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

최근 발생한 부실도시락 사건은 복지, 교육 당국에 커다란 경각심을 주고 있으며 우리 국민 모두에게 빈곤층 자녀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식학생들에게 방학동안 부실도시락을 제공해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전국적으로 지탄의 목소리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개선 대책을 발표하는 등 뒤늦게 수습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빈곤층 자녀들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의 빈곤층 문제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생겨난 문제는 아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고 임시변통으로 사용한 카드 빚이 늘어나면서 생활고로 인해 생계형 자살이 줄을 잇는가 하면 가정 해체로 고아 아닌 고아가 속출하고 있는 심각한 실정이다. 한창 부모의 사랑과 보호 속에서 성장해야 할 10대 아동들이 성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가난과 질병 속에서 학업이라는 중압감에 짓눌린 채 어렵게 생활해 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더 이상 이들을 방치해 둘 수는 없다고 본다. 빈곤은 아동들의 심리발달이나 건강, 교육 등 생활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빈곤층 아동은 열악한 식생활을 꾸려 나갈 수밖에 없고 교육 환경에서도 이들은 기회의 평등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이 빈곤한 아동은 가정 형편과 부모의 무관심으로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이는 결국 학력 격차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빈곤의 문제는 가난과 질병의 악순환, 교육기회의 불평등 속에서 가난의 대물림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2세들인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빈곤층 자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과 복지의 실현이 제대로 될 수 있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아동 양육이 부모만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으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빈곤층 아동들의 복지는 단순히 빈곤문제의 해결에 머무를게 아니라 자활사업, 사회보장 확대 등을 포함한 아동의 건강이나 교육, 인권 등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당국의 지원과 국민적 배려 속에서 우리사회의 빈곤층 자녀들이 건강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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