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는 우리의 으뜸 시가다. 천여 년 전부터 그 시대 상황을 읊조려온 가락이다. 여기서는 음악(시조창)으로서가 아닌 문학(정형시)으로서 시조를 다룬다. 시의 갈래는 그 형태상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로 나눌 수 있는데, 지금은 자유시가 우리 시가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시조는 역사적 전통성, 고유한 정통성, 운율의 정형성으로 볼 때, 우리의 대표 시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유시의 아류처럼 취급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중견 시조시인들조차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시조(時調)’ 대신 ‘시(詩)’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시조가 시
개혁이라는 슬로건은 어느 시대나 권력을 장악한 세력이 부도덕하다는 미명하에 지난 권력을 응징하기 위해 내놓는 가장 그럴듯한 명분이다. 특히 이 정부는 유독 적폐 청산과 개혁이라는 말에 민감하게 집착하면서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개혁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민심과 동떨어진 개혁은 허망한 혀 놀림에 불과하며 자신들의 이익과 집권 유지를 위한 적폐 청산은 교활한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반드시 전염병 사태가 아니더라도 이 정부 들어서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외교, 안보 등 국가 전반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엄청난 피해에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을 20조 원가량 풀어놓을 계획이다. 추가경정예산 15조원에 기존 예산을 더해 20조 원가량을 만들고 국민 전부가 아닌 선별적 지원을 한다. 1년이 넘도록 감염 바이러스를 근절시키지 못했고 이에 따라 방역 차단으로 일파만파 피해가 발생했다. 20조 원이 엄청난 규모이지만 600만 명에게 나눠진다면 실질적으로 개인이 받는 금액은 50만 원에서 650만 원까지로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국가는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에 국민들의 피해를 보전해주고자 하지만 엄청난 규모 앞에 지원금은 지
이제라도 정부는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시민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부동산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우선 주택공급 체계를 개편해 짓지도 않은 집을 파는 선분양 제도와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건설사들의 일방적인 이윤 추구를 검토해야 한다.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선분양 제도를 후분양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의 고통을 줄이고 없애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다.주택청약 열풍과 0순위 통장이 전매되기도 했던 시절에도 주택 마련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결과’에서 일반 노동자가 서울 지역의 82㎡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현 정부 출범 초기 21년에서 36년이 필요한 것으로 발표했다. 현 정부에서 서울의 아파트값은 82%인 5억3천만 원이 상승했고, 임금은 9% 증가해 300만 원이 올라 아파트 구매에 드는 기간은 늘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반 노동자가 소득 중 30%를 저축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아파트 구매까지 118년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것은 근로소득을 통해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다는 게 사실상 불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주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로 정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삭제됐다던 산업통상자원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의 원문이 일파만파로 파장이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직접 공개했다. 재판 중인 사안이고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자 자료 원문을 공개한다는 발표다. 2018년 4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를 위해 준비했던 자료이고 아이디어 차원의 자료로만 검토됐으며 외부 공개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내용을 보면 북한지역의 원자력 건설 추진 안건으로 KEDO 부지와 D
