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한 동을 지으려 해도 위치와 향방 등 치밀한 계획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동북아 거점 산업기지라고 자처하고 있는 국가산업단지 포승공단이 공장용지 등 공단기능을 갖춰야 할 업종별 배치가 공단구조상으로나 주위환경을 전혀 감안하지 않아 공단 중심부에 호텔이 들어서는 등 어처구니 없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평택항 부두와 가장 가깝게 배치돼 있는 석유류 및 화학품의 저장 탱크터미널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가스폭발사고 등을 비춰 보아 재난 위험을 안긴 채 공단을 배치했다고 하니 전횡적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지난 2001년 평택항 개발에 발맞춰 배후인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일원 200여만평에 산업단지를 조성, 입주 기업 업종별로 기능배치하고 분양을 거의 끝낸 상태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공단의 업종별 배치현황을 보면 금속, 기계, 식품, 석유, 화학공장과 유통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140여만평을 공장용지로 배치하고 나머지 용지에 주택, 상업, 근린생활시설 등 지원시설 용지, 그리고 주차장, 공원·녹지, 학교 부지 등 16개 기능별로 구분 배치해 놓고 있으나 실제 실용성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반면 주거, 상업, 근린생활시설 등 지원시설용지는 산업단지 북쪽에 대단위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용지와 상업용지를 배치해 놓고도 공단 중심부에 별도의 상업 등 지원시설 지역을 배치, 2원화 시킨 것은 공단으로서의 제기능보다는 이익챙기기 사업성에 치우쳤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공단단지내 한복판에 고층 호텔이 들어서고 상가가 즐비하게 들어서게 된 당초 배치 설계는 한마디로 공업기능을 투기지역으로 착각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평택항 5, 6번 선석 배후에 자리잡고 있는 유류 탱크터미널은 공단 기능 배치상 커다란 취약점이 아닐 수 없다는 점이다. 80여개의 대형탱크가 방대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탱크터미널은 지난달 발생한 탱크 폭발사고 등 잇따른 폭발사고를 겪었다는 점에서 대형사고의 위험은 항상 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업계에서는 위험물 취급업종을 공단 외곽지나 변두리에 지정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시정을 바라고 있는 터여서 주체측인 토지공사는 만시지탄이나 공단의 순기능에 역점을 두어 시정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 공단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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