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이를 두고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특히 컴퓨터의 경우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워드나 인터넷 등과 관련된 자격증을 따두는 게 유행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학원이나 과외가 성행하고 영어나 한자, 일본어 등 각종 관련단체마다 다양한 자격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자격증 취득 열풍은 고등학교나 대학입학시 가산점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학부모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초등학생들의 자격증 취득이 아이들의 특기·적성을 조기에 발굴하고 실력향상에 동기를 부여한다며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반면에 지나친 자격증 취득현상은 어린 학생들에게 또다른 부담으로 다가가 인성발달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격증 취득을 위한 단순암기로 자칫 관련 과목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창의력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자격증 취득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방법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입게 될 지도 모를 피해를 우려하는 것이다. 취득해야 할 자격증 숫자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자칫 자격의 대중화로 그 실효성을 상실할까 하는 염려까지 들게 한다. 자격증이란 전문지식이나 기능면에서 일반인들과 차별되어 질 때 가치가 있는 것이지 누구나 다 갖고 있어 실효성을 상실하게 된다면 굳이 자격증이라고 할 것도 없을 것이다.
 
요즈음의 자격증 열풍세태를 보면서 우려되는 것은 자격증을 또다른 교육상품으로 만들어 `일단 따고 보자'는 식의 열기를 부추기는 상혼에 휘말리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지도 않는데 학부모의 과욕으로 어린이들을 자격증 상혼에 맡긴다면 학교공부에서부터 자격증 공부까지 겹쳐 스트레스만 가중될 것이다. 또한 자격증의 공신력도 문제다. 초등학생이 도전하는 자격증만 하더라도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 활용능력은 기본이고 한자능력 검정시험, 수학인증시험, 영어능력 평가시험 등이 주관하는 기관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어 이렇게 많은 시험을 통과해 따낸 자격증이 과연 얼마나 실제 기능을 하는지도 의문이다.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정해 필요한 자격증을 따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학부모들의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라면 재고해야 한다. 당장 쓰이지도 않을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으로 아이들을 내몬다면 이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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