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 아암도일대 매립지 일부가 특급호텔과 시민공원 등으로 세부시설 변경이 추진된다는 보도다. 인천시가 23일 열릴 예정인 도시계획위원회에 동양제철화학 폐석회 매립지로 결정난 유수지 10만여평과 아암도옆 3만5천평에 대한 세부시설 변경안을 상정했다는 것이다.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만일 인천시 상정안이 통과된다면 이는 지난 20여년간 방치됐던 송도유원지 개발의 신호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송도유원지 일대 80여만평은 이미 오래전에 인천시가 필지별로 무엇이 들어서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시설 계획을 수립해놨으나 토지소유주들의 반발로 방치된 상태인데 일부나마 계획이 변경돼 개발이 추진된다면 모두 이를 뒤따르려할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변경안의 골자는 동양제철화학 유수지를 시민공원으로 만드는 것과 아암도옆 나대지에 특급호텔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 가운데 유수지 세부시설 변경안은 그동안 지역 현안중 하나로 골치를 썩혀온 폐석회 처리문제와 연계된 것으로 폐석회를 유수지에 매립하는 쪽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한 후속조치라고 볼 수 있다. 폐석회를 유수지에 매립하려면 유희 및 운동시설(보트놀이장 및 경정장)로 정해진 기존의 송도유원지 세부시설 계획을 변경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11회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됐던 송도유원지 부지내 특급호텔 건립을 위한 세부시설 변경결정안의 재상정이라고 하겠다.
 
시는 한번 보류됐던 토지소유주 개발계획을 다시 상정시킨 이유에 대해 송도유원지의 합리적 개발 촉진을 위해서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일대가 지금까지 방치된 이유는 토지소유주들이 수익과 관련해 인천시의 기존 세부시설계획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일부에 대해 이를 풀어주겠다고 나섰다면 우선 나머지 토지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묻고 싶다. 송도유원지 부지란 인천도시관광이 운영하는 송도해수욕장(현재는 보트장)을 포함해 동양제철화학 유수지에서부터 송도 석산을 거쳐 대우자동차 하치장 일대까지 뻗어 있는 타원형 땅으로 그 활용가치는 엄청나다. 어떻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인천의 위상과 정체성마저 달라질 수 있는 곳이다. 구 도심과 경제자유구역을 잇는 주요 거점지역으로 마스터플랜은 수립돼 있는지 거듭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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