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인천시내 고교의 0교시 수업과 중학교의 교과중심별 자율 및 보충학습이 내년부터 완전 폐지될 예정이어서 자칫 인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중·고생들이 대거 사교육시장으로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전교조 인천시지부가 `2004년도 단체협약안'을 확정해 오늘 조인식을 가져 내년부터 고교생의 보충학습을 주당 6시간에서 10시간으로 제한하고, 보충학습은 오후 7시, 야간자율학습은 오후 10시까지만 각각 운영할 수 있게 되며 중학생의 경우 방과후 교육활동은 특기·적성교육 중심으로만 진행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방과후 교육활동 여부를 감독하기 위해 시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에서 방과 후 교육활동 운영실태 점검반과 방과 후 교육활동 운영협의체를 각각 구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이번 단체협약안의 교섭은 0교시 수업폐지에 반대하는 학교운영위원들의 반발로 6개월여간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최종 합의됐으나 일선 학교에서 잘 지켜질런지도 의문이다. 그동안 학부모들의 사교육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당국이 여러 방안을 마련, 시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교육이 줄어들고 있지 않는 마당에 이번에 단체협약안이 조인됨으로써 학생들을 학교에 붙잡아 둘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자녀들의 공부가 뒤쳐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자연히 사교육에 기대려 할 것이 틀림없다. 이 같은 예상이 가능한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들의 사교육욕구를 흡수하기 위해 방과 후 교육시설 활용 연구학교를 시범 운영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학교시설을 이용해 부족한 교과목을 보충해 주고 특기 적성교육 등 교육활동의 다양화로 사교육욕구를 학교내로 흡수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의 선택이 국·영·수 중심으로 몰리고 있고 여타의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적어 운영이 불가능하게 되고 결국은 교과목 중심의 운영이 불가피했었다는 지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의 교육열과 일류대 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사교육 욕구를 해소시킬 어떤 대책도 효과가 없을런지도 모르겠다. 단 한가지 기대를 걸 수 있는 게 있다면 공교육의 내실화만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공교육에 자녀들을 맡길 수 있도록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 시급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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