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황제라고 부르는 빌 게이츠는 “다가올 10년의 변화는 지난 50년의 변화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우리사회는 사이버 출현으로 인간의 삶과 직업도 급격히 변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적 패러다임도 변모되었다. 많은 성인은 물론 청소년들이 `사이버 중독' 내지 `인터넷 중독'으로 신음하고 있다.

사이버(가상)와 인터넷은 같은 맥락으로 사용될 수 있는 용어로, 즉 사이버 중독(Cyber Addiction)이란 `정보이용자가 지나치게 컴퓨터에 접속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사회적, 정신적, 육체적 및 금전적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사이버 중독의 특징은 가상의 세계인 인터넷에 의존하다면, 그 공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설령 가족이나 주변의 도움으로 회복되었다고 해도 다시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사이버 중독은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게임과 성인오락물, 채팅, 주식, 영화 등에 접속하다가 점차적으로 깊은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몰입단계에 들어가면 시간에 대한 왜곡현상이 일어나고 나중에는 금단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종종 주변에서 사이버 중독된 성인들은 정상적인 생활에서 멀어지게 되고 청소년들은 가출하거나 엉뚱한 범죄조직에 가담하며 게임과 음란물에 빠져 엄청난 통신료가 지출되는 등 그 피해의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인터넷 중독이라는 용어가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정신과 의사인 이반 골드버그(Ivan Goldberg)박사가 사이버 중독의 진단기준을 고안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사이버 중독도 정신질환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에 알코올과 약물 중독과 다를 바 없으며, 중독자 스스로는 치료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에 의해 발견된다. 그러나 사이버 중독은 다른 중독과 달리 대체적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요법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도 치료될 수 있으며 예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독현상을 보면 인터넷 사용을 사용하면 할수록 시간에 대한 망각증상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잠시라도 키보드를 만질 수 없는 일이 발생하면 정신적으로 불안 초조, 강박관념이 일어나거나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인터넷 사용으로 여러 가지 장애를 갖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데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고 인터넷 사용을 절제하지 못한다.

필자가 강단에 서서 보면 오전강의 시간임에도 일부 학생들은 잠을 자거나 피곤함에 견디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 원인은 대부분 전날 밤 내내 컴퓨터 세계에 몰입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사이버 중독 증상으로는 우울증은 물론 만성적인 피로감, 수면결핍, 수업집중 곤란, 성적 저하, 업무능력 하락, 대인관계 기피현상, 취미활동의 둔화, 충동적인 반항이나 신경질, 이유 없는 참견과 불순종, 잦은 지각과 결석, 기억력 둔화, 책임감 결핍 등을 들 수 있다.

`청년의사 인터넷 치료센터'에서 밝힌 `인터넷 중독징후'에 의하면 가정의 사이버 상에서의 외도는 수면 패턴의 변화, 프라이버시의 요구, 집안일을 소홀히 한다, 거짓말의 증거, 성격변화, 섹스에 대한 흥미가 없어진다, 관계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인터넷 중독에 빠진 아이들의 징후로는 지나친 피로, 성적이 떨어진다, 취미 생활을 점차 하지 않는다, 가까운 친구와 멀어진다, 반항과 불복종이 나타난다. 직장인들의 징후로는 생산성 하락, 실수의 증가, 동료와의 관계가 줄어든다,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다가오면 놀란다, 작업 조건에 대한 참을성이 없어진다, 지나친 피로, 아프다는 핑계로 출근을 안 하거나 지각하거나 중간에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환기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이버 중독 정보센터'에서 권장하고 있는 예방과 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하루 중 컴퓨터를 켜고 끄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하고 꼭 지키도록 노력하라, 혼자만이 밀폐된 공간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피해라, 컴퓨터 업무 또는 공부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오락과 휴식의 도구로서 사용하지 말라, 신체 활동시간을 늘려라, 사이버 공간이 아닌 현실 공간에서의 대인관계를 늘려라, 대안활동을 찾아라 등이다. 그러나 인터넷 중독을 개인이 치료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상담실을 찾거나 정신과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림 성결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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