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


수돗물 그대로 마셔도 되나. 전국 어디서나 객관적인 신뢰조사를 바탕으로 수돗물의 안정성과 우수성을 점검하고 있지만 수돗물을 신뢰할 수 없는 사건들은 끊임없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수도권 팔달상수는 아니지만 영남지역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사건을 비롯해 울산지역 주민들은 3년에 걸쳐 수질검사자료를 조작해 온 울산시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중에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인천시민 대다수가 수돗물에 대해 신뢰하면서도 90% 이상이 수돗물을 끓여 먹거나 정수해 마시는 등 거의 모든 시민들이 그대로 마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수돗물 신뢰도에 대한 물음에서 79.4%가 `신뢰한다'고 나타났으나 반대로 그대로 마신다는 시민은 2.1%에 불과했다. 대다수가 끓여 먹거나 정수 또는 생수, 약수, 지하수 등으로 식수를 대용한다고 답한 것은 분명 수돗물의 불신이 팽배해져 있다 하겠다. 이 수치는 인천시가 지난해 12월을 전후해 1천명 가까운 시민을 대상으로 5개분야 20개 문항의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인천은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등 조사기관에서 관내 정수사업소 원수에 대해 WHO가 권장하는 121개 검사항목에 걸쳐 무기물질 검사를 비롯, 유기물질, 미생물, 탁도 등을 검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무조건 신뢰하라는 게 아니라 이 같은 검사과정을 거쳐 검사 결과를 공표, 시민들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분명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정수장에서 수도꼭지까지 연결된 배관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수장의 원수는 신뢰하면서도 막연히 불안해서라든가 냄새가 나서, 건강에 나쁠 것 같아서, 물맛이 나빠서, 녹물이 나와서 등의 응답이고 보면 음용수로의 불신은 배관 유입과정이 문제라고 하겠다. 아파트 옥상의 녹슨 물 탱크 뿐 아니라 배관과 밸브까지, 아파트로 들어오기 직전의 저류조 상태까지 녹슨 쇳가루가 내포돼 있다면 수돗물이 아무리 우수하다 홍보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이제 노후 수도관 교체가 깨끗한 수돗물 공급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관리체제가 적극 개선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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