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발표할 충분한 공간과 장비 대여 매칭, 평론 지원, 기획자 매칭이 뒷받침되면 좋겠어요.""공공성을 띤 지원뿐만 아니라 청년예술인을 전국에 알리고 자생력을 키워 주는 방식의 도움이 필요해요.""기획자에게도 기획비와 활동비가 충분하고 정당하게 책정되길 바랍니다.""행정을 간소하게 하거나 서류를 처리할 때 좀 더 직접 도움을 받으면 좋겠어요.""청년예술인들이 자생 가능한 생태계를 만듦과 동시에 공연계가 발전하려면 질 높은 공연에 값을 지불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합니다.""한 번으로 끝나는 지원을 여러 개 하기보다는 예술가에게 필요
"공감이라는 말을 많이들 사용하는데요. 결국 남의 문제를 어떻게 자기 문제처럼 생각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생물학에 바탕한 조건이나 경제 조건이 같다는 사실만이 그런 생각을 이끌어 내는 요소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일들을 어떻게 ‘우리의 일’로 생각할까요? 이런 점들을 평론에서 다루고 싶습니다."‘공감’, ‘공동체’, ‘사회’. 선우은실(30)문학평론가와 짧은 만남에서 가장 많이 화두에 오른 단어다. 평소 활동을 묻는 질문에도, 예술가로서 지향점이나 관심사에 관한 물음에도 이 단어들은 숨 쉬듯 등장했다.평론이라는, 조
"제가 살고, 생활하고, 먹고, 놀던 곳이 재개발이 되고 없어지는 모습을 보며 아쉬운 생각이 들었어요. 인천이 워낙 빨리 개발되는 도시 중 하나잖아요. 시각예술 작가로서 사라지는 곳들을 알리면 좋겠다 싶었죠. 사람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전달하는 동시에 잊혀진 곳을 찾도록 만드는 일이 제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인천의 대표 원도심인 중구 개항장 거리에 사라지는 가치들을 시각예술로 담아내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인천문화재단 점점점 사업으로 조성된 ‘아트랩999’는 인천의 오래된 극장과 연계해 지역 문화예술 활성을 고민하는 곳이다.
5살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쳤다. "클래식 전공을 쭉 해 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진학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오직 피아노뿐인 굴곡 없는 삶이었다.너무 순탄한 길만 걸었기 때문일까. 졸업한 뒤 마주한 세상은 또 다른 현실이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피아노 학원에 출강하며 손에 쥔 월급은 생활을 이어가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절망을 느꼈던 그때 재즈를 만났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달리 변화무쌍한 재즈에 매료됐다. 자유로워졌다. 마치 재즈처럼.최윤미(38)미래재즈협회 대표는 인천 출신이자 세계적 주목
"영·유아를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 예술가의 태도가 바탕이 되는 영·유아 극은 어떤 모습일까?", "영·유아의 발달 과정에 적합한 연극이 가능할까?", "함께 관람하는 보호자도 감동하려면?", "어떻게 그런 영·유아극을 만들까?" 하나의 극을 만들며 고민을 던지고 답한다. 문답에는 나이나 성별 등의 조건 없이 인간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면의 태도가 묻어난다. 이미 온전한 존재이자 시민인 아이들이 참여하고 경험하는 공연을 만든다. 극단 ‘상상이상’과 오연주(39)극단 상상이상 대표의 이야기다. 상상이상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관객을
"부평에서 공간을 시작하면서 ‘인천을 가장 많은 작가를 배출하는 도시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베스트셀러나 유명 작가가 아니더라도 나의 생각을 글이나 책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 인천에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인천시 부평구엔 ‘누구나 작가가 되는 곳’이 있다. 작가를 지망하거나 전문적으로 글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면 이 말에 고개를 갸우뚱할 만하다. 글 한 줄 쓰는 일도 어려운데 작가가 된다니. 동시에 한 문장이라도 내 글을 쓰는 누군가는 책을 펴내고 싶다는 로망을 갖기도 한다. ‘책을 쓴다’는 행위에 부담을 느끼거나
"처음에는 지역주민들을 모아 플로깅을 해 보자는 생각에 기획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이 의미 깊은 활동을 주민과 대중에게 알리고 문화로 정착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다음은 플로깅을 사업화하면 어떨까 고민했어요. 쓰레기를 줍다가 제 인생이 바뀌었네요."‘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길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이 합쳐진 개념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스웨덴에서 2016년 처음 시작했으며, 스웨덴어에서 ‘줍다’를 뜻하는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 단어 조깅(jogging)이 합쳐졌다. ㈜프린지 이영근(35)대표는 플로깅을 문
"만약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무조건 쓰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시는데, 저는 말하듯이 쓰라고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우리가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순서를 다 기억하면서 똑바로 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어떠한 규칙이나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접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시대다. 1인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영상이 그 중심에 선 듯싶지만 여전히 글은 공유하고 공감하기 위한 좋은 도구로 꼽힌다. 그만큼 글을 쓰고 싶은
녹색 수술 가운을 입은 한 사람이 수술대 위 돼지의 배를 가른다. 조명 아래 누운 돼지는 처음 그 모습이었던 것처럼 속이 비어간다. 돼지의 ‘머리, 어깨, 무릎, 발’은 형체 없이 으깨진다. 그 머리는 ‘케이크’처럼 썰려 사람의 입으로 들어간다.녹음이 무성해지기 시작한 6월 초입,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BODA 갤러리에는 평소 보지 못했던 낯선 이미지들이 나열됐다. 도축된 돼지의 속이 비어 가는 과정은 하얀 패널 위 연속적인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전시실 안쪽에는 정육 분쇄기에 갈려 나가 곤죽이 되는 모습이 영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 청년기본법에 명시된 청년의 정의다. 인천시 청년기본조례의 청년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인 사람’이다. 또 우리는 예술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예술인’이라 칭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활동증명 자격으로 ‘예술인 복지법상 예술을 업으로 해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을 제시한다.그렇다면 청년+예술인은 ‘20∼30대 중 예술을 업으로 하는 사람’일까? 단어의 조합만 놓고 보면 그럭저럭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직접 만난 청년예술인은 나이와 업으로만 단정 짓기에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