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자선 및 사회봉사 단체에서 불우이웃을 위한 바자회를 연다. 원래 바자라는 말의 어원은 페르시아의 공공 시장을 가리키던 `바자르(bazaar)'에서 유래된 말이다. 즉, 바자르는 페르시아어로 이슬람권 특유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좁은 거리 양쪽에 일정한 공간의 상점이나 작업장이 빼곡히 들어서는데, 채광과 통풍을 위해 둥근 지붕에 구멍을 뚫어 놓은 곳을 뜻한다.

상인들은 이곳에서 여러 물품을 좁은 장소에 진열해 놓고 한정된 기간에 판매한다.

이 말이 페르시아를 거쳐 아라비아, 터키, 아프리카로 퍼져 나가서 이제는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페르시아의 전통적인 바자도 점차 현대화된 시장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 이 말은 정치학 분야에서도 많이 인용해 사용했다. 서구의 정치발전론 학파들이 전형적인 후진국 시장모형을 설명하며 바자를 예로 들었다. 제임스 콜먼 등 정치학자들은 선진사회를 정치적 근대화된 사회로, 그리고 후진사회를 전근대화 사회 내지 과도적 사회로 규정하며 근대화된 사회에서는 고도의 도시화, 문자해독률의 증대, 사회적 유동성의 활발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전근대화된 사회는 바자와 같은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바자는 내부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격도 깎아주고 외상도 주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받을 가격을 다 받고 거래조건도 까다롭다는 어의로 시장구조 더나가 사회구조의 이중성과 후진성을 설명하는데 사용했다.
 

어쨌든 최근 들어 바자회는 우리사회를 훈훈하게 데워주는 난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새마을부녀회 등 각종 봉사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바자회를 열어 생긴 이득금으로 불우이웃에게 김치도 담가주고 쌀도 사준다. 내년에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자회에 참가했으면 한다.(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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