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숙 아인여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김선숙 아인여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지난 3년여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점차 누그러진다. 실내 마스크 의무도 해제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평균 1만 명씩 발생한다. 2023년 3월 3일 기준 확진자 누적자 수만 약 3천54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3~4명은 코로나를 경험한 셈이다.

‘롱코비드’란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이 초기 감염 후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증상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각 나라나 기관마다 이를 정의하는 데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대한감염학회 정의 기준과 부합하는 ‘12주 초과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으로 본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학술지 ‘네이처 리뷰 미생물학’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6천500만 명 이상이 롱코비드를 겪는다고 알려졌다. 정확한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롱코비드는 바이러스에 대한 체내면역 반응과 관련 있다고 여겨진다.

일부 연구들에 따르면 만성 염증, 지속적인 바이러스 존재, 자가 면역성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롱코비드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피곤함, 숨이 차는 느낌, 가슴 통증, 관절 통증, 두통, 집중력 저하, 우울증, 불안증이다. 이 중 가장 흔한 증상은 피곤함이다.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잠을 잤는데도 개운하지 못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머리가 멍한 증상도 많이 호소하는데, 이를 ‘브레인 포그’라 칭한다. 초기 코로나19 감염 결과로 폐, 심장 등 기관 손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중 명확하게 나타나는 증상들은 병원을 방문해 다른 기질적인 질환들과 감별해야 한다. 극심한 두통, 호흡곤란(숨이 차는 느낌), 두근거림, 부종 등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다수는 피로, 우울감, 기력 저하, 브레인 포그와 같이 모호한 증상을 겪는다. 따라서 코로나 회복 이후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고 몸이 이전 같지 않다면 코로나 후유증인 롱코비드 증상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롱코비드의 단일 치료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원인에 대한 병태생리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며 개인에 따라 증상들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능의학’적 접근을 통해 롱코비드를 극복해 볼 수 있다.

기능의학이란 환자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환경 요인을 종합 고려해 근본적인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화학적·유전학적·환경적·심리사회적 인자들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고려해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의학이다. 즉, 질병의 근본 원인을 바로잡아 재발을 줄이고 건강 상태의 정상화를 추구한다.

롱코비드에서도 기능의학적 접근이 가능하다. 단순히 증상 완화를 넘어 염증 요소가 강하다면 염증을 줄이고, 호르몬과 신경계 불균형이 일어나면 이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사장애 등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몸에 균형이 깨진 부분을 진단하고, 약물치료가 필요한지 혹은 호르몬이나 영양치료가 필요한지를 전문의 상담을 받아 최적의 맞춤형 치료를 받는 편이 좋다.

롱코비드가 힘든 점은 아무리 의지로 노력해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절한 야외 활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도 증상이 오래 지속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준다면 가정의학과에 방문해 롱코비드의 원인을 찾아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었으나, 당시 큰 증상이 없이 지나갔음에도 약 3개월이 지난 다음에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예전과 같지 않은 컨디션으로 일상생활이 힘들 경우 가정의학과를 방문해 상담과 진단을 받아 보길 권한다.

<아인여성병원 가정의학과 김선숙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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