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과잉생산에 따른 쌀값 하락,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처럼 풍토병이 돼 가는 가축질병, 인력난, 좀처럼 늘지 않는 농가소득. 우리 농업이 떠안은 좀체 해결하기 힘든 과제다.

농업인 못지않게 이 과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곳이 바로 농업인의 동반자 농협이다. 올해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도 앞뒀다.

지난해 말 취임한 홍경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은 농협법 제1조를 가슴 깊이 새기고 농협 발전을 앞장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농협법 제1조는 ‘농업인의 경제·사회·문화 지위를 향상시켜 농업인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다.

다음은 홍경래 경기지역본부장과 일문일답.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우리 농업과 농촌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위축으로 어려움이 가중된다. 길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곡물 공급망 차질,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경영비 증가, 농촌 인력난 따위 산적한 과제가 많다.

이러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고, 본부장으로서 영광보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슴속 깊이 새기고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항상 농업·농촌현장에서 농업인과 공감하고 농업인과 소통해 어려움을 듣고, 경기농협 임직원들과 지혜를 모아 해결하겠다.

또 농업인이 정성 들여 생산한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농가소득을 증대하고,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들어 경기도의 모든 농업인이 자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해지도록 힘을 보태겠다.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냈다고 파악했나.

▶경제사업 분야에선 ‘신선한 농산물과 가공식품 수출 확대’를 꼽고 싶다. 경기농협은 지난해 꽃·인삼·배·쌀을 비롯해 경기도 주요 신선한 농산물과 떡·김치 같은 가공식품 수출에 노력했다.

더구나 인삼제품은 중국과 홍콩에서 각각 35%, 270%의 매출액 성장을 거뒀고, 쌀은 북미지역에서 전년에 견줘 115% 성장한 17만 달러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또 ‘한국농협김치조합공동사업법인’을 출범하고 김치류 수출도 전년에 견줘 12% 이상 성장했다.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에 참여해 과수농가의 판로 확보와 소득 증대, 어린이 식습관 개선에 이바지한 부분도 성과 중 하나다.

상호금융 분야에선 안정감 있는 농업 경영을 위한 영농 지원 강화에 주력했다. 그 한 가지로 농업재해 복구를 위한 무이자 자금 573억 원을 지원했다.

농가의 인력난을 해소하려고 자원봉사자, 대학생, 영농작업 구직자, 농협 전 임직원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한 27만6천여 명의 일손도 지원했다.

홍경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이 고향사랑 기부에 동참했다.
홍경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이 고향사랑 기부에 동참했다.

-올해 주요 추진 사업은.

▶우선 농축산물 판매 확대다.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 농산물의 우수성 홍보와 소비를 촉진하려고 판촉 행사와 마케팅을 적극 추진했다.

설·추석 명절과 품목별 성·출하기에 수도권 농협유통센터와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판촉 행사를 전개하고,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려고 ‘KT Sports’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야구장을 찾는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농산물을 홍보하고 직거래장터도 열었다.

아울러 경기농협에 농산물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가능한 온라인센터를 설치하고 샤인머스캣, 배 같은 다양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가 하면 농축산물 판매 확대와 지자체 지원으로 소비자 물가 안정에 이바지했다고 자평한다.

그 결과 지난해 농축산물 판매사업 실적 4조4천억 원을 돌파해 목표인 4조3천800억 원을 초과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회 거리 두기 해제로 외식산업이 활기를 띠고, 고물가에 따른 가정 내 장보기 문화 확산이 복합해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897억 원 증가한 4조5천억 원을 목표로 농축산물 판대 확대와 소비자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축산물의 유통 기반을 강화하고 공공정책사업을 적극 수행하면서 뒷받침하겠다.

경기미 소비를 촉진하려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RPC 건전경영도 추진하겠다. 지난달 말 기준 2022년산 경기미 수매량은 29만2천t으로 전년에 견줘 13% 감소했고, 전국 쌀 생산량도 12만t 줄었다. 하지만 정부 발표에 따르면 쌀 소비 감소가 이어지면서 올해 약 9만t가량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경기농협은 계통 판매장 쌀 판매운동(PLUS 10 운동), ‘아침밥 먹기 캠페인’ 같은 소비촉진운동을 계속 추진해 경기미의 안정감 있는 판로를 확보하겠다. 고품질 쌀 유통 활성 사업으로 RPC 경영도 개선하겠다. 

