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두어달전 후반기 의장 선거전 이후 잡음이 끊이질 않다 결국 사건을 일으키고 말았다. 본회의를 개회조차 못하고 자동 유회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으며 끝내 이틀째 파행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의회는 엊그제 제130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7일간의 일정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불과 1시간여만에 자동 유회됐고 어제도 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구성을 놓고 신·구 의장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인천시의회 의정사상 처음으로 의장이 개회선언도 못한 채 자동 유회됐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도 개회를 하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하겠다.
 
인천시의회는 이번 회기를 통해 7개의 조례안과 2건의 청원, 행정사무감사준비를 위한 현장시찰 등을 예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첫날부터 의사일정이 파행되면서 전체적인 의사일정까지 차질을 빚게 됐다니 한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첫날 의원들의 자리싸움으로 의원들이 있어야 할 본회의장에는 시 집행부 간부들이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으며 특히 방청석에는 2개 초등학교 학생 80여명이 참관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시의원들은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 됐다고 본다. 언필칭 `지역의 어른'이란 대우를 받기를 자처하는 시의원들이 초등학생들에게 보여준 게 고작 의정사상 초유의 자동유회이니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터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7월 초 후반기 의장 선거전을 치루면서 인천시의회는 어쩌면 회복할 수 없는 격정과 반목의 골을 깊이 팠다. 의장단 선출후 계파간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며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 파행을 빚다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원 구성을 마무리했을 때 모양새로는 제모습을 갖춘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겼다. 물론 신임 의장의 후반기 원 운영에 험난함을 예상했다. 그러기에 의회 안팎의 시각이 별로 곱지않다는 점을 들어 본란을 통해 인천시의회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던 것이다. 여기서 듣기조차 거북한 용어들로 점철된 인천시의회의 과거사를 굳이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 다만 시의회가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시민에게 용서받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다. 인천시의회는 지금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다. 자리다툼이나 세대결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계제가 아니지 않는가. 시의회는 하루속히 이성을 되찾아 시민의 대표기관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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