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에서 결식학생들에게 방학동안 제공한 부실도시락사건과 관련, 지탄의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우며 부끄럽기 그지없다. 한끼당 초등학교 급식비 1천100원, 중·고교는 2천500원, 시·군·구청 구내식당은 직원 2천원, 외부인 2천500원 등이 국내 집단급식소의 현주소다. 말로만 2천500원짜리라는 부실도시락을 보면 메추리알, 단무지, 건빵, 김치볶음, 게맛살 등의 반찬은 웬만한 식당에서 거져주는 밑반찬이나 다름없다.

학교급식법 시행령에는 13∼15세 청소년의 한끼 식사로 남자는 800cal, 여자는 667cal를 섭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부실도시락은 성장기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거의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도시락을 수년간 먹었다면 영양불균형으로 빈혈이나 대사증후군을 겪게 된다고 영양사들은 말한다. 또한 개선된 도시락의 식단도 젓갈류 및 쥐치포 등 염분이 많은 음식으로 짜여져 어린이들이 먹기에는 부적합하다.

교육부는 물론 시·교육청 등 관계자, 도시락업체 업주 등은 자녀들이 없는가. 자녀들이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 아무리 없어도 이런 음식을 식탁에 올릴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특히 시청이나 구·군청 구내식당에서 단무지나 메추리알이 반찬으로 나온다면 과연 군소리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먹는 모습을 한번 보고싶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어린 새싹들이 영양실조에 걸린다면 어떻게 세계일류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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