아울러 쌀 수급 안정을 도모하려고 벼 재배면적 감축목표(경기도 4천925㏊)도 설정했다. 그 첫 단계로 논에 전략작물을 재배할 경우 직불을 지원하는 ‘전략작물 직불제’ 신청을 이달부터 받는다.

-영농비 상승도 농가 부담 중 하나다.

▶러·우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해 농가 부담이 크다. 경기농협은 경기도와 함께 농업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8~11월 산 면세유 6개 유종에 대해 1L당 최대 200원씩 지원하는 ‘경기도 농업용 면세유 긴급지원사업’의 주체 구실을 맡아 구입 실적에 따른 지원금 산정부터 교부금 신청·수령에 이르기까지 농가 경영 부담을 줄이고 소득 증대에 견인차 노릇을 했다.

더불어 유례없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집중호우 따위 자연재해로 어려운 영농 여건에서도 스마트 농기계 보급과 밭 농작업 대행으로 농촌지역 일손 부족을 해소하는 데 이바지했다. 큰비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농약 무상 지원, 침수 농기계 무상 수리, 방제운영비 지원 같은 종합 영농지원대책을 마련해 농업인의 영농 재개에 노력을 기울였다.

-가축질병 예방은.

▶연초부터 발생한 AI와 ASF 따위 가축질병 확산을 막으려고 21개 시·군 공동방제단(40대), NH방역지원단(16대), 거점 소독시설 방역인력풀을 비롯해 농협의 방역자원을 모두 동원했다.

이와 별도로 방취림 조성, 벽화 그리기 사업 같은 자연친화 축산업 이미지 구축도 추진 중이다. 퇴비 유통 전문조직 육성과 자원순환농업을 추진하고,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만들려고 축산자원 조성자금을 활용해 농가 지도와 지원도 계속 늘리겠다.

깨끗하고 투명한 조합장선거를 위해 거리로 나선 홍경래 경기지역본부장.
깨끗하고 투명한 조합장선거를 위해 거리로 나선 홍경래 경기지역본부장.

-농업인 소득 증대 방안은.

▶올해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어느 해보다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기농협은 관내 농축협의 경영위험 단계별 현재 위치 진단, 조치 사항 지도, 사업부문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건전결산 달성을 위한 심사분석회의를 정례로 열어 농·축협 지도를 강화하고 어려운 경영환경에 앞장서 대응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손익 기반을 유지해 조합원 실익을 지원하는 역량을 높이겠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운영 중이다.

▶올해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농·특산물 판매에 큰 기회가 된다. 거주지 밖 지자체에 기부하면 기부금액의 30% 이내에서 지자체가 답례품을 제공한다.

농협은 지난해부터 답례품이 지역 농·특산물로 구성되도록 계속 농정활동을 전개해 지난달 말 기준 경기도를 비롯해 8개 시·군이 답례품목과 이를 공급할 업체 선정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지자체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기농협은 관내 농·축협이 경쟁력 있는 상품 구성으로 답례품 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농협몰 같은 곳에서 온라인 판매를 병행 추진해 지역 농·특산물 판매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 계획이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도 앞뒀다.

▶3월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투명 선거’, ‘공정 선거’, ‘혼탁 과열 방지 선거’를 강조했다. 지난해 8월부터 경기공명선거지원협의회를 운영해 월 1회 정기회를 열어 공명선거를 홍보하고 선거 관련 업무 협의 중이다. 조합원 실태조사, 무자격조합원 정리 지도, 공명선거 관련 교육도 폭넓게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부터는 경기 관내 조합장,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실천 결의대회를 여는가 하면 조합장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르도록 앞장섰다.

경기농협은 공명선거 홍보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조합원 공명선거 실천서약을 추진, 깨끗하고 투명한 동시조합장선거를 위해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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