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설된 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
지난해 신설된 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

성남(옛 광주군) 지역은 오래전부터 교통 요충지다. 교통로 구실을 하는 탄천(炭川)의 지형을 살려 남한산성을 세웠고, 인근은 군사훈련소로 자주 활용했다. 

탄천 물줄기 옆으로는 양재 말죽거리를 지나 달래내 고개를 거쳐 역참(驛站) 중 하나인 판교원과 낙생역 들 한양에서 영남지방으로 가는 길이 형성됐다. 당시 판교역과 판교원은 동남아와 일본 사신들이 거쳐 갔고, 임진왜란 때는 왜군 포로가 된 임해군과 순화군이 이곳을 이용했다.

세조대왕의 비(妃) 정희왕후가 온양온천에서 승하해 관을 한양으로 옮길 때도 판교를 거쳐 갔고,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평화사절단 통신사가 이용한 길도 영남대로였다. 옛 영남대로 노선을 직선으로 만든 구간이 바로 현재 경부고속도로다.

강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노선이 지금도 그 맥을 잇는다. 이를 바탕으로 성남시 하루 유동인구는 250만 명, 이동하는 차는 약 110만 대(추산)로 추산된다. 서울 강남처럼 이동량이 많은 도시로 성장했다.

이제는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도로 중심의 교통망을 궤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선진국 유명 도시와 마찬가지로 성남시도 ‘모달 시프트’를 반영해 교통체계를 일대 혁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민선8기 신상진 시장도 철도망 구축 협의체 운영, 철도사업 추진단 구성, 철도기금 마련 계획 수립으로 빠르고 원활한 철도교통망 사업을 추진한다는 각오다.

‘4차 산업 특별도시 성남’의 명물이자 ‘사통팔달 성남’으로 다시 탄생할 철도교통망의 현 상황을 짚어 봤다.

성남시청 앞 트램 모형.
성남시청 앞 트램 모형.

# 지하철 8호선 연장

모란∼삼평·봇들∼판교를 잇는 3.86㎞ 노선이다. 2019년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뒤 지난해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통과하면 시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여수동 성남시청역 신설이 가능하도록 검토할 예정이다.

여기에 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판교∼오포(9.5㎞) 철도사업을 반영해 국토교통부에서 구축계획이 승인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판교역은 하루 이동인구가 40만 명에 이르러 교통 혼잡이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8호선이 연장되면 원도심과 신도시를 잇는 지역 균형발전과 교통 혼잡 완화, 판교테크노밸리 활성에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성남시 철도망도
성남시 철도망도

# 위례∼삼동선

위례신도시에서 시작해 을지대∼남산산성역(8호선)∼신구대∼상대원동 하이테크밸리를 거쳐 광주 삼동역을 잇는 10.4㎞(성남 8.7㎞, 광주 1.7㎞) 구간이다.

지난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된 위례삼동선은 현재 광주시와 공동으로 현행화 용역에 착수해 지표 현행화와 경제성 상향 같은 대책을 마련 중이다. 내년 예정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선정을 1차 목표로 추진한다. 

신 시장은 지난 9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안철수(분당갑)국회의원과 차례로 만나 위례삼동선 사업이 내년 상반기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되도록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 월곶∼판교선

성남(판교역)에서 의왕·안양·광명을 거쳐 시흥(월곶역)을 잇는 40.3㎞의 복선전철이다. 성남은 5.9㎞ 구간으로 서판교역 1곳이 들어선다.

현재 실시설계 승인이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국토교통부와 기재부가 총 사업비 협의(2조600억여 원 국비 예정)를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 실시설계를 끝낸 뒤 내년에 착공하면 사업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과 2026년까지 준공과 개통을 목표로 협의한다는 구상이다.

