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 보건대학 브렌다 박사는 지난 1996년 흡연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이 연구가 있기 전까지는 사실상 흡연을 할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 또는 흡연이 몸에 해로운 점 등 보편화된 연구가 고작이었다.

당시 브렌다 박사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임신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는 결론을 얻어 의학계에 주목을 받았다. 그간에는 여성이 흡연을 할 경우 장애 또는 미숙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아예 임신기능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브렌다 박사는 초산여성 1천3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첫 임신 중에 하루 반 갑 이하의 담배를 1년 동안 피운 여성은 피우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임신 시도가 시작된 후 12개월 안에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이 약 50%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흡연이 생식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쳐서 배란감소, 난관의 운동성저하, 수정란의 착상장애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외에도 흡연여성은 출산시 유산이나 사산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멀쩡하던 생후 1년 미만의 아이가 갑자기 숨지는 유아급사증후군(SIDS)도 여성의 담배연기와 관련이 깊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SIDS 발생률은 집안에서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면 3.46배,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면 2.28배로 분석됐다.

이렇게 보면 한마디로 담배는 인체에 백해무익한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한 많은 이들이 금연을 하고 있으며 관계당국 또한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지만 새해부터 담뱃값을 갑당 500원씩 인상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담뱃값을 올려 금연프로그램 등 사회공익사업에 쓴 다지만 담뱃값의 70% 상당이 세금인 점을 감안하면 이래저래 서민들만 고통을 받을게 뻔하다. 2천500원짜리 답배를 하루 2갑씩 피울 경우 연 50만원 상당의 세금을 부담하는 꼴이라니 걱정이 앞선다. 금연도 좋지만 금연프로그램 등 좀더 체계적인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여론도 메아리에 그치질 않길 기대해 본다.(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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