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정(삼성증권)이 4수 끝에 메이저 테니스대회에서 첫승을 거뒀다.
 
그러나 2년 전 US오픈 16강 진출의 쾌거를 재현하려던 이형택과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전미라(이상 삼성증권)는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세계랭킹 106위 조윤정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계속된 US오픈(총상금 1천617만달러) 여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51위 마구이세르나(스페인)를 2-0(6-3 6-4)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3연속 메이저대회 본선에 진출한 뒤 윔블던에서 예선 탈락했던 조윤정은 이로써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승리를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이는 `98US오픈 1회전을 통과한 박성희(은퇴) 이후 한국 여자선수로는 4년만의 메이저대회 첫 승리다.
 
예선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둔 조윤정은 이날도 자신보다 50위 이상 랭킹이 높은 세르나를 압도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조윤정은 첫 세트 초반 3-3으로 팽팽히 맞서다 상대의 서비스게임을 두 차례나 브레이크하면서 첫 세트를 따냈다.
 
상승세를 탄 조윤정은 2세트에서도 3-1로 앞서나가 낙승이 예상됐으나 이번에는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2차례 연거푸 잃고 오히려 3-4로 역전당하는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조윤정은 세르나가 서비스권을 쥔 8번째 게임을 따내 4-4 동점을 만든 뒤 여세를 몰아 2게임을 내리 이겼다.
 
조윤정은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를 2-0으로 제친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32번시드로 출전한 수아레스는 이 대회에 8번 출전해 97년 32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인 중견 선수.
 
지난 94년 데뷔해 단식에서는 2승에 그쳤으나 무려 23개의 복식 타이틀을 따낸 복식 전문 선수다. 단식 통산 최고랭킹은 세계 22위(2001년 1월).
 
반면 16강을 넘어 8강까지도 자신했던 이형택은 자신보다 랭킹이 13계단 아래인 마디 피시(94위·미국)에게 무려 19개의 서비스에이스를 허용하며 1-3(6-7<6-8> 6-4 3-6 3-6)으로 졌다.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첫 세트를 아깝게 내준 이형택은 2세트를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시속 210㎞에 육박하는 피시의 강력한 서비스에 남은 두 세트를 힘없이 내주고 말았다.
 
세계랭킹 155위 전미라는 9위의 톱랭커 스기야마 아이(일본)에게 0-2(3-6 3-6)로 완패했다.
 
여자단식 3연패를 노리는 비너스 윌리엄스(미국)와 왼발 등의 복합적인 부상으로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았다가 재기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도 나란히 첫승을 거뒀다.
 
2번시드 비너스는 1회전에서 미르야나 루치치(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단 1게임도 내주지 않고 2-0(6-0 6-0)으로 완승했고, 호주오픈 준우승 이후 처음 메이저대회 무대를 밟은 9번시드 힝기스는 남자친구인 프로골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열렬한 응원 속에 마리사 어빙(미국)을 2-1(6-3 5-7 6-4)로 힘겹게 물리쳤다.
 
6번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 7번시드 킴 클리스터스(벨기에), 10번시드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 등 다른 강호들도 모두 2회전에 안착했다.
 
2000년 남자단식 챔피언인 2번시드 마라트 사핀은 세계랭킹 64위인 니콜라스 키퍼(독일)와 4시간31분의 접전을 펼친 끝에 3-2(6-3 4-6 4-6 6-4 7-6<7-4>)로 신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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