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원에 대한 `대세론'이 굳어진 것처럼 보였던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복잡한 양상을 띨 조짐이다.

오는 28일 실시될 원내대표 경선은 2파전 구도가 유력한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3파전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 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최근 정세균 대세론을 `의원줄세우기'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재야파의 중진 장영달 의원의 출마 여부로 꼽힌다.

물론 재야파 내부에서도 장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장 의원의 출마 시사가 공식적인 출마 선언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재야파 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는 10일 오전 장 의원의 출마여부를 논의했지만 찬반이 엇갈려 최종 결론을 13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재야파와 장 의원의 행보를 보면 장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는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재야파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장 의원의 강성 이미지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내세우기 위해 중량감 있는 전문가 출신 의원 1~2명과 물밑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도 이날 잠재적인 `우군'으로 간주하고 있는 개혁당파 의원들과 잇따라 접촉을 갖고 경선 연대 방안 등을 논의키로 하는 등 사실상 경선 출마 준비에 착수한 모습이다.

장 의원은 또 이날 오전 임채정 의장을 따로 만나 원내대표 경선 출마여부를 논의했고, 조만간 김원기 국회의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재야파의 한 의원은 “임기 1년인 원내대표가 당 정체성에 미칠 각종 영향을 감안할 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포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장 의원도 오늘 모임에서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국민정치연구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원내대표 경선의 또다른 변수는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안영근 의원이다.

안 의원은 최근 안개모 모임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어 상대 후보의 성향을 검증하겠다”며 출마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추대 형식으로 원내대표가 결정될 경우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후보의 생각과 성향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안 의원 자신이 후보로 나서 상대 후보의 성향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안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 의원과 가까운 당 관계자는 “재야파에서 원내대표 후보를 내세워 정세균 의원과 노선투쟁을 벌인다면 굳이 안영근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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