성남 GTX
성남 GTX

# 지하철 3호선 연장

서울 잠실과 수서, 성남, 용인을 거쳐 수원 세류역을 잇는 경량전철이다. 2020년 경기도와 성남·용인·수원시가 지하철 3호선 연장 공동 협약을 맺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하철 3호선 연장에 따른 차량기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3개 시 협의와 이용수요를 고려해 잠실∼세류 대안 광역철도로 변경해 2026년 국토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서울 삼성동과 수서, 성남, 용인을 거쳐 화성 동탄을 지나는 수도권 대심도 광역급행철도다. 성남은 13.76㎞ 구간으로, 성남역 1곳(출입구 5곳)이 들어선다.

역사는 분당구 백현동과 이매동의 경계선 근처로, 판교∼여주를 운행하는 경강선(가칭 신판교역)이 연결된다.

2017년 제4공구(성남지역)가 착공돼 경강선은 2023년, GTX는 2024년 준공과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 수서∼광주선(도촌·야탑역 신설)

서울 수서에서 성남 모란역을 거쳐 광주역을 경유하는 총연장 19.2㎞ 노선이다.

수서역부터 삼동역까지는 지하터널로 신설(14.4㎞)하고, 삼동역에서 광주역까지는 원래 있던 경강선(5.0㎞)을 활용할 예정이다.

2020년 민자사업 지정과 시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2029년 개통이 목표다. 이 노선이 개설되면 광주에서 서울 수서까지 12분대로 오간다.

이와 함께 시의 의지가 담긴 도촌·야탑역 신설도 추진한다. 중원구 도촌사거리 인근으로, 시는 앞서 국토부에 수광선 도촌·야탑역사 신설을 요구하고 소요되는 비용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수광선 노선이 도촌사거리를 경유해야만 역사 신설이 가능함에 따라 시는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대안 노선이 반영되도록 국토부와 계속 협의한다는 태도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감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감도.

# SRT 용인 동천·성남 오리역 신설 추진

서울 수서∼목포, 수서∼부산을 경유하는 고속철도 정차역을 분당구 구미동 하나로마트(성남농수산물유통센터) 일원에 만드는 검토 단계의 사업이다.

시 행복소통 청원 답변으로 시작한 역사 신설 추진은 현재 자체 사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으로,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운행 중인 고속철도 지하터널 구간에 역을 신설한 사례가 없고, 기술 부분을 비롯한 경제성과 재무성 같은 역 신설 가능 여부에 대해 세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역 신설 비용을 원인자(성남·용인시)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 성남도시철도(트램) 1·2호선

1호선은 판교역∼모란역∼성남산업단지(상대원 하이테크밸리)를 지나는 10.38㎞, 2호선은 판교테크노밸리∼판교역∼정자역∼운중동을 경유하는 총 13.7㎞ 노선이다.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에 선정된 뒤 같은 해 5월 국토부의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승인(고시) 당시 도내에서 경제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도 2020년 예비타당성 조사 중간 성격인 기재부 2차 점검회의에서 차로 수 감소에 대한 부(-)편익 과다 반영으로 경제성이 낮게 책정됐다. 이에 시는 기재부를 거치지 않는 자체 재원 추진을 결정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2025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트램은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을 높여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100% 전기 또는 수소를 동력으로 궤도 위를 달리는 친환경 미래 교통수단이다. 한 편성당 200명 이상을 수송하고, 지하철과 유사한 정시성을 제공한다. 지하철과 견줘 건설비용은 저렴하나 현재 트램의 교통시설투자지침이 없어 국비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 위례선 트램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한 가지로 추진 중인 위례 트램은 마천역∼복정역∼남위례역을 경유하는 총연장 5.44㎞(12개 역) 노선이다. 2020년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지난 6월 실시설계를 마무리했다.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연말께 착공이 이뤄질 예정이다.

위례 트램이 개통되면 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지하철 8호선 복정역, 남위례역과 접근성이 개선돼 대중교통 편의성이 크게 증대되리라 기대된다.

남위례역은 지하철 8호선에서 유일한 지상 역인데, 서울교통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민들로 구성한 조기추진협의회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수정구 복정동 57 일원에 들어섰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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