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임근우씨가 15일부터 12월 8일까지 서울 안국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COSMOS-고고학적 기상도'전을 연다.

임씨는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고고학적 기상도라는 합성주제로 연결지은 작품 60여점을 내놓는다. 과거를 다루는 학문인 고고학과 현재와 미래의 날씨를 예측도는 기상도를 예술적으로 접목시킨 것이다.

`고고학'을 테마로 작업하는 임씨는 1990년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관련 개인전을 열고 있다. 실제로 그는 매주 한 차례씩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 있는 국내 최고의 구석기 유적지를 탐방해 시간의 단면을 추적해왔다. '고고학적 기상도'는 그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사용하는 주제이며 'COSMOS'는 억겁의 시간을 초월하는 우주적이치를 담았다.

건축학도였던 그는 건축학이 '중력'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깨닫고 '중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회화로 방향을 트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나이 서른에 홍익대 서양화과에 입학한 것이다.

이후 임씨는 전곡리 유적을 찾으며 이곳에서 시대의 단층을 체험해왔다. 지층에 쌓인 시간의 깊이에 전율하며 이를 화면에 재형상화하는 것이다. 작업은 주로 '파브리아노'라는 동판화지를 이용한 판화기법으로, 눌러 찍는 이 기법을 통해 시간과 시대의 지층을 쌓았다.

작품에는 알듯 말듯한 기호와 형상이 등장한다. 고생대 생물체에서 고대의 왕관,접시, 모자, 둥근 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중에 모자 형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상징한다. 화면 자체가 타임머신이 돼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다.

전시개막일인 15일 오후 5시에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와 함께 퍼포먼스를 한다.☎736-4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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