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탈바꿈시키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드러나 국민 분노가 여간 아니다. 지난 96년부터 중국 사회과학원 핵심과제로 등장한 고구려사 왜곡문제는 지난 2002년 본격적으로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분장시켜 자신들의 역사로 둔갑시키고 있다. 야후 등 외국의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는 북한의 평양이 기원전 108년전부터 2천년 가까이 중국의 식민지로 기술하고 있어 고구려사 왜곡이 단순히 몇몇 중국학자에 의해 제기된 게 아닌 중국정부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가 외국 유명사이트를 검색하면서 발견한 이 같은 사실은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라는 왜곡된 내용을 세계사적인 사실로 인정받기 위해 범세계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이 향후 미국과 세계 패권을 양분할 경우 북한을 점령할 수 있는 침략적 대의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는 일부의 분석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단순한 역사왜곡에 따른 일시적 분노가 아닌 고구려가 갖고 있는 국민적 정서가 그만큼 크고 깊은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수천년간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오면서도 북만주까지 세력을 넓힌 광개토대왕과 살수대첩의 을지문덕, 연개소문, 장수왕 등 일일이 거명할 수 없는 위대한 인물들의 일대기를 들으며 민족 자존심을 한껏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였으며 끊임없이 우리를 삼키려고 했지만 그 뜻을 이룰 수 없었고 이를 시도했던 왕족은 번번이 실패해 국가존립이 흔들려왔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수나라였다. 589년 진나라를 무너뜨리고 황제에 등극한 문제는 등극 후 20년간 선정을 펼쳐 국민들에게 개황의 치라는 칭송을 받았지만 고구려 정벌에 실패한 후 병들어 죽었으며 그 아들 양제 역시 113만의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 원정에 나섰다 실패한 후 친위대의 반란에 의해 건국 38년만에 멸망하고 말았다. 이후 건국된 당나라의 2대 황제인 태종 역시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 실패한 후 3년 뒤 죽음을 맞이했다. 역사의 현실에서 결코 고구려를 넘볼 수 없었던 중국이 그 한을 이제야 역사왜곡으로 풀려고 하는 것은 대국으로서 한심한 노릇이다. 중국(中國)을 풀어보면 `가운데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옛말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얘기가 있다. 대국의 체면을 생각해서 가만히 있는 게 중국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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