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은 인천시 서구 경서동 구획정리사업지구내 문화유적에 대한 전문기관의 시굴조사가 본격 착수됐다는 것은 폭염에 힘겨운 때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같은 소식에 다름 아니라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서구청은 지난해 9월 경서동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내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 매장문화재에 대한 분포범위 확인과 자료 확보를 위해 서울대학교박물관에 시굴 조사를 의뢰했고, 조사단이 엊그제 기초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발굴기간은 착수일로부터 실작업일수 기준으로 50일간이며, 이선복(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조사단장 등 18명의 조사단원이 발굴작업을 벌인다니 가벼운 흥분도 감출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시굴조사는 경서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에 대한 조사로서 지난해 9월 이 지역에서 구석기시대 유물을 발견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의해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실시된 지표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지표조사에서 경서지구 일대 총 4개 지점에 대한 시굴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경서동 131-4번지 일원을 1~4구역(전체면적 4만7천여㎡)으로 나눠 구석기문화층과 청동기~조선시대 요지, 유물산표지 등을 조사한다는 것이다. 조사단의 구성원을 보면 이선복 단장을 비롯해 이강승 충남대 고고학 교수와 최병현 숭실대 사학과 교수가 지도위원으로 나서며, 전문가들로 돼 있으니 기대를 모으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의해 경서지구에서 지난해 9월 몸돌(사냥기구)와 격지(껍질 벗기는 데 사용하는 도구) 발견에 이어 지난 1월 지표조사에서 뗀석기와 토기편, 자기편 등 다수의 구석기 유물이 발견돼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학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이에 서구청은 고귀한 우리 조상의 문화유적을 발굴, 보존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구획정리사업의 일부 지연에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번에 본격 시굴조사를 벌이게 됐다. 당초 발굴에 나서기로 했던 한국문화보호재단측의 일정 문제로 부득이 발굴기관 변경과 함께 재허가 절차 등으로 시일이 다소 지연됐지만 서구청의 이번 시굴조사 의뢰에 대해 다시한번 평가를 하는 데 서슴치 않겠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전 국민의 자긍심이 엉망이 돼 있는 때 모쪼록 이번 문화재발굴조사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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