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자루나 봉지에 무엇을 싸고 담아 윗부분을 조일 때 공기 한 숨 들어가지 않도록 꽉 조여 매면 그 모습을 대하는 어른들은 꼭 한마디씩 덧붙이셨다. "너무 꽉 옹쳐매지(동여매지) 마라. 숨이라도 틔워야지. 세상만사 너무 옹치면 엄하기만 해."여러 상황, 여러 이야깃거리 소재가 되는, 그러면서 명암과 호불호가 생각과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다. 헐거움 역시 같은 처지일 테다.오랜 기간 조직생활을 하며 관리자, 리더가 됐을 때 이 그립(grip) 문제는 언제나 첫 번째 과제였다. 어느 상황, 어디에서, 언제, 누
권한, 권력은 좋고도 나쁘다. 때로는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이다. 칼자루를 쥔 사람의 태도에 따라 소의 목을 찌르기도, 무·배추를 자르기도 한다. 칼은 강도에게도 필요하고 천사에게도 필요하다. 정치인이 그런 칼과 같은 권력을 잡았다고 함부로 사용해선 안 된다. 그 권력 또는 권한을 누구에게서 받았느냐에 따라 행사할 대상 또한 다르다.국가에서 받은 권력 다르고, 정치집단인 정당 등 특정 집단에서 받은 권한이 다르다. 적법한 권력·권한이 있는가 하면 부당한 권력·권한도 있다. 누구에게서 위임받은 권한·권력이 됐든 중요한 점은 국가를 위하
총선을 앞둔 여야의 표심 잡기가 치열하다. 특히 합계출산율 0.7명대로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에서 저출산 극복은 반드시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은 관련 공약들을 내세우며 해결사를 자처하고, 여론 역시 이에 주목한다.이렇듯 우리 사회가 출산율 올리기에 집중하는 사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는 건 아닐까? 모두가 알지만 차마 직면하고 싶지 않은 사실, 바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가정이 처한 서글픈 현실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부모가정 빈곤율은 47.7%로, 양부모 가정 빈곤율
최근 화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가전·IT 전시회인 CES다. 세계 최초 투명 OLED TV부터 미래 모빌리티를 대변하는 전기차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향연,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의 실물 등 볼거리가 풍부해 전 세계 관심을 촉발시켰다. 특히 대한민국은 최고 수준의 최초 제품과 개념을 소개하면서 주도권을 쥐고 움직여 자랑스러웠다. 요즘에는 직접 가지 않아도 유튜브 등 다양한 정보망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접하기에 온라인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부분이 더욱 와 닿았다. CES와 같은 기간 튜닝모터쇼의 대표 모델인 일본
중소도시의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전통적 지역문화 중심지로 산업 기반이 취약한 도시의 경우 쇠퇴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여주시가 민선8기를 시작하면서 인구 늘리기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 명문 학교 육성, 교통과 주거 환경 개선 같은 공약을 제시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내 고향 여주는 너무나 많은 규제에 묶였지만 규제 탓만 할 수는 없었다. 규제 속에서도 우리가 할 분야가 있다고 판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려 했다.여주시는 노령인구 비율이 22%로
우리 사회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의료와 간호, 돌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따라 간호인력 역할이 강조된다.간호인력 절반에 가까운 25만여 명의 간호조무사가 의원, 장기요양기관, 요양병원 등 보건의료기관에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다수의 간호조무사는 임금과 처우가 매우 열악한 처지다.인천시간호조무사회가 지난해 실시한 간호조무사 노동조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3명 중 1명이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며, 연차휴가가 없는 경우도 10명 중 1명이나 된다고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19%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경
