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일 개천절은 국경일이다. B.C. 2333년(단군기원 원년) 10월3일 국조 단군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을 건국한 것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됐다. 그러나 개천(開天)의 원래 의미를 따져볼 때 개천절은 단군조선의 건국일을 뜻하기 보다는 환웅이 천신 환인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를 열어 홍익인간·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B.C. 2457년 음력 10월3일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개천절이라는 이름은 대종교에서 비롯된 것으로 1900년 1월15일 나철을 중심으로 대종교가 중광되자 개천절을 경축일로 제정하고 매년 행사를 거행했다. 이 행사는 일제 강점기에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고 상하이 임시정부는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해 경축행사를 거행했다. 그 뒤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계승해 개천절을 정식 국경일로 정하고 경축 행사 때 부르던 대종교의 개천절 노래를 현행의 노래로 바꾸었다. 그러나 쾌청한 날씨와 함께 맞이한 3일 개천절에는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을 보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아파트나 주택의 대문에는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추석연휴의 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지난달 30일 목요일에 이어 10월1일이 금요일이어서 일주일 내내 쉬는 기업도 적지 않아 대부분의 시민들은 한 주 동안 휴가를 맞은 셈이다. 또한 개천절 당일이 일요일이어서 단순한 휴일로 생각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점을 아이들 세대까지 이어져 개천절이 뭘 뜻하는지, 국경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특히 친구를 만난 지 100일째 되는 날, 밸런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 이성간 교감되는 날만 기다리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세태다. 이 나라 국민이라면 국경일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국기를 게양하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 앞으로 국경일에는 반드시 국기를 게양하자.(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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