세종시 공무원들의 1가구 2주택을 문제 삼으면 안 된다. 갑자기 세종시로 출근지가 결정되면서 출퇴근이 어렵고 점심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면서 세종시에 특별분양과 함께 주변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증가했다. 하지만 미분양이 늘어나고 건설사의 자금난이 겹치면서, 특별분양 공급으로 공무원들에게 혜택 아닌 혜택을 주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교육을 위해 가족은 서울에 남고, 공무원인 본인은 세종시, 졸지에 기러기아빠를 만들었고, 주말에도 잠에 취한 아빠만을 보는 상황이 됐다. KTX의 우수고객이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었다. 정부
부동산정책을 펼칠 때마다 더 올라갔다. 서민은 꿈을 꿀 수 없는 가격이 현재의 아파트 가격이다. 내가 사는 집은 가격이 오르지 않는데 서울과 근교, 심지어 제주도까지 마구마구 오르고 있다. 자신이 노력해서 큰 집으로 이사하고 좋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집을 팔고 나면 이사 갈 곳이 없다. 집을 줄이거나 도시를 떠나야 한다.자본주의 경제에서 집을 많이 가진 것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공정하지 못하게, 남들보다 편법으로 남보다 많이 가졌다면 그것이 불공정이다. 1가구 2주택자가 늘어나서 집값이 오르는 것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는 전국적으로 집값이 상승해 온 나라가 떠들썩한 한 해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부족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으로 수도권의 드넓은 논·밭이 3~4년 후에는 주거지역으로 바뀔 것이고, 예전과 같은 아파트 분양에 대한 청약 과열현상이 눈앞에 선합니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신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걸까요? 그것은 환경 때문입니다. 쾌적한 거주 여건과 좋은 교육시설 등이 갖춰지니 너도나도 신도시로 몰리는 것입니다.정말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이 부족해서일까요? 이에 대
신년 벽두부터 기업마다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안정적인 직업군의 하나인 은행에서도 영업점을 통합해 거점은행을 운영한다. 특정 은행뿐 아니라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운영 지점들을 묶어 통합 관리하는 거점은행 운영으로 점포 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은행의 구조조정은 은행에 근무하던 은행원들의 인원 감축으로 이어진다. 안정적인 직장의 상징이었던 은행원들도 은행들의 생존 전략에 희생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작년 내내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속됐다.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확진자로 인해 폐쇄되면서 은행의 이용자들도 대폭 줄어들자 오프라인의
아름다움의 한계는 어디쯤일까. 아침 햇살에 비끼는 동백꽃망울의 그윽한 자태와 선홍빛 순정. ‘아!’하고 적막 속에서 절로 터지는 탄성, 한순간 우주가 열리는 소리, 온몸으로 퍼지는 희열, 아름다움의 극한에서 오는 느낌들이다. 올 새해 불암산 정상 삿갓봉 위로 솟아오르던 아침 햇살은 유독 강렬했다. 시베리아 한파의 고요로운 잔영 속에 폭발한 새 아침 무풍 햇살은 따스함을 넘어 감격이었다. 영하 13도 혹한 속에 모처럼 함께한 아이들과 인근 산봉에 올랐다. 수도권 일원에 흩어져 생활 일선에 매진하다 지난밤 늦게 온 자식들이라 안쓰러웠지
프레임은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자 세상을 판단하는 인식의 틀이다. 따라서 이 창과 틀로 파악되는 대상은 극히 주관적이고 제한적이며 개별적이다. 그래서 한번 머리에 물들면 맹목적인 아집과 일방적인 독선에 빠지기 쉽다. 어떤 사태를 파악하는 태도, 상대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자신의 주변에 대한 관점 등을 비롯해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조차도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속한다.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의 프레임은 특정한 방식과 일정한 방향으로 세계를 보도록 유도하는 조력자나 후원자의 역할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가 경
시민과 국민을 위한다는 시민단체들이 인천에도 전국에도 다양한 이름으로 존재하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다. 시민들의 의식도 높아졌고, 참여 인원도 다양하고 많아졌다. 구성원이 다양해지다 보니 의견수렴과 진행 방법도 처음 시작의 방향을 잃어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단체의 몸집이 커지고 다양한 의견 결집 과정에서 분가를 하거나, 다른 형태로 변화하기도 한다. 처음 시작의 마음을 유지할 때 우리 사회 등불이 되고, 사회의 안내자이며 우리의 든든한 응원군이 될 것이다. 초심을 잃어가는 시민단체나 시민단체 연합을
