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정 인천보훈지청장 인터뷰

"지역 유공자 업적알리기에 최선 다할 터"

“6만여 보훈가족과 함께 인천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말 국가 유공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지방기관으론 처음으로 인천 등 관할 지역 출신 유공자를 선정, 발표한 권율정(44) 인천보훈지청장은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보훈 행정을 강조했다.

“사실 이제까지의 보훈 행정은 보훈 공무원과 보훈 대상자만의 것이었지 일반 주민들에게 인정받거나 친근함을 주는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보훈 행정을 고민하다보니 지역 출신 유공자를 선정해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던 거지요.”

지역민들에게 지역 출신 국가 유공자의 업적을 알리는 것이 지역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키우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바로 그런 것이 지역을 위한 행정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중앙부처의 지방 산하기관은 단순한 집행기능만 담당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역사회에 일익을 담당하는 보훈 행정을 펼치겠다는 권 지청장.

그는 “작업에 적극 협조해 준 지역의 보훈단체에 감사하다. 지청차원에서는 첫 시도라 선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앞으로 매년 지역 출신 국가유공자를 발굴, 지역주민들에게 적극 알리겠다”며 이 사업의 지속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종만기자·yjm@kihoilbo.co.kr

국가기관인 국가보훈처 산하 인천보훈지청이 지역과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 보훈 행정을 펼치겠다고 나섰다.

대개 다른 국가기관의 지역 산하 기관이 그렇듯 국가 정책을 지역에서 집행하기만 하면 되지만, 인천보훈지청은 행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한발 더 다가가겠다고 선언한 것.

인천보훈지청은 지난달 28일 보훈에 대한 지역의 관심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지방기관으론 처음으로 관할 지역 유공자 중 특히 교훈이 될 만한 인물 12명(사진)을 `이달의 국가유공자'로 선정·발표했다.(하단 표 참조)

나라 사랑을 입이 아닌, 몸으로 보여 준 유공자들의 진면목을 가감 없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차원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의도.

국가보훈처가 `이 달의 독립운동가' 등을 선정, 홍보해 왔지만 그다지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반성도 이 사업 추진의 또 다른 배경이다.

지난 12월 초부터 작업을 시작하면서 선정 후 혹 불거질지 모르는 자격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광복회, 상이군경회, 미망인회 등 보훈관련 단체들의 의견과 협조를 구했고, 보훈청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자료를 참고했다.

대상은 인천보훈지청 관할 지역인 인천과 부천, 광명, 김포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며 큰 공훈을 세웠던 각 분야 유공자.

생존자보다는 순국한 분을 중심으로 했고 첫 달인 1월, 삼일절이 있는 3월, 광복절이 있는 8월, 순국선열의 날이 있는 11월에는 독립운동가를 선정했다.

9월 유공자로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 초대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손원일 제독을, 7월 유공자로는 부사관 출신으로 유일한 태극무공훈장 수훈자인 최득수씨를 선정했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의 유공자로는 훈련 중 부하가 실수로 떨어뜨린 수류탄을 몸을 던져 막아 부하들을 구하고 자신은 장렬히 산화한 강재구 소령이 선정됐다.

인천보훈지청 자료에 따르면 그는 인천에서 태어났고 인천창영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숭고한 희생정신과 동료애의 소유자로 온국민에게 추앙받아 온 강재구 소령이 인천출신임을 인천시민들은 자랑스러워 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보훈지청은 강재구 소령 등을 비롯한 12명의 국가유공자 포스터를 제작, 다달이 관내 학교와 공공기관, 기업체, 시민단체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인천보훈지청은 이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알아주지 않는 보훈 대상자나 보훈 관련 단체만의 가족적인 행사가 아니라, 국가유공자의 나라 사랑 정신을 일상적으로 지역차원에서 기념하고 되새겨 보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가유공자들의 숭고한 삶이 널리 알려짐으로써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작업에 참가했던 오윤미(인천보훈지청 보훈과)씨는 “사실 선정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이 일이 인천의 발전과 인천시민의 자부심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그만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표> 월별 '이달의 국가유공자'

▲ 안재홍
1912년 동경유학중 상해로 건너가 독립단체인 동제사 가입,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지령을 받아 활동 중 체포돼 3년간 옥고.

2

▲ 이종록
53년 금화지구 전투에서 포탄 맞아 팔, 다리 잃음. 1급장애의 몸으로 청소년선도 등 봉사의 삶 살며 이웃돕기에 앞장.

3

▲ 김병조
민족대표 33인 중 한사람. 해방 후 조만식 등과 조선민주당 창설, 광복단 조직해 지하운동 벌이다 시베리아로 유형 후 사망.

4

▲ 김금성
한국전쟁 중 1952년 1월 평양 근교 송호리 철교 폭파작전 등 공군 주요작전에 참가해 많은 전공을 세움.

5

▲ 신현준
초대 해병대사령관으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도와 서울탈환에 전공을 세움.

6

▲ 강재구
인천 출신으로 월남 파병 준비 중 부하가 실수로 흘린 수류탄이 중대원 사이에 떨어지자 몸으로 막아 부하들을 구하고 산화함.

7

▲ 최득수
1951년 자원입대해 영월전투, 금화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하사관으로서 유일하게 태극훈장 수상.

8

▲ 김동식(순국비)
1907년 전북 순창 및 지리산 일대에서 일제에 대항하는 의병활동을 전개하고 이후 일진회 회원 및 친일파 숙청 등 항일 활동.

9

▲ 손원일
대한민국 초대 해군참모총장. 1959년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해 서울 탈환에 앞장섬.

10

▲ 김재려
1952년 8월 작전 수행 중 아군의 오폭으로 부상당했음에도 다른 동료들을 솔선해 구출함.

11

▲ 채원개
만주에서 독립군 참가해 항일활동 벌이다 1934년 한국독립당에 입당해 공동지부 간부로 활동.

12

▲ 임병래
해군 첩보부대 창설자로 건국 초기 해군 정보업무 체제 정립과 전력증가에 크게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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