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데다 세계 경기도 위축되면서 한국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마저 위협받고 있다. 유가가 더 오르면 올해 4%대의 경제성장률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3차 오일쇼크가 올 수도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1차 오일쇼크(1974~76)와 2차 오일쇼크(1980~82)에 이은 `3차 오일쇼크'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상승을 방치하고 미국 석유재고까지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올 하반기 평균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40달러에 이른다면 3차 오일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하반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으로)심리적 마지노선인 50달러 선을 넘어서면 3차 오일쇼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은 1·2차 오일쇼크 때와는 상황이 달라 3차 오일쇼크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많다. 1·2차 석유파동 때는 실제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심리적 불안 요인이 클 뿐 공급차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오일쇼크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고유가 상황이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점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따라서 한국경제는 경제성장률과 물가, 수출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유가 34.5달러(북해산 브렌트유 기준)를 전제로 하반기 성장률 5.0%,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8%로 예측한 바 있다. 하지만 브렌트유는 15일 현재 44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수준이 하반기에 계속된다면 성장률은 4.4%로 떨어지고 물가는 4.7%로 높아진다. 무역수지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두바이유가 37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무역수지가 연간 12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착수, `한 등 끄기'를 비롯한 에너지절약에 나서는가 하면 상품가격 인상, 공장가동 중단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또 급하지 않은 투자와 지출을 자제하고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내핍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관공서와 각 가정에서도 만약을 대비한 만반의 대비책과 마음가짐이 절실한 때다.(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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