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오늘로 갑신년이 역사의 뒤안으로 물러나고 을유년 새해를 맞게된다. 나라 전체로나 지역사회, 또는 개개인 모두에게 이맘때는 한해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아쉽고 안타까운 심정이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줄을 잇는 게 아닌가 싶다. 인천과 경기도 역시 올 한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 시민과 도민들의 눈과 귀를 빼앗아 갔다. 인천시의 경우 안상수 시장의 굴비상자 사건 등이 언론에 오르내리다 경인방송 정파문제로 한 해를 마감하는 실로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으며 경기도 역시 기초단체간 도로분쟁 등 뒤끝이 개운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고 하겠다.

인천시는 올 한해만큼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해가 그리 흔치 않았다고 할 정도로 굵직굵직한 사건이 줄을 이었다. 굴비상자를 비롯해 6·15 공동선언 4돌 기념 우리민족대회,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창단, iTV 경인방송 폐업, 인천업체 개성공단 첫 제품 생산 등 인천의 이미지는 다양한 모양새로 투영되면서 명암이 엇갈린 것이다. 이 가운데 굴비상자 2억원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법정공방으로 확대되면서 가장 주목받았던 사건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할 수 있다.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들끓게 만든 영어마을 조성과 해외자본 투자유치 성과 등은 돋보인 한해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인천이나 경기도 모두 최악의 불경기라는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새해를 맞기는 매한가지여서 누구나 새해를 맞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설 것이라고 보여진다. 갑신년 올 한해는 수출로 큰돈을 벌어들인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IT, BT 등 최첨단 벤처기업에서부터 중소제조업체, 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죽겠다는 말로 대신한 한해였다고 하겠다. 인천과 경기도 1천300만 주민들은 이제 갑신년을 보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을유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이요 정치권이나 광역단체 모두 무엇보다 IMF로 붕괴된 중산층이 다시 한번 무너지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된 작금의 사태를 봉합하고 회생시키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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