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인천지역 IT기업들이 자금난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10개 업체 중 4개는 기술개발인력을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등 우리 첨단산업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한다. 인천정보산업진흥원이 지역내 IT산업 1천149개를 상대로 `인천 IT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처럼 조사돼 개발자금 지원과 기술인력 양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로 경제자유구역이 건설되고 있는 인천지역에 그것도 일반제조업체가 아닌 IT기업들이 기술개발인력을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인천이 무늬만 첨단산업 도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그 동안 추진해 온 첨단산업 육성정책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 하겠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 IT업계의 총 종업원 수는 2만7천426명으로 업체당 24명 꼴로 조사됐으나 기술개발인력은 업체당 6명 꼴인 3천972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특히 조사대상 업체 가운데 40%는 기술개발인력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지역 IT기업의 개발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그나마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 해도 상품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 시기를 놓치고 있다니 허울 뿐인 첨단산업 육성책이 아닌가 싶다. 유망 IT기업이라해도 일반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술력, 인력난에다 자금난까지 문제점이란 문제점은 모두 안고 있다는 소문이 다시 한번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사실 우리나라 금융기관 대부분이 벤처기업 등 유망중소기업이라 해서 기술력만으로 자금을 대출해주지 않는다는 푸념이야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중앙이나 지방정부가 지원해주는 중소기업 경영자금 역시 담보가 있어야 가능하며 기술력만으로 자금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IT기업의 기술개발력도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인천 IT업계가 기술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업체당 평균 3억2천만원 정도로 조사됐지만 대다수는 1억원 투자에도 허덕거렸다고 한다. 자금이 있어야 기술개발에 나서고 개발인력도 양성할 수 있다. 인천시나 인천정보산업진흥원이 더욱 고민하고 바빠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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