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경기도가 화성 동탄신도시내 삼성반도체 공장증설 부지의 공급가격을 인하해주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했다는 보도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최우선 경제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의 입장에서는 세계적 첨단산업인 삼성반도체 육성에 전력화하려는 계획은 당연하다. 경기도는 삼성반도체 동탄신도시내 공장증설부지를 한국토지공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매각을 추진하는 바람에 공장증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저렴한 가격에 부지가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삼성은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위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해 왔고 정부는 공장증설의 불가피성을 인정, 지난 2월 현재 토공이 조성중인 통탄신도시내 부지 17만평을 삼성공장 증설 부지로 매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한다.

삼성측은 엊그제 화성반도체사업장에서 30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주요 경영진이 반도체 전략회를 갖고 80~90년대 고속성장을 이끌며 국가 중추산업으로 성장한 반도체 사업 진출 30년을 되돌아보고 `반도체 신화'를 다시 이어가기 위한 혼신을 다짐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은 타이밍'이라는 지론을 펴며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반도체에서는 시기를 놓치면 기회손실이 큰 만큼 선점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 이건희 회장의 발언은 동탄신도시내 공장증설부지 확보의 시급성과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지 매입협상 과정에서 토공은 부지를 평당 222만원에 매입할 것을 삼성측에 요구했다는 것이고,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가격이 높다며 삼성측이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모양이다. 경기도 역시 당초 토공의 수용가격이 44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터무니 없이 비싸다며 삼성 편을 들어줬다. 하나 부지 공급가격은 감정평가 등 법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지 임의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더구나 삼성 공장증설 부지는 산업단지내가 아니고 가격이 비싼 택지개발지구내에 있어 삼성측에만 가격을 인하해 공급한다면 특혜가 될 수 있다는 게 토공측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왜 공장부지 예정지가 하필 택지개발지구내인지 궁금하다. 여기에서 양측의 주장이 허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합리적 결자해지를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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