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혁신담당관실 기자간담회. /사진 = 인천시 제공
시정혁신담당관실 기자간담회. /사진 =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공약한 수도권매립지 임기 내 사용 종료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시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를 두고 유 시장의 매립지 종료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권홍 시정혁신관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 시장님 임기 내에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결정하는 일은 가능하겠지만 완전히 사용을 종료해 문을 닫기는 현실 여건상 어렵다고 본다"며 "3년 안에 대체매립지를 완공하기 힘들고, 3년 안에 소각장을 모두 조성하기 힘들다는 사실도 우리 모두 아는 이야기인데, 행정절차나 갈등까지 생각하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는 더 어렵다"고 했다.

유 혁신관의 발언은 유정복 시장의 공약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파문이 번질 전망이다. 유 시장은 인수위원회에서 ‘임기 내 대체매립지 확보에 따른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주요 추진사업으로 확정하고 매립지 부지를 첨단산업단지와 공원·체육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11월 30일에는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의 존속기간이 유 시장의 남은 임기인 3년 6개월만큼 연장됐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대체매립지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려면 폐기물처리 설치계획 수립,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타당성 조사, 설계, 시설 공사와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사용 중인 3-1매립장 조성 사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는 데는 5년 6개월의 시일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체매립지 선정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9월 수도권매립지 4자 협의체 국장급 실무회의가 열린 이후 서울시에서 발생한 10·29 참사에 행정력이 쏠리자 4자 협의체 회의도 맥이 끊어졌다. 또 서울시에서 마포 소각장 신설을 둘러싸고 주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체매립지 확보에 적극 나설지도 미지수다.

시는 유 혁신관의 발언이 폭발력이 강하다고 판단했는지 불 끄기에 나섰다. 대체매립지를 확보하려고 환경부에 다양한 건의안을 검토하도록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공약을 파기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형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매립지 공사 과정에서 지반 상태에 따라 토목공사가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우려해 (유 혁신관이)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뒤 "대체매립지 후보지 선정이 수월하도록 몇 가지 후보지와 기준점들을 작성해 환경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4자 협의체도 하루빨리 다시 가동해 임기 내 매립지를 사용 종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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