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남태평양 섬에서는 가끔 신비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칠흑과 같이 어두운 밤중에 헤아릴 수 없는 거북이 떼가 바닷가 모래 위에 기어 올라와 여지저기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는데 대략 한 마리 거북이가 100~150개의 알을 낳고서 모래로 묻어 버리고 다시 바다로 돌아가 버린다. 그 과정은 일사불란하게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다음날 수많은 거북이가 알을 낳고 돌아간 장소에는 이전처럼 조금도 흩어지지 않고 깨끗하게 정리돼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모든 생명체는 귀소본능 혹은 종족의 본능을 자연의 법칙이라면 질병이란 이런 법칙을 역행할 때 생기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일찍이 성경에 나타난 병 고침의 원리를 보면 자연법칙에 두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질서와의 관계 복귀 아래서 만이 인간의 전인적인 건강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의성(醫聖)이라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도 “병은 자연이 고쳐주고 보수는 의사가 받는다”고 말을 남겼다. 곧 이 말은 병은 약이나 의술로만이 고치는 것이 아니라 병든 환자 개개인의 자생력에 의해 병을 퇴치될 수 있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이를 일명 `자연치유' 혹은 `면역력'과 `자생의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자생력이란 모든 인간은 태어날부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병을 스스로 고칠 수 있는 타고난 본성의 힘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변압기 용량에 따라 전력의 소모량도 다르듯이 인간에게도 자생력 여부에 따라 건강을 유지하며 질병을 이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곧 자생력은 “제 스스로 회복하려는 필사적인 근본 힘”인 것이다.
 
1998년 10월 `Science'에서 장이 꼬였을 때 풀어주는 것은 `토포아이소메라제'라는 효소, 즉 `유전자 변이'라는 밝혀냄으로써 병든 사람은 자기 스스로 회복하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이전에는 흔히 `엔돌핀'으로 소개하곤 했으나 자생력은 일단 사람이 병에 노출되면 스스로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에너지인 것이다. 그러나 자생력은 사람에게만 아니라 동식물의 유전자 속에 내재돼 생존환경과 자력 보호를 위해 스스로 방어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므로 질병도 하나의 증상으로 보고, 증상 자체는 자생력이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만일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눈물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눈물 그 자체는 이물질을 씻어내기 위한 작용이다. 해로운 균이나 대장균이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설사를 하거나 급성장염을 일으키는 것도 독성물질을 배출시키려는 자생력의 반응이다. 독극물을 먹고 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나, 기온이 급강했을 때 인간의 피부는 보온작용을 하기 위해 체온이 36.5℃를 유지하는 것도 우리의 몸의 구조와 순환을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한 항상성의 결과요, 곧 자생력의 힘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본능은 사람에게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동식물도 적으로부터 방어내지 병을 스스로 고치려는 일종의 자생력(면역력)에 의한 결과이다.
 
그러나 오늘날 환경오염과 공해, 유독성 물질 등으로 인해 인간의 자생력을 약화시킴으로써 현대의학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암이나 에이즈, 에볼라 바이러스, 결핵 등은 자생력 결핍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질병의 회복을 자생력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약으로 증상만을 고치려고 할 때에 약에 대한 거부현상을 일으키거나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을 갖게 된다. 만일 체내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고열이 날 수 있는데, 이때 해열제나 항생제만으로 억제하려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결국은 약제 내성만을 길러 주게 된다.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상시 복용만 하면 부신의 기능을 불능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수면제만 사용하다 보면 날로 함량은 증가하게 되면 중독현상만이 반복돼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는 일들이 허다하다. 그러므로 질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약에 의존하려는 대리전쟁만을 치르게 할 것이 아니라 자생력에 의한 회복의 능력을 항진시켜 나가야 한다. 간혹 자생력을 강화시키는 비법이 있은 것처럼 설명하고 있으나 사실은 특정한 요법이나 음식, 약제, 훈련을 통해서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타고난 최대한으로 자생력을 회복하려는 적극적인 태도와 순종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자생력의 회복을 위해서는 정신과 육체가 모두 건강해야 한다. 그 자원은 물과 산소, 흙이다. 이를 위해 자연과의 동화할 수 있는 환경조성, 유산소 공급, 적당한 수면, 적절한 영양공급(자연식), 낙천적인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다음은 전인치유의 길 (formkim@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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