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올 2·4분기 가계지수 동향발표에 따르면 교육비 지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증가했으며, 세부항목별로는 공교육비는 감소하고 사교육비는 증가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공교육비용격인 납입금이 감소했는 데도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은 학원비나 개인교습비를 포함하는 보충교육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분석은 교육부가 실시하고 있는 사교육비 감소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발표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학부모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하겠다.

교육부는 지난 5월에도 EBS 수능강의 실시이후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적이 있어 통계조작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은 바 있고, 지난 7월 국무조정실에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성공한 정책으로 뽑혔지만 사교육비가 증가했다는 통계청의 이번 발표로 다시한번 신뢰도에 먹칠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일부 교직단체는 `EBS 수능방송이 사교육비는 못잡고 학교교육만 파탄낸 실패작임을 인정하고 학교현장에 불필요한 혼선과 갈등만 초래한 책임을 지고 안병영 교육부장관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종용하고 있다. 교육부의 EBS수능강의 실시 이후 사교육비 감소 발표와 관련, 본보에서도 지면을 통해 반기기는 했지만 수능강의를 위한 과외가 성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었는데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한편으론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당초 교육부가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시행에 들어간 EBS 수능강의는 중소도시와 농어촌지역 학생들에게도 고른 교육기회를 부여하고 한다는 의미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었다. 그러나 일부 교직단체와 학부모들의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것도 또한 사실이다. 수일전 실시한 전국 고3 재학생 및 재수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수능에서 EBS수능강의와 연계출제된 문항이 76%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EBS수능강의에서 출제됐다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교과서나 다른 참고서에도 있는 것들이어서 EBS수능강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엇갈린 반응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EBS수능강의에 대한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실시한 지 얼마되지 않아 폐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차분하게 지켜보고 좀더 시행해 가면서 수정·보완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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