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의장 계파간 갈등을 빚으며 사상 초유의 본회의 자동유회 사태까지 겪었던 인천시의회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는 소식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시민의 대표기관으로 자임하는 입장에서, 그것도 같은 당 소속인 마당에 고작 특위 위원 한 두 자리를 더 차지하느냐 마느냐에 매달려 인천시의회 의정사에 별로 곱지못한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의회는 엊그제 제13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예결특위 위원을 선임하고 위원장을 뽑은 뒤 간사 2명을 추대했다고 하나 그 내용을 헤쳐보면 장삼이사도 실소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앞으로 인천시의회 의정 향배가 걱정이 된다.
 
예결특위 위원으로 선출된 의원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추천한 의원과 의장 추천인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됐는데 신·구 의장계가 5대6으로 구 의장계가 1석 우세를 보였으나 위원장은 신 의장계가 맡았다니 좋게 표현한다면 `세력균형'을 이룬 셈이라 하겠다. 게다가 이날 추대된 간사 2명이 양쪽에서 나왔다니 더욱 그렇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서로 불신의 극치를 보였다는 후문도 들려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구 의장쪽에서 6명을 할애해 줄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신 의장의 용단(?)으로 이를 받아들이려 하자 숫자상 위원장 선출에서 자파가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수용에 반대했다는 의견도 있었다는 것이다.
 
일면 다행인 것은 신·구 의장측이 이번 합의를 통해 앞으로 시의회 운영에 적극 협력하고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기로 타협한 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앞으로 의회운영이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유보하는 바다. 그동안 시의회가 보여준 모습이 결코 원만한 의회운영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상 초유의 이틀간 본회의 자동유회를 겪는 바람에 지난 임시회 때 예정됐던 안건심의가 유보됐고 각종 시설 현지방문 일정 등이 취소되는 차질을 빚었다. 그렇다면 시의회는 하루 속히 새로운 일정을 잡아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또한 대시민 사과문을 내는 등 새로운 의회상을 정립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고 실제적으로 달라진 면모를 보여야 한다. 시의회가 할 일이 산적돼 있다. 그래서 본란을 통해 시의회가 이성을 되찾아 제 역할 수행을 누차 주문했던 것이다. 아무튼 향후 인천시의회의 처신을 시민들과 함께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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