며칠 전, 동네 지붕마다 밤새 흰 눈으로 덮였다. 새하얀 새벽녘이 정밀 속에 날숨을 쉬고 있었다. 지난날 일상의 애환들이 찰나에 사라졌다. 코로나 사태 속 올 한 해는 격랑의 연속이었다. 정월에 노파심으로 쓴 글을 이 기호포럼에 실은 바 있는데, 그 칼럼 속 경자년 흰쥐의 역할은 그 당시 바람만큼 되지는 않았다. 윤사월이 든 올해, 지난날 고교시절 국어책 서시를 장식했던 목월 ‘윤사월’의 시혼도 기대만큼 완충역을 하지 못했다.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던 눈먼 처녀의 그 꾀꼬리 울음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가난했으나 정겨웠
기업규제법 처리에 모든 경제계와 재계의 눈이 모여 있다. 정기국회에서 여당이 처리하고자 하는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은 기업들이 반대하고 있는 법안이다. 정기국회 시한은 9일로 종료되는데 기업들에게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 처리를 진행코자 하니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사면초가이다. 연초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온전한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고 생산은 물론 판매까지 코로나 여파로 꽁꽁 얼어 있는데 기업을 옥죄는 법안까지 통과된다면 우리 기업들은 어디에 기대야 할까. 법안을 바꾸는 것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바뀌는 법안으로
얼마 전 과천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400대 1을 넘었습니다. 이처럼 서울과 가까운 지역, 특히 강남과 가까울수록 아파트 인기가 더욱 높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은 그의 산문집 「하피첩(霞帔帖)」에서 두 아들에게 ‘서울에서 멀리 떠나서 살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 당시에도 오늘날과 같은 서울의 미래 가치가 보였을까요. 이러한 서울 집중화에 따른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1989년 1기와 2003년 2기 신도시에 이어 2018년부터 3기 신도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공급
지난 11월 5∼6일 인천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제12회 아시아경제공동체포럼(Asia Economic Community Forum)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초불확실성 시대의 동북아와 아시아공동체’라는 주제하에 코로나19를 비롯해, 한반도와 동북아를 둘러싼 한일 간 역사 및 경제 분쟁, 미중 간의 패권경쟁, 북핵문제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의미하는 남북한 통합과 아시아지역통합을 함께 어떻게 추구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올해에는 인천대에서 공
염원이 간절하면 현실을 뛰어넘는 신기루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눈앞에 펼쳐진 것들은 그토록 원하던 것들이어서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지만 신기루는 곧 사라져 버려 결국 현실이 아님을 인정하게 만든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한껏 찌들어 버린 경제가 인정하기 어려운 것인가.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은 그렇게 기다리던 소식이지만 쉽게 수긍할 수 없는 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역 성공과 이번 분기의 경제 반등을 조건으로 내년에 경기를 지극히 희망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내리막을 지르고 있던
거짓말은 부득이하게 자신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지양돼야 할 말이다. 하지만 언어 질서를 파괴할 수 있는 권한이 오로지 시인에게만 주어져 있듯이 소설가에게는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도덕적 권리와 합법적 자격이 부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거짓말은 세상을 호도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눈속임이나 사기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소설이 추구하는 픽션은 가공의 세계이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일정한 개연성과 인과성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과 필연성은 독자들에게 갈등으로 교착된 생각과 혼란으로 점철된 감정에
아름다운 것을 접하면 그저 좋아진다. 대상에 따라 온통 가슴이 쿵쾅거리기도 한다. 절로 기뻐진다. 이 가을 오만 산천에 꽃피운 저 쑥부쟁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휘황스레 펼쳐지는 연보랏빛 천지나 하얀 꽃밭은 다만 꿈결이다. 갈 나물로 먹는 야생 보리뱅이가 야들야들 풋풋하니 더 장관이다. 이처럼 산천초목은 비대면 거리두기 사회에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채 어김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아름다움 속에는 희비가 섞여 있다. 어떤 아름다운 경우는 슬프거나 아플 수도 있다. 진정 아름다움이 겨울 때는 눈물이 난다. 감격무지, 기쁨의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