지난해 8월, 큰딸 결혼식에서 나는 축사 겸 덕담을 하면서 4대 성인(공자·붓다·소크라테스·예수)을 소환했다. 결혼이 얼마나 지난한 과제인지를 언급하면서 4대 성인의 결혼생활을 유머러스하게 거론한 것이다.공자는 70 평생 집을 떠나 온 천하를 유랑했고, 붓다는 그 좋다는 왕관도 버리고 가출 같은 출가를 했으며, 소크라테스의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은 크산티페를 악처의 대명사로 만들었고, 예수께서는 선배들의 간난산고와 같은 결혼생활에 질려서 아예 독신을 고수하셨다고 했다.이처럼 결혼생활이란 4대 성인조차도 극복하지 못한 난제지만, 그럼
전거가감(前車可鑑)이란 말이 있다. 앞서 가다 뒤집힌 마차의 바퀴 자국은 뒤따르는 마차에 좋은 길잡이요, 앞선 시대의 교훈은 오늘의 거울이란 뜻이다.한나라 문제 때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인재인 가의가 있었다. 당시 한나라는 안으로는 제왕들의 반란이 끊이지 않고, 밖으로는 흉노의 침입이 잦았다. 문제는 가의에게 난국을 해결할 좋은 방책을 물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상소를 올렸다."진나라 환관 조고는 시황제의 차남 호해가 황제가 되자 사람을 죽이고 그 가족을 멸하는 것만 가르쳤다. 그로 인해 호해는 충신의 간언을 비방으로 받아들여 죽이
나이가 들수록 곳곳에 자신의 흔적도 늘어납니다. 얼굴에는 주름이, 마음에는 기억이 그것입니다. 주름과 기억 속에는 놀랍게도 엄청난 지혜가 숨었습니다. 지혜는 고통을 겪어야만 얻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주름과 기억은 많은 세월, 그것도 혹독한 세월을 보내는 동안 특히 많이 생겨납니다. 견디기 힘든 겨울 추위를 겪은 뒤 비로소 나이테가 하나씩 생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생명체에만 주름이 생기는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타이어에도 주름이 있다고 합니다. 「언어의 온도」(이기주)에서 저자는 타이어 가게 직원과 고객이 나눈 대화를 소개합니다."타
기업 활동에는 두 가지 업무 흐름이 존재한다. 하나는 고객 주문에서 시작해 조달, 생산, 출하를 통해 고객 만족 목표 달성을 위한 현장 업무 흐름이 있고, 다른 하나는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 실행 그리고 평가하는 관리 흐름이 있다. 영업은 수주할 때부터 판매가격 대비 원가 차이를 알고 마진율을 관리해야 하며, 구매는 발주 전부터 원자재 매입 가격과 재료비의 관계를 알고 발주해야 하고, 생산을 위해서는 제조원가 수준이 얼마여야 하는지를 알고 임해야 한다.공장은 공교롭게도 물동량 흐름과 손익 관리 흐름의 중심에 위치한다. 공장이
‘무녀리’란 문을 열고 나왔다는 ‘문(門)열이’가 변한 말로, 포유동물의 한 태(胎)에서 나온 여러 마리 새끼 중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나온 ‘맏이 새끼’를 의미한다. 옛사람들은 처음 문을 열고 나오느라 많은 힘을 소진, 다른 새끼들에게 떼밀려 어미젖을 제대로 먹지 못해 약하고 처진다고 생각했다. 막 태어난 새끼들은 어미의 젖꼭지를 먼저 차지하려고 힘겨루기를 하는데, 맏이 새끼는 힘이 달려 다른 동생들에게 어미젖을 빼앗기고 뒤로 처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맏이인 ‘문열이’는 점점 더 다른 동생들보다 초라한 못난이 무녀
우리나라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규모로 봤을 때 의료서비스가 가장 취약한 곳은 어디일까? 답은 경기북부다.2023년 기준으로 인구 400만 명을 넘는 광역자치단체 규모인데 의료수준은 전국 최하위다. 1천 명당 의사 수로 보면 경기북부는 1.6명으로 꼴찌다. 그 다음 순위인 전남도의 2.6명에도 훨씬 못 미친다. 그 뿐인가. 중증질환을 책임지고 지역의료 거점으로 선정되는 상급종합병원도 경기북부에는 한 곳도 없다. 2023년 말 발표한 제5기(2024~2026년) 47개 의료기관 중에 단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았다. 의료 수준의 양과 질 면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내외 북한 전문연구기관이나 단체, 전문가들은 나름대로의 논리(論理)나 방증자료를 제시하면서 북한 내부 주요 인물의 동정(動靜)과 대내외 정세 변화와 관련한 예측이나 전망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견(私見)이나 선입관(先入觀), 과거 사례에서 연원(淵源)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실상(實相)’에 근접(近接)하지 못해 현실과의 간극(間隙)이 크게 벌어지게 마련이다.이런 여러 가지 난점(難點)이나 제약에도 불구하고 통일부 등에서 ‘북한’만을 대상으로 40년 이상 연구해 온 전문가 시각에서, 그리고 실체적 경험을
