었고 목표치보다 더 높은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우선은 보유한 자산에 따라 능력이 달라지는 세대다. 많은 자산을 갖고 있으면 출발선이 다를 뿐 아니라 내용물도 달라진다. 또한 앞으로 성취하게 될 자산 규모도 다르다. 보이지 않는 벽이 능력이 아닌 자산에 한계를 만들어 벽을 넘어
권력집단의 도덕적 우월감은 소통과 공감을 부정하고, 역지사지와 통합을 거부하며, 냉철한 이성을 마비시키는 정치적 독약이다. 이 왜곡되고 비정상적인 태도는 남의 잘못은 적폐지만 자신들의 과오는 실수거나 착오라고 주장하는데 추호의 망설임도 없게 만든다. 상대편을 향한 도덕적 우월감의 과시는 우리 사회가 온전하고 정상적인 도덕성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 경계하고 타파해야 할 독선적인 행태이다. 권력에 의해 드러나는 도덕적 우월감은 종국에 도덕적 불감과 법치의 교란과 파괴가 만연한 국가를 만들기 십상이다. 과시는 자만심과 열등감에서 비롯돼
인간사 겨를 없어도 계절은 어김없이 오간다. 그 중 오월은 왜 계절의 여왕이랄까. 사월에 핀 꽃들은 지고, 또 새 꽃들이 피는 가운데 모성 품은 신록이 오월을 만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마을 길거리마다 토종은 물론 외래종까지 각양각색 꽃들이 예제에서 눈인사한다. 그래도 근 반백 년 동안 오월을 대표하는 이 강산의 꽃은 역시 아카시아꽃이 아닐까 싶다. 산기슭이나 들 둔덕마다 온 몸에 새하얀 꽃떨기들을 튀김 틀에서 튀밥 튀기듯 내뿜는 모습에 유독 애착하게 된다. 향기도 향기려니와 어릴 때 추억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당시 헐벗은 온 나라
정부가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청년 디지털 일자리를 11만 개 만든다는 발표를 했다. 코로나 사태로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던 청년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정부의 프로젝트는 일선 사업장에서는 공돈을 낚는 일로 전락했다. 청년들은 해당 사업장에서 이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월급 2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하고 실제로는 40만 원을 수령하는 임시직에 만족해야 했다. 청년들은 괜찮은 디지털 기업에 4대 보험이 적용되고 다만 실수령액이 40만 원인 것이 흠이기는 하나 일자리 기근에 이것으로도 비는 기간에 경력을 만들고자 했
갈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생갈비의 담백함을 좋아하는 사람, 양념과 어우려져 그 맛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구분된다. 생갈비는 재료의 신선함에 따라 그냥 소금이나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 담백함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고기의 변하는 색깔을 감추기 위해(?) 양념을 넣어 고기 냄새와 향으로 고기의 맛을 더해 양념갈비가 된다.꼭 신선도 문제일 수는 없지만, 양념 비용이 더 들었는데도 생갈비와 양념갈비의 가격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신선도는 어느 것이 좋은지 알 수 있다.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생갈비와 양
나는 현재 시조가 있는 포켓용 칼럼집을 퇴고하고 있다. 이 기호포럼에서 2019년에 발표한 내용들이며, 책명은 「우리 時調(시조)와 어우러진 한글과 韓字(한자)의 아름다운 동행」이다. 그런데 항상 머리말 끝에 연도를 표기할 때면 머뭇거리게 된다. 그동안 8권의 창작 시가집을 상재할 때마다 그랬다. 다시 한 번 내 졸저들을 들춰봤다. 한결같이 단기 연호를 썼다. 나도 모르게 그리 쓰고 싶었다. 그렇다고 하여 어떤 종교와도 관련이 없다. 딱히 말한다면 먼먼 조상으로부터 연면히 이어받은 내 몸속 유전자가 그리했을 것 같다. ‘연호’(年號
지난달 정부가 주택공시지가를 발표했다. 그런데 사방에서 불만이 터진다. 개발 주택은 물론 토지의 공시지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다. 실제 거래보다 더 높게 책정됐거나 바로 옆 건물보다 훨씬 높게 책정이 되니 시민들의 원성이 터진 것이다. 항의하는 시민들은 물론 지자체장이 정부의 공시가격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며 부동산 가격 공시에 대한 결정권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선두에 나선 지자체는 제주도와 서울 서초구이다. 제주도의 경우 공동주택의 15%에서 같은 단지, 같은 동의 집들이 서로 다른 공시가격이 책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전 세계 국가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나타내 실업률 증가, 산업기반 약화와 같은 산업과 무역부문에서 위축은 물론, 비대면 현상 확대 및 이동 거리 제한 등 일상 생활에서 많은 불편함도 초래하고 있다. 한국도 코로나19 확산에 예외 없이 심각한 타격에 직면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K-방역 위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됐다. 방역당국에서는 시의적절한 방역대책과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고자 노력했고, 국민은 마스크 착용에 적극 협조하고,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를 기했고, 각종 모임을 자제하는 등 그 어느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