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컴퓨터, 컴퓨터와 인간 누가 지구촌의 지배자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했다. 환자는 의사의 의술을 미덥지 못하지만 컴퓨터에 의한 진단은 전적으로 신뢰하는 묘한 심리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넷에 의지하지 않으면 세상정보를 받을 수 없으며, 컴퓨터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은 컴퓨터의 노예화돼 가고 있다 할 것이다. 특히 병원에서 질병을 진단하는 최첨단 의료장비 거의 다 IT기술에 의해 조작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형수술을 비롯해 검사와 치료 등 의학의 활용도 방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컴퓨터가 정확한 진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하지만 필자가 임상경험을 돌이켜 보면 사실은 찾아낼 수 있다는 병도 발견할 수 없는 사례도 종종 있다. 그러나 오늘날 컴퓨터는 인류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배자와 같고 날로 사용인구도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의 대중화와 관련해 컴퓨터 관련 직업병과 다양한 VDT(Visual Display Terminals)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VDT증후군은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생활화된 컴퓨터나 인터넷 작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근골격계 질환, 안구질환, 신경정신질환, 소화계 질환 등을 들 수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목과 견갑골(어깨), 등과 허리 등이 경직되고 팔꿈치와 손목, 손가락의 통증, 건초염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근육이 뭉치게 하는 근막동통 증후군, 자세 불균형으로 인한 척추신경 압박으로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안구질환은 눈의 충혈과 이물감, 안구건조증, 근시 혹은 굴절 이상 등을 비롯해 장기간 종사자에게는 직업병에 의한 실명 가능성도 일어날 수 있다.

신경장애는 말초신경 장애로 인한 통증이 유발되며 정신질환 장애로는 인터넷 중독에 의한 후유증으로는 우울증, 수면장애,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대인기피증, 피로감, 원인불명의 질환 등 여러 가지 부수적인 장애들을 예견할 수 있다.

소화계 질환으로 불규칙한 식사습관으로 인한 위장장애, 영양결핍, 편식, 변비, 비만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여성인 경우에는 기형아 출산, 유산, 임신중독증, 태아의 발육부진 등이 유발되며, 대부분 컴퓨터 질환은 급성질환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악화된 이후에야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특히 컴퓨터 화면에서 반사되는 빛은 안구가 손상할 뿐만 아니라 전자파 방출과 함께 실내 복사열이 상승함으로써 실내의 산소 결핍을 가져오게 하며 대뇌신경을 과도히 자극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컴퓨터 증후군의 예방을 위해 몇 가지 주의할 점을 보면 다음과 같다.

눈과 피로감과 척추의 압박이 누적되지 않기 위해서 가능한 1시간 이상 컴퓨터 작업을 하지 않는다. 1시간 이상 작업 시에는 1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는 것을 비롯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눈의 시선을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빠르게 번갈아 쳐다보는 시각운동도 눈의 피로를 경감시킬 수 있다.

그리고 손목과 손가락, 팔꿈치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으며 책상과 의자는 자신의 신체에 맞게 조정하되 잘못된 자세나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눈과 컴퓨터와의 거리는 최소한 30~50cm 간격을 두어야 하고 컴퓨터 화면을 30도 가량 뒤로 젖히는 것이 좋다. 실내 환경은 화면보다 밝게 해야 하며 하루 2~3회 이상 실내공기를 환기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컴퓨터 기기와 주변을 청결케 하고 때로는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의 온·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실내공기 정화를 위해 환경친화적인 관엽식물이나 꽃나무 몇 그루를 갖다 놓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의학적인 증거는 확실치 않지만 인체에 해를 끼치는 전자파 노출을 막기 위해 전자파 차단장치를 부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주의할 점은 컴퓨터 질환은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되며, 정기적으로 건강진단과 함께 사전에 예방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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