최근 카카오톡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해 친구와 대화하며 웃고 떠든 경험이 있다. 제공된 AI 기술은 채팅창에 입력한 문구를 각종 어투로 변환했다. 이를테면 ‘웃기다’고 입력하면 ‘허허, 이거 정말 웃기는구나’ 또는 ‘농담도 잘하십니다’ 따위로 바꿨다.처음 사용하는 낯설고 재밌는 서비스에 채팅창에는 ‘ㅋㅋㅋ’를 비롯한 웃음이 난무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알 길 없는 불쾌함이 마음 한편에 맴돌았다. 내가 작성한 문구는 도대체 어디로 전송되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변환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이처럼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
코로나19는 2019년 11월 17일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감염환자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급성호흡기감염증이다. 병원체는 SARS-CoV-2 virus다.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2024년 1월 13일 현재 7억167만5천47명이며 696만8천373명이 사망해 0.993% 치명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2023년 8월 31일 현재 3천457만1천873명이 발생했고 3만5천934명이 사망해 0.104%의 치명률을 나타냈다.WHO는 2020년 1월 30일 코로나19 심각성을 고려해 국제공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사람들은 언제까지 책을 읽을까? 도서관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매일 강제로 책과 만나는 10년 차 사서인 나조차도 유튜브를 보며 출근하고 넷플릭스를 켠 채 잠드는 일상이 반복된다. 이제는 그들 없이 살 수 없는 지경이지만 신기하게도 연수구에는 갈수록 많은 사람이 도서관을 찾고 책을 읽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이런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도서관을 확충하고 변화시키려는 연수구 노력이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다.2006년 연수구 최초 어린이도서관으로 문을 연 연수어린이도서관이 2022
2024년 1월 1일부터 인천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1억 플러스 아이 드림(1억+i dream)’ 사업 대상자가 돼 18세까지 총 1억 원을 지원받는다. 인천시가 야심 차게 개발한 이 출산지원사업은 광역지자체가 전국 처음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중장기 그랜드 플랜이며, 분절화된 다양한 급여를 하나로 연계해 성장단계에 따라 통합 제공하려는 발상의 획기적 전환이다.그동안 인천은 중앙정부나 다른 광역지자체의 사회복지사업을 벤치마킹하면서 인천형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실시하는 후발 주자였다. 하지만 지금 인천은 ‘1억 플러스 아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일을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자신이 하는 일에 전념한다는 것은 삶의 모든 고통을 이겨 내는 만병통치약과 같음을 느낀다.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묘약이다. 작은 목표들을 실행하며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소소한 행복을 만들고, 그 행복들이 모여 큰 행복을 만들게 된다고 믿으니 행동을 멈출 수 없다. 이 세상에 순탄하기만 한 삶은 없다. 생각지 못한 불행이 잇달아 우리 삶을 덮치기도 한다. 이런 역경과 불행에 사사건건 휘둘리면 운명을 원망하고 무의식 중에 살아갈 의욕마저 잃게 된다.
농협법 제1조는 "이 법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대단히 거창하게 규정했다.농협의 운영만 제대로 되면 농업인은 아무런 걱정거리 없이 최상의 행복을 누릴 것처럼 전제하고, 그 책무를 온전히 농협에 부담 지우는 듯하다.협동조합의 본질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자주적·자조적·자치적 단체로서 ‘이익단체(interest group)’로 보는 편이
자영업에서 성공하려면 기업과 마찬가지로 고객 니즈(needs)를 빨리 읽어야 치열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골 관리 중요성이 커졌고, 기업에서 실행하는 고객관계관리(CRM)인 영업관리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러한 추세와 시대 흐름 속에서 영업관리의 시사점을 알아보자.첫째, 고객 중심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손님과의 파트너십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보통 점포의 수익 관점에서 고객을 대한다. 수익 관점이 먼저고 고객 욕구가 나중이다 보니 고객은 불만족하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